인생교훈 20가지 (부제: 대놓고 꼰대짓)

얼마전 딸 아이가 만 20세 생일을 맞았다. 작은거라도 뭐 하나 사주고 싶어서 선물 뭐 받고 싶냐고 물어봤는데 다소 의외의 답을 들었다. 스무살 생일을 맞이해서 자기에게 알려주고 싶은 life lesson (인생 교훈) 20가지를 적어달랜다.

‘허걱… 그냥 화장품 같은거 사주면 안되겠니…’

처음엔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또 챌린지에는 부응하는 성격이라 다음날 쯤 바로 착수했다. 그래 그동안 눈치보느라 못했던 말 다 쏟아 붓자. 어찌보면 대놓고 꼰대짓을 할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니 막 흐뭇했다 ㅎㅎㅎ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들을 마구 메모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읽었던 책들도 좀 뒤척이며 목록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20개를 채우기가 힘들것 같았지만 웬걸, 허용된 꼰대짓을 시작하니 봇물 터지듯 줄줄 나왔다. 나중에는 몇개를 잘라 내야 했다.

암튼 아래 20가지로 정리했다. 딸내미가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어쩔수 없이 내 짧은 영어로 적어줘야 했는데, 다소 어색한 영어 원문은 맨 아래 있고, 아래는 그걸 다시 한국어로 옮긴 이상한 번역체임을 미리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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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고 성취해라>

1. 결정과 행동 – 니 인생에서 뭘 할지 니가 결정하고 그걸 밀고갈 용기를 가져야 한다. 안그러면 다른 사람이 와서 너의 일과를 결정해 줄 것이다. 행복하려면 니 인생의 아젠다를 니가 가져가야 한다.

2.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걸어서 니가 원하는걸 말해라 – 스티브 잡스의 영상을 볼것

3. 리스크 테이킹 – 플랜 Z 가 있는한 리스크 테이킹을 두려워하지 마라. 새로운것도 뭔가 시작해 봐라. 실패해도 괜찮다. 아빠가 말하는 리스크 테이킹이란건 너의 일이나 커리어에서 뭔가 의미있는 시도인 것이지, 음주운전 같은거 말하는게 아니다

4. 시간 관리 – 누구나 24시간 밖에 없다. 낭비하는 시간을 어떻게 줄일 방법을 늘 찾아봐라. 학교나 직장에서 가까운데 살면 시간을 많이 절약할수 있다 (너 고등학교때 집에서 5분 걸어서 간것 처럼). 아빠는 한국 가면 사무실 5분 거리에 호텔을 잡는다. 아빠 고등학교 때는 밥먹을때나 학교에 걸어갈때마다 단어장에 적어 놓은 영어 단어 외우곤 했다. 시간을 내가 어떻게 쓰는지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낄 방법이 있고 뭔가 더 끼워 넣을 방법이 있기 마련이다.

5. 생산성 – 뭔가 일을 할때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라 (같은 작업을 더 빨리 끝내는 법). 한가지 일에 몰두하는 것도 방법일테고, 어떤 일이 프로세스되는 방법을 바꾸는 것도 방법일거다. 어느 장소에 있건 뭔가 비효율적인걸 발견한다면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6.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퍼블릭 스피킹) – 지금은 이게 왜 중요한지 잘 이해 못하겠지만, 니가 나이가 들면 너의 말로써 수백, 수천명을 움직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니 지금 연습해라

7. 하드웨어 말고 소프트웨어에 투자해라 – 돈이 있다면 새로운걸 배우거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데 투자해라 (즉, 소프트웨어). 운동, 여행, 책 같은 것들이 떠오르는 구나. 비싼 가방이나 보석류 같은거 (즉, 하드웨어) 사는데 돈 쓰지 마라. 그런데서 오는 만족감은 길어야 며칠 안간다.

