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살생의 추억

고백하건대 난 직접 박쥐를 몇 마리 잡아 본 사람이다. 그것도 집에서 테니스 라켓으로. 아마 내 주위에 박쥐를 잡아본 사람은 나 말고 거의 없을 것 같다.

때는 2006년이니 거의 14년 전이다. 그해 여름에 직장을 그만두고 MBA 공부를 하러 필라델피아로 이사를 갔고, 새로 이사간 집에서 벌어진 일이다. 당시 우리 아이들이 만 6세, 4세였고, 학군을 고려해 필라델피아 외곽의 조용한 동네에 아담한 집을 월세로 얻었다. 지하에는 창고나 서재로 쓸만한 공간이 있었고, 1층에는 부엌과 거실, 2층에는 방이 2개 있었다. 2층의 방 한켠에는 다락으로 통하는 작은 문이 있었는데, 관심 없어서 처음엔 열어보지도 않았던 것 같다.

이사한지 며칠 안되어 딸아이가 신기한 걸 봤다는 투로 자랑을 한다. 다락안에 박쥐가 거꾸로 매달려 있는걸 봤다는 거다. 너무 귀여워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니가 동화책을 많이 봤구나 ㅎㅎ. 혹시나 해서 다락문을 열고 안을 쓱 쳐다 봤는데 내 눈엔 별게 안 보여서 얼른 닫았다. 캄캄했던 다락 안은 왠지 캐캐묵은 먼지도 많고 더러울 것 같아 들어가 보기도 싫었고, 딸내미에게도 들어가거나 문 열어보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그리고 며칠 더 지나서였다. 밤늦은 시각이였는데 난 지하실에서 책상과 책꽂이 등을 셋업하며 이사짐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와이프가 날 찾는 소리가 들렸다.

“이리 좀 빨리 올라와 봐”

무슨 일이 있나 싶어 냉큼 1층으로 올라갔더니 와이프가 다소 당황한 목소리로 천장을 가리키며 묻는다.

“저게 뭐야…”

정체 불명의 검은 새가 거실 천장을 큰 원을 그리며 날고 있었다. 위잉위잉, 퍼덕퍼덕.

나도 너무 황당해서 처음 몇초는 멍하니 쳐다만 봤다. 그건 박쥐였다.

‘얼마전 딸아이가 말하던게 진짜였구나 ㅠㅠ’

괴기영화도 아니고 현실세계에서, 그것도 내가 사는 집에서 박쥐를 맞닥뜨리다니… 이 사태를 어떻게 해야하나. 현관문을 열어 바깥으로 내보낼까? 현재진행형 사건이므로 뭔가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어쩔줄 몰라 어버버 하고 있던 차에 박쥐가 2층으로 날아 올라갔다.

‘2층에는 아이들이 자고 있는데! 방문도 열려 있을텐데!’

나도 허겁지겁 따라 올라가보니 박쥐는 이미 아들내미가 자고 있는 방에서 휘휘 날고 있었다. 비상사태다. 이때부턴 정신이 번쩍 들었다. 보호 본능인지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고 눈에 확 불이 켜지며 초 집중 상태가 되었다.

“빨리 아이 안고 내려가!”

와이프에게 꽥 소리를 질렀고, 일단 둘을 1층으로 대피시켰다. 그리고 박쥐가 방에서 나가지 못하게 안에서 방문을 닫았다.

그래, 너랑 나랑 여기서 한판 하는거다.

마침 방에 뒹굴던 테니스 라켓이 보이길래 얼른 손에 쥐었다. 비장한 기운이 감돌았다. 출구를 찾아 약간 낮게 날던 박쥐를 향해 강한 스매쉬를 날렸다.

“이야~~~압!!!!!!!!!!”

오밤중에 엄청난 기합 소리와 함께 라켓을 휘둘렀다. 의식적으로 낸 소리가 아니라 그냥 터져 나온거다. 박쥐 잡는데 기합소리가 왜 필요하겠나? 신기하게도 단 한번의 스트로크로 박쥐를 떨어뜨렸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난 테니스도 잘 못치고 운동신경이 대체로 별로인데. 테니스는 못쳐도, 아버지는 강하다 뭐 그런건가.

암튼 제대로 일격을 당한 박쥐는 죽었는지 기절했는지 방바닥에 뻗었다. 박쥐 vs 윤필구의 1:1 맞장 대결은 이렇게 싱겁게(?) 일단락 되었다. 날아다니던 박쥐는 꽤 커보였는데, 날개가 접힌 박쥐는 손바닥 크기의 반 정도 밖에 안될 정도로 정말 작았다. 이걸 잘 못 만졌다가는 큰 일 날 것 같아서 일단 상자로 그 위를 덮어서 가두고, 내일 집 주인을 불러서 보여주기로 했다.

+++

정신을 가다듬고 인터넷도 찾아보고 주변에도 물어보니, 박쥐는 떼지어 살기 때문에 한마리가 아닐거라고들 했다. 분명 집 한구석 어디선가 단체로 서식하고 있고, 밤이 되면 먹이를 찾아 밖으로 나갈거라는 거다. 확인해 보려면 저녁 해질 무렵 쯤 집 밖에 나와서 몇마리나 나가는지 관찰해 보라고 누가 귀띰해 줬다.

다음날 저녁 어스름 무렵 집 밖으로 나와서 지켜 봤더니, 과연…!

다락과 연결된 작은 환기구 같은 틈새로 뭔가 납작한 검은 물체가 쉬익~ 빠져 나온다. 2-3초 지나니 바로 또 쉬익, 쉬익~! 한번 나오기 시작하니 쉴새 없이 나온다. 마치 우주선에서 작은 전투기가 연속으로 출격하는 모양새다. 한 50마리 정도 세다가 포기했다. 재미있는건 옆집에서도 나오고 있었다. 저 집 주인은 저걸 알고 있으려나.

