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페이스북에서 배우는 ‘아하 모먼트’

(이 글은 A dozen things I’ve learned from Chamath Palihapitiya about Investing and business 에서 주요 내용을 발췌하고 요약했으며, 내 개인적인 의견을 가미하였음)

Chamath Palihapitiya
Chamath Palihapitiya

페이스북의 초기~성장기라고 볼 수 있는 2007년쯤 페이스북의 성장을 담당한 부사장이 있었다. 이름은 Chamath Palihapitiya 이고 당시 공식 직함은 VP of Growth, Mobile & International 이였다.  본래 스리랑카 태생인 Palihapitiya는  어려서 캐나다로 이민왔으며 젊은 나이에 AOL에서 승승장구 하다가 저커버그의 부름을 받고 페이스북으로 이직하였다.  2007년부터 약 2011년까지 페이스북의 성장과 해외진출을 책임진 임원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부와 명예를 획득한 후, 지금은 벤처투자자로 변신해 맹활약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꽤 유명한 인물인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름이 너무 어려워 그의 명성이 입소문 타는데 좀 불리함을 겪는것 같다.

그가 몇몇 강연이나 인터뷰에서 밝힌바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당시 오로지 한가지 핵심 목표에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모든 신규 사용자에게 10일내로 친구 7명을 찾아준다”

라는 그들만의 지상과제였다.  그의 팀은 온갖 실험과 측정끝에 사용자가 10일내에(원래 알던) 친구 7명과 페이스북에서 연결되는 순간 떠나지 않고 남는다는 걸 알아냈고,  이것이 그들의 진정한 ‘아하 모먼트(A-ha moment, 깨달음의 순간)’가 되었다. 그 후로 페이스북은 모든 회의나 사내 Q&A에서 딴거는 다 제쳐두고 이것만 팠다. 수익화 이야기는 나오지도 않았고, 플랫폼사업 구상 같은 것도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CEO를 비롯한 전 임직원이 하나의 잣대를 기준삼아 전력질주 한 셈이다.

“10일내 친구 7명” 지표가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는 이게 페이스북의 핵심가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페이스북을 한가지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초기 페이스북의 핵심가치는 뭐였을까? 아마 오프라인에서 아는 친구들과 연결해서 사진 공유하고 서로 소식도 주고 받는게 아니였을까? 사용자 입장에서 단기간내에 친구를 7명이나 찾아서 그들의 사진과 소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일테니 페이스북에 다시 방문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였을거다.  페이스북의 핵심목표가 “월 몇 %성장” 혹은 “매출 몇억 달성” 같은 공급자 입장의 언어가 아니라, 사용자 입장에서 느끼는 가치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건 정말 훌륭한 교훈이다.

Palihapitiya의 부연설명을 들어보면, 대부분의 회사들이 일일 사용자수 (DAU), 초대장 발송 수 같은 것을 측정하고는 있지만 이게 제품의 핵심가치와 직결되는 지표가 아니면 의미없고, 오히려 (엉뚱한 지표는) 독이 된다고 경고한다. 잠깐 단순하게 생각해 봐도 어떤 유틸리티 앱이 있을때 다운로드수가 많다고 그 자체가 사용자인 나에게 별다른 가치가 있는 건 아니니 그의 주장에 수긍이 간다. 그에 따르면 많은 회사들이 어떤 지표가 제품의 핵심 가치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지 모르고 있고, 따라서 아하모먼트를 한번도 경험하지 못하게 되며, 제품은 정체되고 만다.

이쯤에서 창업자라면 생각해 볼 문제:

  • 우리 회사는 현재 어떤 지표를 측정하고 있나?
  • 그 지표는 우리 제품의 핵심 가치를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나?
  • 그 지표를 찾았다면, 그걸 끌어 올리기 위해 얼만큼 집중하고 있나?
  • 그 지표를 못찾았다면, 그걸 찾을때까지 끊임없는 실험과 노력을 기울일 용의가 있나?

 

 

4 thoughts on “초기 페이스북에서 배우는 ‘아하 모먼트’

  1. 잘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순간이 제게는 A-ha moment가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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