8. 내가 하는 말을 소유하기(? 번역 안됨 ㅠㅠ) – 동료에게 뭔가 말할때 다른 사람의 권위에 의지해서 묻어가지 말고, 니가 진짜 믿는 걸 말해라. 즉, 우리 사장이 이러이러한거 해야 된대 라고 하지 말고, 니가 생각했을때 진짜 해야 하는 일을 말해라. 니 자신의 확신에 기반해서 말해라. 딴사람도 금방 눈치챈다

<인간 관계>

9. 가족을 사랑과 공경으로 대하기 – 사람이 바빠지면 가족에게 소홀하거나 당연시 여기기 쉽다. 니 가족은 너의 기초(foundation)이다. 이걸 빨리 깨달을수록 좋다

10. 친한 친구 – 속마음을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오랜 친한 친구는 정말 소중한 것이다. 아빠의 몇몇 베프는 몇십년째 베프인 것이다. 난 그 친구들이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줄걸 안다. 너두 지난 친구들과 계속 연락하며 지내라. 시간을 투자해라. 친한 친구 관계도 중요한 foundation 이다.

11. 너의 네트워크를 넓혀가라 – 혼자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인생에서 모든 좋은 기회는 너가 알고 지내는 누군가 타인에게서 오는 거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라.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관심을 보이고, 공감대를 형성해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팔로업이니 잊지 말고.

12. 니가 존경할 만한 사람들 가까이에 있어라 – 이건 너무 당연한거다. 이런 사람들 가까이만 있어도 넌 저절로 나은 사람이 된다. 반대로 매사에 부정적이고 불평만 많은 사람은 멀리해라

13. 다른 사람을 도와주기 – 친구가 도움을 요청하면 성심으로 도와주고 요청하지 않은 부분까지 도와줄 일이 없는지 알아봐라. 도와줄거면 확실히 해라. 떨떠름한 마음으로 도와주지 마라.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니.

14. 감사하다고 말로도 하고 글로도 써라 – 아빠가 투자한 수십명의 창업자 중에서 딱 한사람만 아빠에게 감사의 손편지를 써줬다 (어떻게 훌륭한 회사를 키워갈지에 대한 포부와 함께). 정말 특별한 느낌을 받았고 잊지 못할 것이다. 더 도와주고, 지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런게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이란다.

<네 자신을 돌보기>

15. 규칙적인 운동을 해라 – 처음에는 힘들다는거 안다. 하지만 한번 습관을 붙이면 몸이 알아서 운동을 하고 싶게 만든다. 처음에는 그냥 아무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해봐라. 3-6개월 후에는 몸에 붙을 거다. 규칙적인 운동에서 오는 ROI는 정말 무지무지 크다.

16. 잘 먹어라 – 탄수화물을 되도록 적게 먹어라. 좋은 음식을 먹는게 건강과 피트니스에 영향을 주는건 다 알지만, 너의 두뇌에도 큰 영향이 있다는걸 알아라. 좋은 음식을 사는데는 돈 아끼지 마라.

17. 걱정 근심 – 아빠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일어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일에 대해서 걱정을 하며 산다. 이런 걱정거리가 널 괴롭힌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를 한번 글로 적어보고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적어봐라 (예를 들어, 지원한 대학에 모두 떨어지면 community 칼리지에 입학해서 2년후 transfer 하겠다 등). 막상 그렇게 적어 놓고 나면 그런 시나리오에도 별 탈 없을 것임을 알게 된다

18. 화 – 어떤 사람이나 일에 대해 굉장히 화가 날때, 바로 응대하지 마라. 보나마나 나중에 후회할 말을 할거거든. 그렇다고 그 문제를 완전히 회피하라는 것도 아니다. 큰 숨을 쉬고 일단 진정하고, 가능하면 하루밤 자고나서 무슨 말을 하든 행동을 하든 해라.

19. 멀티 태스킹 – 하지 마라. 인간의 두뇌는 멀티태스킹에 적합하지 않다. 음악 들으면서 공부할수 있을것 같지만 사실 우리 두뇌는 음악 듣는것과 공부하는 것 두가지 사이에서 짧은 시간 동안 계속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작업 변경마다 두뇌에는 switching cost 가 있어서 한가지에 깊게 몰두하기 힘들다. 인류 역사상 위대한 업적중 멀티태스킹에서 나온건 없다.