집주인이 불러준 pest control (해충 방제) 사람들이 집으로 왔는데, 이들이 해준 일이라곤 박쥐가 나가는 출구에 일종의 one-way exit 장치를 단 것 뿐이였다. 집 밖으로 나가기만 할 수 있고 다시 들어오지는 못하게 막는 장치인데, 저녁에 집 밖을 나간 박쥐가 다시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셈이였다. 내 기분 같아서는 화염방사기를 들고 다락에 가서 박쥐를 다 불살랐으면 좋겠는데, 박쥐를 마구 죽이는건 불법이라고 죽일 수는 없댄다 (생태계 보호).

젠장.

그 장치를 설치한 날 밤이 최악이였다. 제대로 설치가 안 되었는지 다락에 있던 박쥐들이 아예 밖으로 나가질 못한 것이다. 다락에 갇힌 박쥐떼가 끼익 끼익 온갖 요란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는데 그 공포스런 굉음은 아래층 까지 들렸고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다락문은 철저히 봉쇄했지만, 행여 떼지어 나오기라도 한다면 바로 괴기영화 찍는거다.

가족들은 1층으로 대피해 있었어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이놈들이 날개를 접으면 몸체가 워낙 얇고 작기 때문에 어디 틈만 있으면 집안으로 침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호텔로 피신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시간도 자정 근처여서 그 시간에 아이들 들쳐업고 어디 가기도 좀 애매했다. 그냥 내가 테니스 라켓을 들고 TV를 보며 밤을 새기로 했다.

그날 밤에 결국 박쥐가 2마리 정도 더 집안에 출몰했다. 한마리는 잡았고 한마리는 문밖으로 내보냈다. 첫 대결에서 처럼 단칼에 잡지는 못했지만 몇 번 보니 나름 차분하게 대처하게 되었다. 당연하겠지만 가까이서 보면 눈코입이 다 보이는데, 정신건강을 위해서 안보는게 나을뻔했다.

결국 그 집에서는 3주도 못 살고 이사를 나왔다. 엄청난 임무를 수행한 테니스 라켓은 어쩔수 없이 쓰레기통으로 직행.  잠도 잘 못 잔 상태에서 1달안에 이사를 두번 하려니 엄청 피곤했고 내 MBA 생활은 이렇게 시작부터 아주 드라마틱 했다 ㅎㅎ. 그래도 새로 이사간 아파트에서 2년동안 다른 여러 학우들과 아주 친하게 자주 어울릴 수 있어서 돌이켜 보면 잘 된 일 같기도 하다.

박쥐는 여러 병을 옮길 수 있는 아주 위험한 동물이다. 내 인생에서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 배트맨 영화도 안 본다 난.

벤처 허생전, Circa 2019

허생은 성수동에 살았다. 곧장 중량천 밑에 닿으면, 뚝섬역을 지나 헤이그라운드 건물이 서 있고, 서울숲을 향하여 허름한 오피스텔이 있었는데, 주변 공장의 소음과 먼지를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생은 테크크런치 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남의 회사 외주 개발 일을 받아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 처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창업을 하지 않으니, 테크크런치는 읽어 무엇 합니까?”

허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BM(역자주: 비지니스 모델)을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외주 개발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외주 개발 일은 본래 배우지 않았는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온라인 쇼핑몰은 못 하시나요?”

“쇼핑몰은 밑천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BM만 파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외주일도 못한다, 쇼핑몰도 못 한다면, 유튜브라도 못하시나요?”

허생은 맥북을 닫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BM 공부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일걸…”

하고 획 문 밖으로 나가 버렸다.

허생은 성수동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테헤란로로 나가서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물었다.

“누가 강남에서 제일 부자요?”

손씨(孫氏)를 말해 주는 이가 있어서, 허생이 곧 손씨의 사무실을 찾아갔다. 허생은 손씨를 대하여 길게 읍하고 말했다.

“내가 집이 가난해서 무얼 좀 해 보려고 하니, Series A로 100억을 투자해 주시기 바랍니다.”

손씨는

“그러시오.”

하고 당장 100억을 카뱅으로 송금했다. 허생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손씨 회사의 심사역들이 허생을 보니 거지였다. 유행 지난 롱패딩에서는 튿어진 구멍사이로 깃털들이 너덜너덜하고,  액정 깨진 아이폰 5를 쓰고 있었으며, 코에서는 맑은 콧물이 흘렀다.  허생이 나가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하루 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IR도 없이 100억을 그냥 쏘고, 사업자 등록증도 안 챙기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손씨가 말하는 것이었다.

“이건 너희들이 알 바 아니다. 대체로 펀딩을 받으러 오는 사람은 으레 자기 비전을 대단히 선전하고, 레퍼런스를 자랑하면서도 비굴한 빛이 얼굴에 나타나고, 말을 중언부언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 객은 행색은 허술하지만, 피칭이 간단하고, 눈을 오만하게 뜨며,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엑시트 없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매,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투자 안하면 모르되, 이왕 100억 주는 바에 사업자 등록증은 받아서 무엇을 하겠느냐?”

허생은 100억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판교로 내려갔다. 판교는 서울과 경기도 창업자들이 마주치는 곳이요, 테크의 길목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프론트엔드 개발자, 백엔드 개발자, 풀스택 개발자며, 디자이너 및 QA 엔지니어를 모두 두배의 연봉으로 불러들였다. 허생이 판교 인력을 몽땅 쓸었기 때문에 온 나라가 모바일 앱 버그를 못 잡는 형편에 이르렀다. 얼마 안 가서, 허생에게 엔지니어를 내주었던 카카오 같은 회사들이 도리어 열배의 값을 주고 그들을 재고용 하게 되었다. 허생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100억으로 온갖 인력의 값을 좌우했으니, 우리 나라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

허생은 늙은 타다 운전사를 만나 말을 물었다.

“바다 밖에 혹시 스타트업 할 만한 동네가 없던가?”

“있습지요. 언젠가 비행기를 타고 동쪽으로 10시간을 날아가서 가주(加州, 캘리포니아) 라는 동네에 닿았습지요. 아마 오레곤과 멕시코의 중간쯤 될겁니다. 야자나무와 레드우드가 제멋대로 무성하고, 파타고니아 조끼를 입은 VC들이 떼지어 놀며, 팀 쿡을 길거리에서 봐도 사람들이 놀라지 않습니다.”

