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에 있는 사진을 아이패드로 옮기는 법

나는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연도별/이벤트별로 폴더에 나눠서 보관하는데 아이패드를 사고 나서 이 사진들을 아이패드로 좀 옮겨 놓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 아이패드는 16GB 밖에 안되므로 모든 사진을 옮기지는 못하지만, 최근 이벤트에서 찍은 사진이나 옛날 추억의 사진들중 일부를 옮겨 놓고 레티나 디스플레이 고해상도로 보고 싶어졌다. 현재 우리집에 있는 디바이스중 아이패드의 해상도가 가장 높으니까 말이다.  근데 이게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걸 오랜 삽질 끝에 알게 되었다. 아이패드에 있는 사진을 PC로 옮기는건 쉬워도, 반대는 간단치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요약하자면

  • 다량의 사진 (적어도 7 GB정도 분량)을 PC에서 아이패드로 옮기기
  • 옮기는 과정에서 사진의 해상도에 손상이 가는건 용납 못함 ^^
  • 옮기고 나서 아이패드의 “Photo” 앱에서 사진을 고해상도로 감상할 수 있어야 함. (슬라이드 모드등)

비교적 간단한 작업인것 처럼 보이긴 하는데 무료료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럼 왜 아래의 방법들이 각각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자.

  • 그냥 아이패드를 PC에 꼽고 파일 복사 하면 안되여?  답: iOS는 기본적으로 ‘폴더’라는 개념을 싫어합니다. 아이패드에 파일 브라우저가 없는 것만 봐도 알수 있죠. PC에 꼽으면 아이패드 기기아래 사진 폴더가 존재하기는 하는데, 그 폴더안의 사진을 불러오기는 되어도 그 폴더에 쓸 수는 없습니다. 즉, 아이패드 사진을 PC로 복사는 되는데, 반대가 안되죠.
  • 그냥 이메일로 사진을 보내면 되잖아요? 답: 물론 가능합니다. 그런데 수천장의 이메일을 어느세월에 보냅니까? zip file로 묶어서 보낼수도 있겠지만, 웬만한 이메일은 10M 넘어가면 뱉어버리거나 버벅거리는 경우가 대부분. 이거 하자고 대용량 이메일 서비스를 sign up하기도 귀찮고.
  • iTunes의 사진 sync 기능을 이용하면 안되여? 답: iTunes를 꽂으면 음악이나 앱등을 모두 동기화 할 수 있듯이 사진도 동기화 할 수 있습니다. (디바이스 동기화 페이지의 맨 오른쪽의 “Photo” 탭상에 존재) 그런데 이런식으로 사진을 아이패드에 옮길 경우 고해상도 사진이 저해상도 사진으로 바뀝니다. 인터넷에서 뒤져보니 애플이 동기화 속도를 빠르게 하고 저장용량을 적게 차지하기 위해서 이렇게 만들었다는데 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저해상도로 바뀐 사진을 레티나 화면으로 보면 짜증만 납니다. (거의 눈뜨고 볼 수 없을 수준 ^^)
  • iCloud (포토 스트림)을 쓰면 어떨까요? 답: 대충 되긴 합니다. 저도 처음엔 이방법을 썼습니다. 포토스트림으로 사진을 옮길 경우 고해상도로 잘 보입니다.  아마 이 방법이 애플이 권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그런데 포토 스트림은 제한이 있습니다. 1000장 까지만 되고 지난 30일간의 사진만 포토스트림에 뜬다고 합니다. 시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30일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몰라서 믿음이 안갑니다. 그래서 새로운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 Dropbox나 구글 드라이브 쓰면 되지 않나요? 답: 물론 이런 파일 동기화 서비스를 쓰면 파일을 아이패드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Dropbox로 sync된 사진 파일은 Dropbox 폴더내에 존재하지 iOS 사진 폴더안에 존재하는게 아닙니다. 즉, 동기화 된 후에도 아애패드의 Photo 앱을 가보면 사진이 없습니다. 일일이 Dropbox에 가서 사진 한장 한장 클릭하고 “Save Photo” 버튼을 눌러주어야 그제서 iOS가 이 사진을 자기의 폴더에 저장합니다. 따라서 이 방법은 가능하긴 하지만 노가다가 많이 소요. 그리고 Dropbox 무료는 2GB 밖에 안 줍니다.
  • 애플이 제공하는 아이패드 camera connection kit 사서 써보시죠? 답: 물론 그게 가장 쉬운 방법일 겁니다. Camera connection kit에는 SD 카드 리더가 있어서 그냥 플래쉬 메모리를 꽂기만 하면 아이패드가 저절로 사진을 불러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거금 $30불이 맘에 걸려서… 제가 하려는 일은 단순히 파일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건데 이걸 위해 왜 저런 큰 돈을 써야하는지 스스로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 파일 이동을 전문으로 해결해 주는 앱은 어떨까요? 답: 네, 지금까지 제가 찾은 솔루션 중에 제일 맘에 드는 겁니다. 단지 이것도 무료는 아니고 유료 앱이여서 좀 찜찜하긴 하지만, 광고한대로 작동은 하네요. 제가 사서 써본 앱은 PhotoSync라는 앱입니다. ($1.99) 사용법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PC에서 돌아가는 PhotoSync 앱을 무료로 하나 다운 받고, 사진을 drop 하면 지정한 아이패드 앨범으로 갑니다. WiFi를 통하므로 속도는 상당히 느림보죠. 그래도 해상도에 손상 없고, 아이패드의 Photo 앱에서 사진이 잘 보이므로 90%는 만족. Photo Transfer App이라는것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들 앱 제작자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입니다 ^^)