20. 지적 솔직함 – 간단하다. 모르는건 모른다고 말해라. 그래야 다른 사람이 널 가르쳐 준다. 이게 뭔가 배울수 있는 유일한 방법 아니겠니. 모르는거 가르쳐 달라고 할때 싫어하는 사람 못봤다. 오히려 널 더 좋아하게 된다. 가장 나쁜건, 모르는걸 아는척 해서 배울 기회를 놓치는 거다. 모르는걸 인정하는데 있어서 부끄러움을 느낄 필요 없다.

<Grow and Achieve>
1. Decision and action — you should decide what you want to do and have courage to pursue it. Otherwise, others will come in and determine how you spend your days. To be happy, you should set your own agenda for your life.

2. Pick up the phone and ask for what you want — watch Steve Jobs

3. Take risks — as long as you have a Plan Z, don’t be afraid to take some risks. Start something new. It’s okay to fail. By taking risks, I mean something meaningful for your work and career, not something like drinking and driving.

4. Time Management — we all have only 24 hours a day. Always look for opportunities to reduce wasted time. Living close to your work is a huge time saver (e.g. you were able to walk to SHS). I pick the hotel in Korea 5 min walk from my office. I worked on my flash cards (English vocab) while eating lunch and walking to school when I was in high school. If you look closely enough, there is always a way to find more time to do stuff.

5. Productivity — look for ways to get things done more efficiently (I mean get it done faster). It could mean greater focus on the task (no distraction) or change the way things are processed. If you find some inefficiency at any place, perhaps there is something you can do about it.

6. Work on public speaking — you may not find public speaking skills so important now, but as you get older, you will have opportunities where your words could move hundreds of thousands of people.

7. Invest in software, not hardware — spend money and time in exploring new things and learning new skills (i.e. software). Things like sports, travels, books come into mind. Don’t spend much on stuff like expensive bags or jewelry. Satisfaction you may get from those things lasts only days or weeks.

8. Leadership by owning your words — when you tell things to others (especially colleagues), you should own your words. In other words, resist the temptation to piggyback on other people’s authority (e.g. our CEO says xyz, so you better do this). What you say to others must be what you believe in. Say it with your own conviction. People can tell.

<Relationship>

9. Treat your family with love and respect – when things get busy it is easy to take the most important people in your life for granted. Your family is your foundation. The sooner you realize it, the better.

10. Close friends — there is nothing like old friends with whom I can share almost anything. I have known some of my best friends for decades. They have been and always will be on my side. Keep in touch with your old friends. Invest time in them. Close friends are another important layer of your foundation.

11. Build your network broadly — No one makes it alone. All the good opportunities in life come from others you got to know somehow. Meet new people. Say hi, show interest, be empathetic. Most importantly, don’t forget to follow up.

12. Surround yourself with people you admire — this is a no brainer. This is how you improve yourself almost automatically by just being there. Conversely, stay away from negative folks who keep complaining about anything and everything in life.

13. Help others — when your friend needs your help, help sincerely and offer to go extra miles. Make it count. Don’t do it half-heartedly, it helps no one.

14. Say thank you verbally and in writing — Out of dozens of entrepreneurs I backed, only one person gave me a hand-written letter with gratitude (he also talked about how he is determined to build a great company). It was special and a pleasant surprise. I will never forget. Now I support him with even stronger conviction. This is how you win someone’s heart.

<Taking care of yourself>

15. Exercise regularly — I know it can be challenging initially, but trust me — once it becomes a habit, you body will want to exercise. Just do it without thinking about it much. It takes 3-6 months until it totally becomes part of you. ROI (return on investment) on this one is just enormous.

16. Eat well — I suggest low carbs (less rice, bread, pasta). Eating well is of course important for your physical health and fitness. What most people don’t realize is that your diet has a big impact on how your brain functions. Spend money on quality foods. It’s worth it.