그는 대단히 기뻐하며,

“자네가 만약 나를 그 곳에 데려다 준다면 함께 부귀를 누릴 걸세.”

라고 말하니, 운전사는 규제를 탓하며 인천공항까지만 데려다 주기로 승낙했다.

드디어 비행기를 타고 동쪽으로 가서 그 땅에 이르렀다. 허생은 우버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에 올라가서 사방을 둘러보고 실망하여 말했다.

“모든 물가가 서울보다 두배는 비싸니 무엇을 해 보겠는가? 날씨는 연중내내 좋으니, 단지 골프는 즐길 수 있겠구나.”

“이 동네 아는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대체 누구와 골프를 친단 말씀이오?”

우버 드라이버의 말이었다.

“스코어만 좋으면 사람이 절로 모인다네. OB가 날까 두렵지, 사람이 없는 것이야 근심할 것이 있겠나?”

이 때, 샌프란에 수천명의 홈리스 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샌프란 도시에서 이들에게 거처를 제공하려 하였으나 좀처럼 뜻대로 되지 않았다. 홈리스들도 AI에 일자리를 뺏겨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허생이 홈리스 우두머리를 찾아가서 달래었다.

“천명이 우버 운전을 해서 벌면 모두 얼마지요?”

“일 인당 한시간에 20불 정도를 벌지요”

“모두 스마트폰은 있소?”

“없소.”

“자동차는 있소?”

홈리스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자동차가 있고 스마트폰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홈리스가 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아이폰도 사고, 토요타 프리우스를 사서 우버 운전수가 되려 하지 않는가? 그럼 홈리스 소리도 안듣고 살면서, 집에서는 포트나이트(Fortnite)의 낙이 있을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돈이 없어 못 할 뿐이지요.”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실리콘밸리에 살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한게 있소. 내일 이메일을 열어보면 스톡옵션 계좌가 있으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허생이 언약하고 팔로알토로 내려가자, 홈리스들은 모두 그를 미친 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홈리스들이 이메일을 열어보니, 과연 허생이 에어비앤비 스톡옵션 30만주를 뿌린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해서 허생 앞에 줄이어 절했다.

“오직 멘토님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이에, 홈리스 들이 다투어 스톡옵션을 자기 구좌로 이체하려 하였으나, 신용 한도 때문에 100주 밖에 못했다.

“너희들, 신용 한도가 100주 밖에 안되면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개발자가 되려고 해도 신용불량자의 장부에 올랐으니, 갈 회사가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100주를 팔아서 개발자 한명씩 꼬셔오너라.”

허생의 말에 홈리스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허생은 1천명 인력이 1년동안 버틸 펀딩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홈리스 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개발자들과 함께 팔로알토로 내려가 위워크에 입주했다. 허생이 홈리스들을 몽땅 쓸어 가서 샌프란 도시 안에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그들은 리눅스를 깔고 코딩을 시작했다. AWS클라우드를 연동하고, Slack으로 소통하며, JIRA로 버그를 관리했다.  개발 말고 다른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속도가 빨라서 3분기 만에 베타 버전이 나왔다. 허생은 소스코드를 모두 USB에 담아 구글로 가져가서 팔았다. 구글은 시총이 천조나 되는 회사였다. 비전펀드 사태로 마을에 불경기가 들어서, 로펌 비용을 제하고 간신히 1조를 얻게 되었다.

허생이 탄식하면서,

“이제 조그만 유니콘 하나 만들었구나.”

하고, 이에 직원 1천명을 모아 놓고 말했다.

“내가 처음에 너희들과 창업할 때엔 먼저 비지니스 모델을 증명하고 J커브 매출을 그리려 하였더니라. 그런데 펀딩은 부족하고 유니콘만 만들라고 하니, 나는 이제 여기를 떠나련다. 다만, 아이들을 낳거들랑 오른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하루라도 먼저 난 사람이 새모델을 쓰도록 양보케 하여라.”

나머지 소스코드를 모두 지우면서,

“개발하지 않으면 버그 잡는 이도 없으렷다.”

하고 루트 디렉토리에서 “rm -rf” 명령어를 타이핑 하며,

“하드를 복구해서 소스코드 주워갈 사람이 있겠지”

했다. 그리고 파이썬(역자주: 컴퓨터 언어)을 할 줄 아는 자들을 골라 모조리 함께 비행기에 태우면서,

“이 나라가 AI에 지배되는건 막아야지.”

했다.

+++

허생은 한국으로 돌아와 각종 임팩트 펀드에 투자했다. 그러고도 1천억이 남았다.

“이건 손씨에게 갚을 것이다.”

허생이 가서 손씨를 보고

“나를 알아보시겠소?”

하고 묻자, 손씨는 놀라 말했다.

“그대의 허름한 롱패딩이 그대로이니, 혹시 Series A 펀딩을 다 날리지 않았소?”

허생이 웃으며,

“운영수수료로 조르지오 아르마니 양복을 사 입는 것은 당신들이나 하는 일이오. 100억이 어찌 창업가정신을 살찌게 하겠소?”

하고 1천억을 손씨에게 내놓았다.

“내가 린스타트업의 방법론을 몰라, 당신에게 덜컥 100억을 펀딩 받은게 부끄럽소.”

손씨는 대경(大驚)해서 일어나 절하여 사양하고, 투자금을 보통주로 전환하겠노라 했다. 허생이 잔뜩 역정을 내어,

“당신은 나를 바지사장으로 보는가?”

하고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 버렸다.

손씨는 가만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허생이 성수동 오피스텔로 들어가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한 요기요 배달원이 오토바이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손씨가 말을 걸었다.

“저 조그만 오피스텔이 누구의 집이오?”

“허생원 댁입지요. 가난한 형편에 웹서핑만 좋아하더니, 하루 아침에 집을 나가서 5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으시고, 시방 부인이 혼자 사는데 별로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것 같지 않더이다.”

손씨는 비로소 그의 성이 허씨라는 것을 알고, 탄식하며 삼성동 사무실로 돌아갔다.