결론: 애플은 복잡한 걸 간단하게 만드는 재주도 있지만, 이와 같이 간단한 것 (파일 복사)을 아주 복잡하게 만드는 재주도 많습니다.

인종적 편견과 싸우기

실리콘 밸리에는 당연히 엔지니어가 많다.  그중에서도 특히 아시아계 엔지니어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이동네 사는 아시안 남자는 다 엔지니어인줄 착각하는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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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친구와 동네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데 모르는 미국사람 두명과 같은 조를 이루게 되었다.  다른때 처럼 서로 통성명도 하고 악수도 하고 몇홀 돌다 보니 서로 어디서 무슨일 하는지 물어보게 되었다. 그때는 나는 인텔 캐피탈에서 associate 으로 투자업무를 하던 시절이였다. 모르는 사람에게 주저리 주저리 말하기도 거시기 하고 해서 그냥 인텔에 다닌다고 했다. 그랬더니 나한데 대뜸 하는 말이

“Are you a hardware engineer or a software engineer?” (하드웨어 엔지니어세요 아니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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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인의 소개로 인도계 컨설턴트이자 변호사를 하는 사람을 만나게되었다. 듣자하니 아주 예전에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 아래서 일한적도 있고 나름 꽤 잘나갔던 사람인것 같다.  역시 일하는 곳을 물어 보길래 월든 인터내셔널 벤처 캐피탈에 다닌다고 답해줬다. 그랬더니 우리 회사를 예전에 들어 본것 같다며 물어보는 말이

“Are you on the technical side?” (여러가지로 해석할수 있으나 내가 듣기론 회사의 IT 지원 같은데서일하냐고 묻는 것 같았음)

내가 “No. I’m an investor” 라고 하니 “Oh” 라고 하며 살짝 놀라는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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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이동네 사는 한국사람들 조차 한국아저씨는 다 엔지니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얼마전 어떤 한국인 부동산 중개업자를 만났는데, 그 아줌마가 자신이 의뢰인들을 위해 자료정리를 얼마나 잘해주는지 자랑을 하면서

“제가 엔지니어 분들 좋아하는 스타일로 엑셀에 쫙 정리해 드려요”

“저 엔지니어 아닌데요”

그리고 나서 괜히 미안하셨는지 직업이 뭔지 묻지도 않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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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같이 훌륭한 직업으로 오해되는 것은 즐거운 일일수도 있으나, 그저 사람들이 내 인종만 보고 직업을 판단하는데는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러면서 나도 반성하는 것이 나도 비슷한 실수나 잘못을 얼마나 저질렀을까 하는거다. 이동네 멕시칸을 보면 맥도날드 같은데서 허드렛일 하는 사람이겠거니 지레짐작하는 것 말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있는 동남아 분들이라고 다 공장 노동자는 아니고, 미국 시골에 사는 백인이라고 다 카우보이는 아니다.