17. Anxiety — including myself, people worry too much about the things that aren’t likely to happen (but might happen). If certain thoughts keep bothering you, write down the worst-case scenario and how you will cope with it (e.g. If I get rejected by all the colleges I apply to, then I will register myself at DeAnza and will transfer 2 years later). In most cases, you’ll find that you will be just fine even in that scenario.

18. Anger — when you find something or someone that really upsets you, do not confront the person or the situation right away. You will say things that you will regret later. Do not completely ignore or avoid it either. Take a deep breadth, calm down, and maybe sleep on it before you take actions or say certain words.

19. Multi-tasking — don’t do it. Human brains are not designed for it. You may think you can study while listening to music, but in fact, your brain constantly switch between the two tasks and your brain cannot focus on one thing deeply because there is something called ‘switching cost.’ No great invention/achievement in human history came from multi-tasking.

20. Intellectual honesty — this one is simple. When you don’t know, say you don’t know and ask people to teach you. It’s the only way to learn. People will actually like you more when you ask them to teach you. The worst thing is to pretend to know out of insecurity and you lose your chance to learn forever. There is no shame in admitting that you don’t know when you don’t 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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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미팅때 챙길 것들

초기 창업자로서 투자자를 만나러 가는 것은 익숙치 않은 일일 가능성이 높고, 다소 긴장되는 일이기도 하다. 긴장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준비를 하나라도 더 철저히 하면 그만큼 마음이 놓일 수 있고 미팅을 효율적으로 하는데 도움이 된다. 투자자와의 미팅은 그 포맷도 다양해서 투자사의 임원포함 10명 정도가 모두 참석하는 딱딱한 미팅도 있는가 하면, 그냥 한명과 캐주얼하게 까페에서 보는 경우도 흔하다. 창업자로서는 포맷이나 환경이 어떠하건간에 잘 준비를 해서 모든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 나쁠게 없다. 아래 리스트는 그렇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투자자 입장에서 작성한 것이다.

[자료 준비 관련]

  1. 기본 소개자료 – 만약 1시간 미팅이라면 약 20-30분 정도 걸리는 발표자료 길이가 적당하다고 본다. 만나면 서로 인사도 해야하고, 많은 질문이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본자료는 들고가는 컴퓨터에도 넣어 놓고 만일을 대비해 USB에도 하나 담아둔다 (다른이의 컴퓨터를 써서 발표해야 하는 경우를 대비)
  2. 백업 자료 – 기본 소개자료에 담지는 않았지만, 뭔가 구체적인 수치나 지표, 영상 자료 등이 있다면 이들도 컴퓨터에 잘 넣어둔다. 이런 것들에 대해 질문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즉시 백업 자료를  이용해서 응대하면 좋다
  3. 데모 – 미팅 장소에서 뭔가 데모를 보여줄 수 있다면 이것도 준비해 간다. 스마트폰 앱이라면 컴퓨터에 연결해 미러링으로 보여주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하드웨어라면 사전에 여러번 동작 테스트를 하고, 전원 케이블 등도 잘 챙긴다

[참석하는 사람 관련]

  1. 특별한 요청이 있지 않는한, 대표자 1명 혹은 공동창업자 포함 2명 정도가 가는 것이 좋다 (관련 블로그 참조 — 투자자 미팅에 몇명을 데리고 갈 것인가?)
  2. 두명이 가더라도 대표자가 전체 발표의 80-90%를 소화하고 다른 1명은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이 좋다. 두명이 경쟁적으로 발언기회를 얻으려하기 시작하면 듣는 쪽에서는 상당히 혼란스러워 역효과가 난다
  3. 상대방 투자자와 그 회사에 대해 인터넷을 뒤져 기본적인 조사를 해 두는 것도 추천

[복장 관련]