이튿날, 손씨는 성수동 그 집에 찾아가서 돈도 돌려 주며 VC 업계로 입문을 권유했으나, 허생은 모두 거절하였다.

“내가 부자가 되고 싶었다면, 1조로 엑시트 하고 천억만 가져왔겠소? 이제부터는 당신의 도움으로 살아가겠소. 어드바이저로 이름이나 올려주고 법카나 하나 주도록 하오. 일생을 그러면 족하지요. 왜 포트폴리오로 정신을 괴롭힐 것이오?”

손씨는 허생을 여러 가지로 권유하였으나, 끝끝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손씨는 그 때부터 허생의 오피스텔에 양식이 떨어질 때쯤 되면 샛별배송 음식들을 주문해 주었다. 허생은 그것을 흔연히 받아들였으나, 혹 과도한 포장용기가 오면 좋지 않은 기색으로,

“나에게 분리수거를 맡기면 어찌하오?”

하였고, 혹 발렌타인 21년산을 들고 찾아가면 아주 반가워하며 서로 취하도록 마셨다.

이렇게 몇 해를 지나는 동안에 두 사람 사이의 신뢰가 날로 두터워 갔다. 어느 날, 손씨가 5년 동안에 어떻게 1조를 벌었던가를 조용히 물어 보았다. 허생이 대답하기를,

“그야 가장 알기 쉽지요. 한국이라는 나라는 외국과 언어가 통하질 않고, 육지로 다른 나라와 통하지 않아서 창업팀들이 다 제자리에서 머물지요. 무릇 100억은 적은 돈이라 Pre-IPO 딜은 독점할 수 없지만, 그것을 열로 쪼개서 10억을 열군데 투자할 수는 있겠지요. 단위가 작으면 굴리기가 쉬운 까닭에, 한 건에서 실패하더라도 다른 투자건에서 재미를 볼 수 있으니, 이것은 보통 수익률 맞추기에 급급한 조그만 VC들이 하는 짓 아니오? 대개 100억이면 족히 한 섹터의 핫 딜들은 슬그머니 독점할 수 있기 때문에 돈은 벌 수 있는데, 이는 벤처 생태계를 해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사모펀드(PE)들이 만약 나의 이 방법을 쓴다면 반드시 나라를 병들게 만들 것이오.”

“처음에 내가 선뜻 100억을 투자할 줄 알고 찾아와 피칭 하셨습니까?”

허생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당신만이 내게 꼭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모태펀드를 받은 VC들은 누구나 다 주었을 것이오. 내 스스로의 아우라로 족히 100억은 모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투자 결정은 투심에 달린 것이니, 낸들 그것을 어찌 알겠소? 그러므로 내 말을 믿어주는 심사역은 복 있는 사람이라, 이 딜을 엑시트하면 승진할텐데 어찌 투자하지 않았겠소? 이미 Series A 후에는 마일스톤만 보고 일을 한 까닭으로 하는 일 마다 성공했던 것이고, 만약 내가 사사로이 내 연봉이나 올리려 했다면 성패는 알 수 없었겠지요.”

+++

손씨는 본래 청와대 창업지원실 김실장과 잘 아는 사이였다. 김실장이 손씨에게 유니콘 창업자 출신 중 쓸만한 인재가 없는가를 물었다. 손씨가 허생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김실장은 깜짝 놀라면서,

“기이하다. 그게 정말인가? 그의 이름이 무엇이라 하던가?”

하고 묻는 것이었다.

“소인이 그분과 3년동안 술 마시면서도 여태껏 페북 친구도 못 되었습니다.”

“그는 기인이야. 자네와 같이 가 보세.”

밤에 김실장은 수행비서들도 다 물리치고 손씨만 데리고 성수역에서 내려 전동킥보드를 타고 허생을 찾아갔다. 손씨는 김실장을 오피스텔 건물 밖에서 서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먼저 들어가서, 김실장이 몸소 찾아온 연유를 이야기했다. 허생은 못 들은 체하고,  한쪽 구석에서 리니지만 하는 등 딴청을 피우며,

“당신이 들고 온 발렌타인이나 어서 이리 내놓으시오.”

했다. 그리하여 즐겁게 취중 게임을 이어갔다. 손씨는 김실장을 밖에 오래 서 있게 하는 것이 민망해서 재촉하였으나, 허생은 렙업에만 몰두하다가 야심해서야 비로소 김실장을 안으로 불렀다.

김실장이 들어왔지만 허생은 명함도 건네지 않았다. 김실장은 몸 둘 곳을 몰라하며 애꿎은 리멤버 앱만 만지작 거렸다. 김실장이 범정부 차원의 유니콘 육성 아젠다를 설명하자, 허생은 불편한 표정으로 노이즈캔슬링 에어팟 프로를 귀에 끼며 말을 끊었다.

“밤은 짧은데 말이 길어서 듣기에 지루하다. 너는 지금 몇급 공무원이냐?”

“1급이오.”

“그렇다면 너는 나라의 신임받는 신하로군. 내가 이해진 같은 이를 천거하겠으니, 네가 대통령께 아뢰어서 삼고초려를 하게 할 수 있겠느냐?”

김실장은 고개를 숙이고 폰으로 이해진 의장의 네이버 지분 가치를 검색하더니,

“어렵습니다. 플랜 B를 듣고자 합니다.”

했다.

“나는 원래 플랜 B라는 것은 모른다.”

하고 허생은 생까다가, 김실장의 간청을 못 이겨 말을 이었다.

“너는 국회에 건의하여 종부세를 인상하고, 재벌기업의 세금을 인상해 팁스 자금이 바닥난 스타트업에 나누어 줄 수 있겠느냐?”

김실장은 또 머리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했다.