미국인의 자신감, 한국인의 겸손함

19살때 미국이란 나라에 처음 와보고 누구네 집에 초대 받아 간일이 있다. 아버지가 아는 어떤 미국 교수님의 집이였는데, 그집의 장남은 나보다 한 살 정도 어린 친구 였고,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갈려고 준비하던 때다. 그 친구 방에 들어가니 온갖 트로피와 메달과 상패등이 즐비해 있었다.  정확히 어떤 상이였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각종 스포츠 대회와 악기 연주상 같은 것이였던 것 같다.  난 그때 그친구가 수퍼스타인줄 알았다. ‘저런 트로피와 메달을 받으려면 적어도 메릴랜드 주 단위의 대회나가서 순위에 들었을거야, 아니면 전국대회?  듣자하니 공부도 잘하는 친구라던데 수퍼스타가 틀림없네.’  내가 더 그렇게 느꼈던 것은 아마 내가 한국에서 중고등학교때 상 받은 기억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였을 것 같다. 연말에 반에서 대충 몇명씩 받았던 종이 한장 짜리 우등상장 정도는 받았던 것 같긴하지만, 예체능은 완전히 나와 거리가 먼 이야기였고 대회에 나가는 건 상상도 못했다.  그런 대회에 설령 나간다고 해도 전국에서 몰려온 날고 긴다는 수천명(?)의 아이들을 제치고 순위에 들어야 비로소 저렇게 멋진 트로피를 받을거라 생각했다.  한참 후에 뉴저지에 살고 있는 사촌네 집에 방문했다. 나보다 두살 많은 사촌누나와 한살어린 사촌동생이 있었는데, 이 집도 비슷했다. 상패, 트로피, 기념 사진이 집안 곳곳에 즐비했다.  어? 이 사촌들은 한국에서 같이 많이 논 적이 있어서 어느정도 잘 아는 사이인데, 수퍼스타라고 생각한적은 없는데.  암튼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한참뒤에 결혼하고 유학나온뒤 교포 가정인 와이프의 사촌네 집에 방문했다.  이 집도 마찬가지. 와 미국집들은 다 수퍼스타 아이들만 기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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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짜리 우리 아들이 오늘 오전에 리틀리그 야구 시즌을 끝마쳤다. 미국 교외지역에는 시별로 이런 리그가 아주 흔하다.  아들이 속한 리그에 모두 6팀이 있는데, 우리 팀은 오늘 5-6위전에서 간신히 승리해 5위를 했다.  이따가 메달 수여식이 있으니 오라는 거다.  1,2,3위 팀은 트로피를, 4,5,6위팀은 메달은 준단다. 아들도 귀찮아하고 나도 귀찮아서 안갔다.  이미 아들 방에는 작년, 재작년 시즌에 받은 트로피, 기념품이 많이 쌓여 있다.  오후에는 아들 태권도 학원에서 ‘경진대회’ 같은게 있었다.  태권도 학원 수련생들이 참가해서 품세, 줄넘기, 겨루기등을 하고, 부모님들도 구경오고, 음식도 좀 차리고, 뭐 그런자리다.  참가 수련생이 한 25명 정도 되었는데, 메달과 트로피가 준비된걸 보니 족히 70개는 되어보인다. 각 종목별, 체급별, 나이별등등으로 한 30분동안 시상식을 한 것 같다. 아이들 모두 평균 3개 이상씩은 뭔 상을 받아갔다. 우리 아들도 메달 두개, 트로피 하나를 받고 마냥 싱글 벙글.  약간 어이가 없었으나, 기분이 업된 아들앞에서 뭐라 하기도 좀 그랬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인 꼬마지만 이미 이아이의 방에도 트로피와 메달 상장등이 그득하다.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받은게 아니고, 그저 뭔가 시즌이 끝나거나 공연발표 하거나 할때마다 하나 둘씩 쌓인다. 이젠 좁은 집에 이런 거 놓을자리도 마땅치 않으니 좀 자원낭비, 공간낭비좀 그만하면 좋으련만 아들은 받을때마다 신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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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미국의 교육 현실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Waiting for Superman“이라는 다큐멘타리 영화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영화보면 진짜 미국에서 아이들 학교 안보내고 싶어진다. 특히 한국 사람이 이 영화를 본다면 미국으로 아이들 유학보낼 생각이 싹 사그라질 것이다. 암튼 이 영화에서 소개한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30개의 나라중 미국 학생들의 성적이 수학(math)은 25위, 과학은 21위로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유일하게 1위를 차지한게 있는데, 그건 “내가 다른 학생들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설문에 72% 학생이 “그렇다”고 답해 자신감 (confidence) 부분에선 30개국중 1위를 차지했다.  실제 성적은 바닥을 기면서 자신감 하나는 하늘을 찌를듯 하니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 미국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수업을 듣다보면 종종 미국학생들이 황당한 질문 하는 경우가 있다.  모르니까 질문하는건 참 좋은거긴 하지만서도,  “야.. 저런 아주 기초적인 질문을 쪽팔려 하지도 않고 아주 당당하게 하다니”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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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직장생활 하다보면 종종 “야 저친구 아는건 없는데 말빨 하나와 자신감은 죽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물론 정말 똑똑하고 실력도 있으면서 자신감 많은 스타도 많다) 미국인의 이런 근거없는 자신감이 교육에 기인한 거라고 가정하면, 아까 위에서 말했던 상 남발이 한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자라나는 새싹들이니 격려와 칭찬이 중요하긴 하지만 내가 이곳 현지에서 느끼기엔 지나치다 싶은 면이 종종 보인다.  너도 잘했고 재도 잘했고 나도 잘했고 다 “you are the best”라고 치켜세우는 분위기.  반대로 한국에선 어려서부터 지나치게 겸손을 강요당하는 면이 있다.  잘 알고 있는게 있어도 그저 입다물고 경청하고 있어야 예의 바른 아이다. 어른들 앞에서 뭔가 한마디 거들라치면 ‘애가 뭘 아냐’라고 무시당하거나 ‘건방지다’는 핀잔듣기 십상이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서 직장이나 대학원 다니는 아시아인들은 “실력이나 지식에 비해 너무 조용하다”라는 평가를 받을때가 아주 많다. 물론 영어가 장벽이여서 그런면도 있겠지만, 단순히 언어문제만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건 미국과 한국이 좀 적절히 섞여서 중간쯤 되면 좋겠다.