  1. 평상복이면 충분하다. 가끔 넥타이에 완전 정장을 하고 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좋은 인상을 남기시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고 본다. 예를 들어 남자의 경우 셔츠에 청바지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2. 단, 다소 지나친(?) 캐주얼도 추천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날씨가 더워도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은 피하는게 낫다

[교통 및 시간 관련]

  1. 대중 교통 – 목적지의 주차장이 확실치 않다면 직접 운전해 가는 것 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낫다. 복잡한 도심에 주차를 어디에 해야할지 몰라 헤매다가 약속 시간 늦는 경우를 종종 봤다.
  2. 시작 시간 – 약속장소가 투자사의 사무실일 경우 약속 시간 보다 5분~10분 전에 도착하는 것을 타겟으로 하는게 좋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담당자에게 전화하면 이전 미팅 일정등으로 난감할 수도 있으니, 5분쯤 전에 도착해서 숨고르기 하며 잠깐 기다렸다가 시간에 맞춰 담당자에게 연락하는 것을 추천한다
  3. 마침 시간 – 1시간 미팅 스케줄이 잡혀 있더라도, 이야기를 하다보면 길어질 수 있으니 (특히 투자자가 깊은 관심을 보일때) 적어도 2시간 정도는 비워두는 것이 현명하다

[가지고 갈 물건들]

  1. 노트북 컴퓨터 – 충전을 100% 해둘것 (배터리 떨어져 가는 노트북을 보면 피칭을 듣는 사람도 마음이 불안해짐). 컴퓨터상 모든 알람을 꺼 둘것 (슬랙, 카톡, 캘린더 등)
  2. HDMI 어댑터 – 컴퓨터가 자체 HDMI 포트가 없다면, 어댑터를 꼭 휴대
  3. 발표자료 하드 카피 – 가끔 프로젝터가 고장 났다든지, 컴퓨터가 맛이 갔다든지 하는 일들이 있는데, 이도 저도 안되면 프린트물로 발표해도 된다. 종이는 절대 실패하는 일이 없다. 장소가 협소한 까페 등에서도 프린트물은 아주 훌륭한 전달 매체다
  4. 명함 – 아직 한국 문화에서는 종이 명함 교환이 일반적이라 혼자 뻘줌함을 방지하기 위해선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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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에 대하여

2008년 췌장암으로 인해 죽음을 목전에 둔 랜디 포쉬 교수님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과학)이 저술한  [마지막 강의]라는 책을 기억하는 분이 꽤 많을 것이다. 이 책에 스트레스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교수님이 오래전에 사귀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녀는 수백만원 가량의 빚이 있었고 이것 때문에 아주 괴로와 하고 있었다. 그녀는 스트레스 대처법의 일환으로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명상과 요가 수업을  다녔고 어느 정도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당연히 빚은 줄지 않았고 그녀는 계속 요가 수업만 다녔는데, 이를 보다 못한 포쉬 교수님은 어느날 그녀를 앉혀두고 요가 다닐 시간에 파트타임 알바를 뛰면 5개월안에 빚을 다 갚을 수 있다는 계획표를 짜줬다.  그녀는 깜짝 놀라며 이를 그대로 실행해서 식당 알바로 수개월만에 빚을 갚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났다는 해피엔딩 이야기다.