“이것도 어렵다, 저것도 어렵다 하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겠느냐? 가장 쉬운 일이 있는데, 네가 능히 할 수 있겠느냐?”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무릇, 4차 산업혁명을 이루려면 남의 나라를 벤치마킹 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는 법이다. 지금 중국 대륙은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천하의 주인이 되어서 딥러닝, 빅데이터, 핀테크를 필두로 온 IT 산업을 호령하는 터이다. 진실로 우리 자제들이 중국으로 유학가서 인공지능 박사를 받도록 장학금을 줄 것과, 위챗의 안면인식 기술 수입을 허하면, 저들도 반드시 자기네에게 친근하려 함을 보고 기뻐할 것이다. 과학고 출신의 영특한 자제들을 가려 뽑아, 중국 옷을 입히고 유학시켜 저 나라의 실정을 정탐하는 한편, 저 땅의 마윈, 마화텅과 일촌을 맺는다면 천하를 뒤집고 미, 중, 일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고, 못 되어도 IT 강국의 지위를 잃지 않을 것이다.”

김실장은 힘없이 말했다.

“과학고 영재들은 모두 의사가 되려하는데, 누가 중국 옷을 입고 중국에 유학을 하겠습니까?”

허생은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엘리트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금수저로 태어나 국가 고시만 준비하면서 자칭 엘리트라 뽐내다니, 이런 어리석을 데가 있느냐? 학벌이나 스펙을 중히 여기는 것은 80년대 습속에 지나지 못한데, 대체 무엇을 가지고 미래에 먹고 살려 한단 말인가?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만들기 전에 아타리(Atari)에서 인턴생활을 마다하지 않았고, 빌 게이츠는 하바드를 때려친 뒤 IBM에 머리를 숙이고 MS-DOS 납품한 걸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청년 창업을 육성한다고 하면서, 있는 규제들도 과감히 철폐해야 하는 판국에 없는 규제까지 만들면서 유니콘을 기대한단 말이냐? 내가 세가지를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신임받는 신하라 하겠는가? 너 같은 자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받아야 할 것이다.”

하고 좌우를 돌아보며 얼음물과 양동이를 찾았다. 김실장은 놀라서 일어나 급히 비상계단으로 뛰쳐나가 도망쳐서 돌아갔다.

이튿날, 다시 찾아가 보았더니, 오피스텔은 텅 비어 있고, 허생은 간 곳이 없었다.

VC가 맞을 때와 틀릴 때

VC입장에서 투자에 대한 판단이 맞을 때와 틀릴 때를 구분해 보면 다음과 같이 크게 4가지가 있을 것이다.

1. 잘 될거라 생각해서 투자했지만, 잘 되지 않는 경우

초기 투자자라면 이런 경우는 많이 겪게 된다.  투자 전에 이런저런 리스크나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지만, 막상 회사가 잘 안되거나 망하는 경우에는 너무 다양한 루트가 존재하고 변수가 많아서 예측이 쉽지는 않다. 초기 투자업의 특성상 투자 실패 사례는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거라고 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막상 돈도 들어가고 시간도 많이 써가면서 도왔는데 잘 안되면 VC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쓰리다 (물론 창업자 마음이 쓰라린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VC업을 하면서 스스로 겸손해질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2. 잘 될거라 생각해서 투자했고, 정말 잘 되는 경우

VC가 유일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경우이다.  그것도 모든 사람이 다 잘 될거라고 생각하는 시점에 투자하는 경우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있어서 큰 돈을 벌기 어렵다. 다른 사람은 잘 모르거나 잘 안 될거라고 생각할때, 혹은 남들과 뭔가 다른 액세스가 있거나 특별한 인사이트가 있어서 높지 않은 가격에 투자할 수 있어야 돈을 벌게 된다. 가끔 엔젤 투자자 중에서는 잘 될거라는 확신 보다는 그냥 창업자와의 관계나 믿음 때문에 앞뒤 가리지 않고 투자해서 좋은 수익을 거두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남의 돈을 투자하는 VC로서는 이런 투자를 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좀 입장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3.  잘 안될거라 생각해서 투자 안했지만, 대박이 날 경우

어찌 보면 투자해서 돈 날리는 것 보다 더 큰 손실이라고 볼 수도 있다 (큰 수익을 낼 기회를 걷어찬 것이므로). 경험있는 투자자라면 항상 이렇게 될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고, 뭔가 내가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못보고 있는게 있지는 않은가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Airbnb를 초창기에 만난 투자자들은 모두 거절로 일관했다. 아마 미국에서 민박 사업 플랫폼은 말이 안된다고 다들 생각했을거다. 그 투자자들이 어리석었다기 보다 아마 Airbnb 창업자들의 엄청난 실행력과 집요함, 끈질김 등을 간과했을 것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대박 투자 기회를 눈앞에서 거절한 건이 몇번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훌륭하신 창업자를 못 알아본 내가 원망스럽다 ㅎㅎ.  다행히 그 분들과 좋은 관계는 다 유지하고 있어서 만나게 되면 늘 반갑고 볼 때마다 경외심이 든다.

4. 잘 안될거라 생각해서 투자 안했고, 역시 잘 안 된 경우

대부분 투자자들이 이런 경우 별로 말을 안해서 그렇지 실제 꽤 많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렇다고 ‘거봐라 내가 안될거라고 하지 않았냐’ 라고 떠들고 다니는 투자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스스로 어리석음을 내뱉는거나 마찬가지다. 스타트업은 이런 저런 이유로 잘 안될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에, 그냥 무조건 안될거라고 예측해도 대충 맞는 경우가 훨씬 많다.  VC로서 스스로 공부차원에서 복기 하고 싶다면, 특정 스타트업에 대해서 잘 되기 어려운 이유나 리스크를 미리 적어 놓고, 몇년 후 그 팀이 그 어려움을 극복했는지 못했는지 혼자서 조용히 챙겨보면 된다.

사족1. 수많은 투자/비투자 경우를 아주 단순화 시켜 4개의 버킷에 넣다보니 커버되지 않는 경우들도 있는데, 예를 들어 잘 될것 같아서 투자하고 싶었지만 투자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투자 room 이 없었던 경우, 클로징 스케줄을 맞출 수 없었던 경우, 회사내 다른 사람이 반대한 경우 등등이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사족2. VC가 투자를 안하는 이유는 꼭 그 회사가 잘 안될거라고 생각해서 그런건 아니다. 여러 다른 이유로 투자를 안하거나 못하는 경우도 많다. 투자 금액 사이즈가 안 맞는다든지, 사업 내용이 투자자가 다루는 영역과 다르다든지 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래서 VC가 투자를 못하게 되더라도 (큰 민폐를 끼친게 아니면) 너무 미워하지는 마시길 :)

인생교훈 20가지 (부제: 대놓고 꼰대짓)

얼마전 딸 아이가 만 20세 생일을 맞았다. 작은거라도 뭐 하나 사주고 싶어서 선물 뭐 받고 싶냐고 물어봤는데 다소 의외의 답을 들었다. 스무살 생일을 맞이해서 자기에게 알려주고 싶은 life lesson (인생 교훈) 20가지를 적어달랜다.

‘허걱… 그냥 화장품 같은거 사주면 안되겠니…’

처음엔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또 챌린지에는 부응하는 성격이라 다음날 쯤 바로 착수했다. 그래 그동안 눈치보느라 못했던 말 다 쏟아 붓자. 어찌보면 대놓고 꼰대짓을 할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니 막 흐뭇했다 ㅎㅎㅎ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들을 마구 메모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읽었던 책들도 좀 뒤척이며 목록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20개를 채우기가 힘들것 같았지만 웬걸, 허용된 꼰대짓을 시작하니 봇물 터지듯 줄줄 나왔다. 나중에는 몇개를 잘라 내야 했다.

암튼 아래 20가지로 정리했다. 딸내미가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어쩔수 없이 내 짧은 영어로 적어줘야 했는데, 다소 어색한 영어 원문은 맨 아래 있고, 아래는 그걸 다시 한국어로 옮긴 이상한 번역체임을 미리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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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고 성취해라>

1. 결정과 행동 – 니 인생에서 뭘 할지 니가 결정하고 그걸 밀고갈 용기를 가져야 한다. 안그러면 다른 사람이 와서 너의 일과를 결정해 줄 것이다. 행복하려면 니 인생의 아젠다를 니가 가져가야 한다.

2.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걸어서 니가 원하는걸 말해라 – 스티브 잡스의 영상을 볼것

3. 리스크 테이킹 – 플랜 Z 가 있는한 리스크 테이킹을 두려워하지 마라. 새로운것도 뭔가 시작해 봐라. 실패해도 괜찮다. 아빠가 말하는 리스크 테이킹이란건 너의 일이나 커리어에서 뭔가 의미있는 시도인 것이지, 음주운전 같은거 말하는게 아니다

4. 시간 관리 – 누구나 24시간 밖에 없다. 낭비하는 시간을 어떻게 줄일 방법을 늘 찾아봐라. 학교나 직장에서 가까운데 살면 시간을 많이 절약할수 있다 (너 고등학교때 집에서 5분 걸어서 간것 처럼). 아빠는 한국 가면 사무실 5분 거리에 호텔을 잡는다. 아빠 고등학교 때는 밥먹을때나 학교에 걸어갈때마다 단어장에 적어 놓은 영어 단어 외우곤 했다. 시간을 내가 어떻게 쓰는지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낄 방법이 있고 뭔가 더 끼워 넣을 방법이 있기 마련이다.

5. 생산성 – 뭔가 일을 할때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라 (같은 작업을 더 빨리 끝내는 법). 한가지 일에 몰두하는 것도 방법일테고, 어떤 일이 프로세스되는 방법을 바꾸는 것도 방법일거다. 어느 장소에 있건 뭔가 비효율적인걸 발견한다면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6.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퍼블릭 스피킹) – 지금은 이게 왜 중요한지 잘 이해 못하겠지만, 니가 나이가 들면 너의 말로써 수백, 수천명을 움직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니 지금 연습해라

7. 하드웨어 말고 소프트웨어에 투자해라 – 돈이 있다면 새로운걸 배우거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데 투자해라 (즉, 소프트웨어). 운동, 여행, 책 같은 것들이 떠오르는 구나. 비싼 가방이나 보석류 같은거 (즉, 하드웨어) 사는데 돈 쓰지 마라. 그런데서 오는 만족감은 길어야 며칠 안간다.

8. 내가 하는 말을 소유하기(? 번역 안됨 ㅠㅠ) – 동료에게 뭔가 말할때 다른 사람의 권위에 의지해서 묻어가지 말고, 니가 진짜 믿는 걸 말해라. 즉, 우리 사장이 이러이러한거 해야 된대 라고 하지 말고, 니가 생각했을때 진짜 해야 하는 일을 말해라. 니 자신의 확신에 기반해서 말해라. 딴사람도 금방 눈치챈다

<인간 관계>

9. 가족을 사랑과 공경으로 대하기 – 사람이 바빠지면 가족에게 소홀하거나 당연시 여기기 쉽다. 니 가족은 너의 기초(foundation)이다. 이걸 빨리 깨달을수록 좋다

10. 친한 친구 – 속마음을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오랜 친한 친구는 정말 소중한 것이다. 아빠의 몇몇 베프는 몇십년째 베프인 것이다. 난 그 친구들이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줄걸 안다. 너두 지난 친구들과 계속 연락하며 지내라. 시간을 투자해라. 친한 친구 관계도 중요한 foundation 이다.

11. 너의 네트워크를 넓혀가라 – 혼자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인생에서 모든 좋은 기회는 너가 알고 지내는 누군가 타인에게서 오는 거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라.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관심을 보이고, 공감대를 형성해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팔로업이니 잊지 말고.

12. 니가 존경할 만한 사람들 가까이에 있어라 – 이건 너무 당연한거다. 이런 사람들 가까이만 있어도 넌 저절로 나은 사람이 된다. 반대로 매사에 부정적이고 불평만 많은 사람은 멀리해라

13. 다른 사람을 도와주기 – 친구가 도움을 요청하면 성심으로 도와주고 요청하지 않은 부분까지 도와줄 일이 없는지 알아봐라. 도와줄거면 확실히 해라. 떨떠름한 마음으로 도와주지 마라.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니.