상당히 공대형(?)스러운 스트레스 대처법이 아닌가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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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직장생활을 한 11년 정도 했는데, 돌이켜 보면 직장생활에서 받았던 스트레스 중 가장 컸던 것은 주로 frustration 이였다.  사전에는 이 단어가 ‘불만’ 혹은 ‘좌절’ 같은 단어로 번역이 되는데 frustration의 정확한 뉘앙스와는 좀 다른것 같다 — 뭔가 내가 생각한 방향과 윗선의 의견이 다르면 거기서 오는 갈등이나 답답함이 내 frustration 이였다. 내 성격상 상사와 직접적인 다툼이나 마찰은 많이 없었을지 몰라도, 이미 눈치로 어긋난 방향을 감지했을때 속마음은 괴로웠다. 그 외에도 내가 승진이 안되었을때 느낀 좌절감도 컸고, 투자나 펀딩으로 좋은 성과를 냈음에도 아무런 칭찬이나 인정해주는 것 없이 지나갔을때도 꽤 섭섭했다. 일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은 기억은 별로 없는데, 오히려 한가할때면 이렇게 한가해도 되는지, 이러다가 뒤쳐지는건 아닌지 걱정하는 마음에 두렵기도 했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인지, 한가한 때 테크니들 같은 걸 만들어서 괜히 일을 벌이기도 했다.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는 스트레스의 종류가 바뀌었다. 이제는 frustration 보다는 모든게 걱정(anxiety) 이다. 작은 규모의 사업이라도 뭔가 시작하면 오만가지 결정해야 할일이 많다. 나의 경우 투자 방향이나 전략을 짜는 것, 개별 투자건을 결정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건 물론이고, 사람을 뽑는것, HR 정책을 만드는것, 사무실 구하는 것 등등 하루에도 결정할 일들이 넘쳐난다. 잘못된 결정을 할까봐 늘 걱정이 드는게 사실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잘못된 판단이라는게 나타나면 마음이 너무 아플걸 알기 때문이다.

결정에 대한 걱정뿐만 아니라 이외에도 걱정거리는 늘 넘친다. 내가 잘하고 있는걸까? 나때문에 회사가 크지 못하는건 아닌가? 우리가 투자한 회사들 잘 하고 있는걸까? 내가 모르는 사이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건 아닌가? 전통적인 투자 모델이 앞으로도 계속 잘 될까?  다음에 펀드레이징은 어떻게 할건가? 등등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은 끝도 없다. 어느정도야 건설적인 고민이 될 수 있겠지만, 꿈에서 이런 주제로 잠꼬대를 하다가 새벽에 벌떡 잠에서 깰 정도면 별로 정신 건강에 안 좋은것 같다.

나에게 무슨 기발한 스트레스 대처법이라도 있는지 궁금해서 이 글을 클릭했으면 이쯤에서 실망하셔야 한다. 난 딱히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하는 행동이 없다. 종종 운동도 하고 친구와 맛있는거 먹으며 수다도 떨지만, 그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이라기 보다 그냥 그자체가 즐거워서 하는거에 가깝다.

일에 대한 걱정거리로 스트레스가 몰려오면… 그냥 일을 더한다. 작고하신 랜디 포쉬 교수님의 교훈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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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

“창업자가 되고 사업체의 대표가 되는 데 충분한 준비 같은 건 없어요. 아무리 준비를 해도 예상치 못한 일이 닥치고, 어려운 일 투성이일 텐데요. 결국 그 모든 걸 무릅쓸 만큼 충분히 큰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가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넘어서야 할 어려움의 크기보다 ‘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가 더 커야만 그 괴로움을 뚫고 나갈 동력이 생기는 거니까요.”

오늘 단숨에 읽은 제현주 대표님의 [일하는 마음] 이라는 책에서 (허락도 없이) 발췌한 내용이다. 창업을 앞두고 본인이 과연 준비된 사람인지 아닌지 조언을 구하러 온 후배에게 저자인 제현주 대표님이 해 준 말이다.  깊이 공감했다. 나에게도 비슷한 질문 해오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이제 이 말을 해주면 되니까 뭔가 정답 하나 득템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게다가 ‘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 라니 인용하기에도 얼마나 멋진 말인가.

창업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내적 동기(motivation)일 것이다. 왜 창업이 하고 싶은가의 문제다. 모든 사람들이 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창업을 하니 저마다의 동기가 있겠지만 주변에 많이 보이는 이유들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 보면 이런것들이 있다.