14. 감사하다고 말로도 하고 글로도 써라 – 아빠가 투자한 수십명의 창업자 중에서 딱 한사람만 아빠에게 감사의 손편지를 써줬다 (어떻게 훌륭한 회사를 키워갈지에 대한 포부와 함께). 정말 특별한 느낌을 받았고 잊지 못할 것이다. 더 도와주고, 지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런게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이란다.

<네 자신을 돌보기>

15. 규칙적인 운동을 해라 – 처음에는 힘들다는거 안다. 하지만 한번 습관을 붙이면 몸이 알아서 운동을 하고 싶게 만든다. 처음에는 그냥 아무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해봐라. 3-6개월 후에는 몸에 붙을 거다. 규칙적인 운동에서 오는 ROI는 정말 무지무지 크다.

16. 잘 먹어라 – 탄수화물을 되도록 적게 먹어라. 좋은 음식을 먹는게 건강과 피트니스에 영향을 주는건 다 알지만, 너의 두뇌에도 큰 영향이 있다는걸 알아라. 좋은 음식을 사는데는 돈 아끼지 마라.

17. 걱정 근심 – 아빠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일어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일에 대해서 걱정을 하며 산다. 이런 걱정거리가 널 괴롭힌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를 한번 글로 적어보고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적어봐라 (예를 들어, 지원한 대학에 모두 떨어지면 community 칼리지에 입학해서 2년후 transfer 하겠다 등). 막상 그렇게 적어 놓고 나면 그런 시나리오에도 별 탈 없을 것임을 알게 된다

18. 화 – 어떤 사람이나 일에 대해 굉장히 화가 날때, 바로 응대하지 마라. 보나마나 나중에 후회할 말을 할거거든. 그렇다고 그 문제를 완전히 회피하라는 것도 아니다. 큰 숨을 쉬고 일단 진정하고, 가능하면 하루밤 자고나서 무슨 말을 하든 행동을 하든 해라.

19. 멀티 태스킹 – 하지 마라. 인간의 두뇌는 멀티태스킹에 적합하지 않다. 음악 들으면서 공부할수 있을것 같지만 사실 우리 두뇌는 음악 듣는것과 공부하는 것 두가지 사이에서 짧은 시간 동안 계속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작업 변경마다 두뇌에는 switching cost 가 있어서 한가지에 깊게 몰두하기 힘들다. 인류 역사상 위대한 업적중 멀티태스킹에서 나온건 없다.

20. 지적 솔직함 – 간단하다. 모르는건 모른다고 말해라. 그래야 다른 사람이 널 가르쳐 준다. 이게 뭔가 배울수 있는 유일한 방법 아니겠니. 모르는거 가르쳐 달라고 할때 싫어하는 사람 못봤다. 오히려 널 더 좋아하게 된다. 가장 나쁜건, 모르는걸 아는척 해서 배울 기회를 놓치는 거다. 모르는걸 인정하는데 있어서 부끄러움을 느낄 필요 없다.

<Grow and Achieve>
1. Decision and action — you should decide what you want to do and have courage to pursue it. Otherwise, others will come in and determine how you spend your days. To be happy, you should set your own agenda for your life.

2. Pick up the phone and ask for what you want — watch Steve Jobs

3. Take risks — as long as you have a Plan Z, don’t be afraid to take some risks. Start something new. It’s okay to fail. By taking risks, I mean something meaningful for your work and career, not something like drinking and driving.

4. Time Management — we all have only 24 hours a day. Always look for opportunities to reduce wasted time. Living close to your work is a huge time saver (e.g. you were able to walk to SHS). I pick the hotel in Korea 5 min walk from my office. I worked on my flash cards (English vocab) while eating lunch and walking to school when I was in high school. If you look closely enough, there is always a way to find more time to do stuff.

5. Productivity — look for ways to get things done more efficiently (I mean get it done faster). It could mean greater focus on the task (no distraction) or change the way things are processed. If you find some inefficiency at any place, perhaps there is something you can do about it.

6. Work on public speaking — you may not find public speaking skills so important now, but as you get older, you will have opportunities where your words could move hundreds of thousands of people.

7. Invest in software, not hardware — spend money and time in exploring new things and learning new skills (i.e. software). Things like sports, travels, books come into mind. Don’t spend much on stuff like expensive bags or jewelry. Satisfaction you may get from those things lasts only days or weeks.

8. Leadership by owning your words — when you tell things to others (especially colleagues), you should own your words. In other words, resist the temptation to piggyback on other people’s authority (e.g. our CEO says xyz, so you better do this). What you say to others must be what you believe in. Say it with your own conviction. People can tell.

<Relationship>

9. Treat your family with love and respect – when things get busy it is easy to take the most important people in your life for granted. Your family is your foundation. The sooner you realize it, the better.

10. Close friends — there is nothing like old friends with whom I can share almost anything. I have known some of my best friends for decades. They have been and always will be on my side. Keep in touch with your old friends. Invest time in them. Close friends are another important layer of your foundation.

11. Build your network broadly — No one makes it alone. All the good opportunities in life come from others you got to know somehow. Meet new people. Say hi, show interest, be empathetic. Most importantly, don’t forget to follow up.

12. Surround yourself with people you admire — this is a no brainer. This is how you improve yourself almost automatically by just being there. Conversely, stay away from negative folks who keep complaining about anything and everything in life.

13. Help others — when your friend needs your help, help sincerely and offer to go extra miles. Make it count. Don’t do it half-heartedly, it helps no one.

14. Say thank you verbally and in writing — Out of dozens of entrepreneurs I backed, only one person gave me a hand-written letter with gratitude (he also talked about how he is determined to build a great company). It was special and a pleasant surprise. I will never forget. Now I support him with even stronger conviction. This is how you win someone’s heart.

<Taking care of yourself>

15. Exercise regularly — I know it can be challenging initially, but trust me — once it becomes a habit, you body will want to exercise. Just do it without thinking about it much. It takes 3-6 months until it totally becomes part of you. ROI (return on investment) on this one is just enormous.

16. Eat well — I suggest low carbs (less rice, bread, pasta). Eating well is of course important for your physical health and fitness. What most people don’t realize is that your diet has a big impact on how your brain functions. Spend money on quality foods. It’s worth it.