  1. 돈을 벌고 싶다
  2. 시장의 문제를 풀고 싶다
  3. 시장에 딱히 문제가 있는건 아니지만 큰 시장 기회라서 해보고 싶다
  4. 멋진 제품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 (잡스 옹)
  5. 마음 맞는 사람과 뭔가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
  6. 내가 이런거 해낼 수 있다는걸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
  7. 남이 시키는 일 보다 내 일을 하고 싶다
  8. 내가 가진 기술이나 재능을 이대로 썩히기에는 아까워 사업화 해야 한다
  9. 사업을 통해 타인을 도와주고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
  10. 인류를 화성에 안착시키고 싶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ㅎㅎ)

난 꼭 모든 사람이 사회 공헌이나 시장 문제 해결 같은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창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순히 돈을 벌고 싶어서 창업하는 것도 괜찮다 (특히 자영업 성격의 창업이라면).  이런 저런 동기로 창업을 머릿속에서 꿈꾸는 사람은 참 많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소수일텐데, 아마 예상할수 있는 ‘어려움의 크기’가 커서 엄두를 못내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거다. 현재 직장이 있는 사람이면 당장 수입원이 끊기는 경제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창업에 수반되는 온갖 어려움과 고통을 다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일반화는 어렵지만 아마 창업을 하면서 받는 고통, 책임감, 압박감, 스트레스는 일반적인 직장생활의 몇배는 되지 않을까?

개인적인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나도 빅베이슨을 시작할때 첫 펀드 자금을 모으느라 받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한게 아니었다.  이미 다니던 회사를 뛰쳐 나왔기 때문에 만약 펀드가 조성되지 않으면 난 직업이 없는 사람이 된다는 부담이 가장 컸던 것 같다.  겉으론 태연한척 했지만 마음속으론 절박했다. 여러 지인분들이 그냥 믿어주고 밀어주신 덕에 결국 35명의 국내외 투자자들에게서 승낙을 받아 약 150억 정도를 모았는데, 거절당한 사람 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아마 100명 정도의 잠재적 투자자들을 만나고 설득하러 다닌 셈이다. 기간은 꼬박 1년 반 정도가 걸렸고 이 과정에서 개인적인 전투력은 향상되었지만, 그런걸 바라고 창업한건 아니였다. 우여곡절 끝에 막상 클로징 한 날은 에너지가 다 고갈된 상태여서 기쁜 마음 조차 들지 않았다. 그렇게 고통스런 과정을 거쳐야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아예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의 경우에도 그러했듯, 창업에 수반되는 ‘어려움의 크기’는 미리 가늠하기가 참 쉽지 않다. 막연히 험난한 길이려니 예상은 해도 무슨 종류의 일이 언제 어떻게 터질지는 미지수다. ‘산넘어 산’이라는 말처럼 하나 해결하면 바로 다음 과제가 있다. 어려운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어려움의 크기’를 알기 어려운 이상 우리는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에 더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위의 책에서 말한 것 처럼 뭔가 이루고 싶은 마음의 크기가 여러 난관을 뚫게 해주는 동력일테니, 창업을 앞둔 사람은 시간을 두고 차분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이걸 얼마나 하고 싶은지, 단단히 각오는 되어있는지 정말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도 중요하고, 여기서 그 밑바탕이 되는 동기나 이유도 중요해 진다. 예를 들어,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하는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을 위한 창업이라면 멀리 못가서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본인이 창업을 시작한 동기가 무엇이든간에 잘 기억하고 있다가 힘들고 괴로울 때 얼른 떠올릴 수 있으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그 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를 아주 크게 오랜 기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회사 성장에 따라 점점 커지는 ‘어려움의 크기’를 극복해 갈 수 있다. 옛 어른들은 이런걸 두고 ‘초심을 잃지 마라’ 라고 가르쳤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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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와 초 집중

얼마전 빌 게이츠가 명상에 관한 책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그 책의 도움을 받아 명상에 입문했고 삶이 더 윤택해졌다는 내용인데, 나에게 인상 깊게 꽂힌 대목은 명상에 관한게 아니라 그가 젊은 시절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어떻게 일했는지에 관한 몇몇 대목이였다.