17. Anxiety — including myself, people worry too much about the things that aren’t likely to happen (but might happen). If certain thoughts keep bothering you, write down the worst-case scenario and how you will cope with it (e.g. If I get rejected by all the colleges I apply to, then I will register myself at DeAnza and will transfer 2 years later). In most cases, you’ll find that you will be just fine even in that scenario.

18. Anger — when you find something or someone that really upsets you, do not confront the person or the situation right away. You will say things that you will regret later. Do not completely ignore or avoid it either. Take a deep breadth, calm down, and maybe sleep on it before you take actions or say certain words.

19. Multi-tasking — don’t do it. Human brains are not designed for it. You may think you can study while listening to music, but in fact, your brain constantly switch between the two tasks and your brain cannot focus on one thing deeply because there is something called ‘switching cost.’ No great invention/achievement in human history came from multi-tasking.

20. Intellectual honesty — this one is simple. When you don’t know, say you don’t know and ask people to teach you. It’s the only way to learn. People will actually like you more when you ask them to teach you. The worst thing is to pretend to know out of insecurity and you lose your chance to learn forever. There is no shame in admitting that you don’t know when you don’t know.

 

투자자 미팅때 챙길 것들

초기 창업자로서 투자자를 만나러 가는 것은 익숙치 않은 일일 가능성이 높고, 다소 긴장되는 일이기도 하다. 긴장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준비를 하나라도 더 철저히 하면 그만큼 마음이 놓일 수 있고 미팅을 효율적으로 하는데 도움이 된다. 투자자와의 미팅은 그 포맷도 다양해서 투자사의 임원포함 10명 정도가 모두 참석하는 딱딱한 미팅도 있는가 하면, 그냥 한명과 캐주얼하게 까페에서 보는 경우도 흔하다. 창업자로서는 포맷이나 환경이 어떠하건간에 잘 준비를 해서 모든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 나쁠게 없다. 아래 리스트는 그렇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투자자 입장에서 작성한 것이다.

[자료 준비 관련]

  1. 기본 소개자료 – 만약 1시간 미팅이라면 약 20-30분 정도 걸리는 발표자료 길이가 적당하다고 본다. 만나면 서로 인사도 해야하고, 많은 질문이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본자료는 들고가는 컴퓨터에도 넣어 놓고 만일을 대비해 USB에도 하나 담아둔다 (다른이의 컴퓨터를 써서 발표해야 하는 경우를 대비)
  2. 백업 자료 – 기본 소개자료에 담지는 않았지만, 뭔가 구체적인 수치나 지표, 영상 자료 등이 있다면 이들도 컴퓨터에 잘 넣어둔다. 이런 것들에 대해 질문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즉시 백업 자료를  이용해서 응대하면 좋다
  3. 데모 – 미팅 장소에서 뭔가 데모를 보여줄 수 있다면 이것도 준비해 간다. 스마트폰 앱이라면 컴퓨터에 연결해 미러링으로 보여주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하드웨어라면 사전에 여러번 동작 테스트를 하고, 전원 케이블 등도 잘 챙긴다

[참석하는 사람 관련]

  1. 특별한 요청이 있지 않는한, 대표자 1명 혹은 공동창업자 포함 2명 정도가 가는 것이 좋다 (관련 블로그 참조 — 투자자 미팅에 몇명을 데리고 갈 것인가?)
  2. 두명이 가더라도 대표자가 전체 발표의 80-90%를 소화하고 다른 1명은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이 좋다. 두명이 경쟁적으로 발언기회를 얻으려하기 시작하면 듣는 쪽에서는 상당히 혼란스러워 역효과가 난다
  3. 상대방 투자자와 그 회사에 대해 인터넷을 뒤져 기본적인 조사를 해 두는 것도 추천

[복장 관련]

  1. 평상복이면 충분하다. 가끔 넥타이에 완전 정장을 하고 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좋은 인상을 남기시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고 본다. 예를 들어 남자의 경우 셔츠에 청바지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2. 단, 다소 지나친(?) 캐주얼도 추천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날씨가 더워도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은 피하는게 낫다

[교통 및 시간 관련]

  1. 대중 교통 – 목적지의 주차장이 확실치 않다면 직접 운전해 가는 것 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낫다. 복잡한 도심에 주차를 어디에 해야할지 몰라 헤매다가 약속 시간 늦는 경우를 종종 봤다.
  2. 시작 시간 – 약속장소가 투자사의 사무실일 경우 약속 시간 보다 5분~10분 전에 도착하는 것을 타겟으로 하는게 좋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담당자에게 전화하면 이전 미팅 일정등으로 난감할 수도 있으니, 5분쯤 전에 도착해서 숨고르기 하며 잠깐 기다렸다가 시간에 맞춰 담당자에게 연락하는 것을 추천한다
  3. 마침 시간 – 1시간 미팅 스케줄이 잡혀 있더라도, 이야기를 하다보면 길어질 수 있으니 (특히 투자자가 깊은 관심을 보일때) 적어도 2시간 정도는 비워두는 것이 현명하다

[가지고 갈 물건들]

  1. 노트북 컴퓨터 – 충전을 100% 해둘것 (배터리 떨어져 가는 노트북을 보면 피칭을 듣는 사람도 마음이 불안해짐). 컴퓨터상 모든 알람을 꺼 둘것 (슬랙, 카톡, 캘린더 등)
  2. HDMI 어댑터 – 컴퓨터가 자체 HDMI 포트가 없다면, 어댑터를 꼭 휴대
  3. 발표자료 하드 카피 – 가끔 프로젝터가 고장 났다든지, 컴퓨터가 맛이 갔다든지 하는 일들이 있는데, 이도 저도 안되면 프린트물로 발표해도 된다. 종이는 절대 실패하는 일이 없다. 장소가 협소한 까페 등에서도 프린트물은 아주 훌륭한 전달 매체다
  4. 명함 – 아직 한국 문화에서는 종이 명함 교환이 일반적이라 혼자 뻘줌함을 방지하기 위해선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