I stopped listening to music and watching TV in my 20s. (20대때 음악듣는 것과 TV 보는 것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I was monomaniacally focused. (광적으로 한가지에 집중했습니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시절 인 20대때 TV도 안보고 심지어 음악도 듣지 않으며 한가지 일에 몰두했다고 회고한다. 요즘엔 TV를 거의 안보는 사람이 나를 포함해 주변에 많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넷플릭스, 유투브, 페이스북 같은 오락거리가 있기 때문인거고, 1980년대에 TV를 보지 않는다는 것은 아마 지금으로 치면 인터넷 없이 살겠다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아무튼 20대 청년의 빌 게이츠는 TV 시청이나 음악 감상이 소프트웨어를 생각하는 일에 distraction (주의를 분산시키는 일)이라고 단정짓고 5년간 자신의 삶에서 잘라내었다 (이와는 달리,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만드는 동안에도 밥 딜런과 비틀즈의 음악에 심취해 있었다. 그래서 애플의 제품들이 마이크로소프트 보다는 좀 더 감성적인지도 모르겠다 ㅎㅎ)

사실 이뿐만이 아니다. 빌 게이츠는 인터뷰등에 나와서 젊은 시절을 회고하며 이런 말도 여러번 했다.

“I was quite fanatical about work. I worked weekends. I didn’t really believe in vacations”
(저는 일에 대해서 광적으로 매달렸습니다. 주말에도 일했죠. 휴가라는걸 모르고 살았습니다)

휴가 제도라는게 왜 있는지 모르겠다는 뉘앙스의 말인데, 본인이 휴가를 안간거는 물론이고 아마 직원들이 휴가가는 것도 엄청 눈총을 줬을것 같다. 직원들이 휴가 쓰는데 눈치주는게 바람직한 경영자의 모습은 아니겠지만, 빌 게이츠가 이렇게 광적으로 몰두한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초기 성장에 원동력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거다.*

얼마전 일론 머스크도 세상을 바꿀 만한 일을 하려면 주당 80시간은 쏟아야 하고, 필요하다면 때때로 100시간도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트윗을 한적이 있다. 52시간이 법으로 정해진 나라에서 이런 발언은 논란의 소지가 많겠지만, 그래도 뭔가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창업가는 일반 노동자와는 달라야 할테다.

집중해서 오래 일한다고 다 성공하는건 아니지만, 근무시간에만 일하고 주말과 개인시간을 다 즐기면서 성공한 창업가는 없다. 적어도 내가 아는 사람중에는 없다. 하다못해 대학교에서 A+를 받기 위해서도 수업시간 이외에 남다른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사업 성공은 과목에서 A+ 받는거 보다 100배는 어렵다.

빌 게이츠가 위에서 말한것 처럼 한가지 일 (그의 경우에는 소프트웨어)에 푹 빠져서 몰입한 상태를 평생 지속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울것 같다. 하지만 개인의 커리어에서 한두번쯤 그런 기간을 몇년이라도 가져보는 경험은 아주 소중하지 않을까? 또, 큰 뜻을 품고 시작한 창업가라면 당연히 그렇게 할 각오와 실천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남의 시선 따위에는 신경 안쓰고 밥만먹고 한가지만 생각하는 사람, 심지어 밥먹으면서도 그 생각만 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존경심이 든다. 그렇게 몰입한 가운데서 혁신이 나오고 예술도 탄생하는 것 같다. 이 글 읽는 분 중에 그런 창업자 계시면 잠깐 쉬실때 저에게 연락 주시면 좋겠다. 투자를 떠나서 꼭 만나보고 싶다. 배우고 싶고 영감을 얻고 싶다.

*사족: 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에 비해 빌 게이츠는 좀 온화한 범생이 스타일 창업자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은 듯 하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초창기 일화들을 읽어보면 빌 게이츠는 절대 얌전한 성품의 사람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도 굉장히 intense 했다고 말하고, 쉴새없이 회사 사람들을 몰아부쳤다. 예를 들어 직원들의 차 번호판을 다 외우고 있었고, 창 밖 주차장을 내다보며 누가 언제 출퇴근 하는지 다 체크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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