네이버 검색 – 이건 좀 아니다

평소 인터넷에서 뭔가 찾아 볼때 주로 구글을 사용하지만, 한글로 뭔가 찾아볼때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네이버에서 찾아볼때도 종종 있다.  그때마다 느끼는 건데 네이버 검색은 차라리 “네이버 블로그 검색”이라고 부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블로그에 유용한 정보가 있는 경우도 많은데, 대부분 개인적인 이야기들이고 객관성이 떨어지며 왜 이런 블로그가 검색순위 맨 위에 올라와야 하는지 고개를 갸우뚱 할때가 많다.

아주 쉬운예로 내가 쓴 블로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 보겠다.  몇주전쯤 블로그에 한국인의 평등의식과 계급의식이라는 글을 썼다. (내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가 아니고 WordPress에 있는 블로그이다)  별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facebook이나 트위터를 통해 거의 천번 가까이 공유되는 등, 암튼 내가 쓴 보통 다른 글에 비해 여기저기 퍼지게 된 것 같다.  그냥 평소에 생각 했던 상념을 글로 정리한 것인데 어휘선택에 좀 문제가 있었다.  댓글에서도 여러번 지적 되었듯이 내가 글에서 말하고자 했던 현상이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사전적 의미의 “평등”과는 좀 다른 것이여서 좀 논란이 있었다.  그점은 나도 충분히 인정하는 바이고, 저자로서 약간 변명을 하자면 내가 지적하고자 했던 현상을 콕 집어내는 어휘가 없는 것 같아서 “평등의식”이라는 용어를 쓰게 되었다.  암튼 요지는 이렇다 — 내 블로그글은 사람들이 “평등의식”을 검색할때 상위로 나와야 하는 글이 절대 아니다라는 거다.  일반적인 의미의 평등의식을 설명한 글도 아닐 뿐더러, 객관성 보다는 주관적 견해를 피력한 글이다.

방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네이버에서 “평등의식”을 검색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내 글을 허락없이 퍼간 네이버 블로그 글이 최상위에 떴다.

글의 출처도 밝히지 않은채 남의 글을 함부로 퍼간 이도 문제지만, 이런 주관적인 내용의 글 (그것도 남의글 퍼온것)이 검색순위 최상위인것도 참 어이가 없다.  네이버의 검색 순위 알고리즘이 참 궁금해지는 밤이다.

(오해방지 사족: 두번째로 rank된 블로그는 주인장님이 제 원글의 링크를 건 것으로 이런 형태의 공유는 제가 항상 적극 권장합니다)

한국인의 평등의식 그리고 계급의식

전세계에서 한국만큼 평등의식이 발달한 나라도 아마 드물 것이다.  사촌이 40평짜리 아파트가 있으면 나도 40평짜리 이상으로 이사가야 속이 시원하고, 동창이 명품 백을들고 동문회에 나타나면 나도 적금을 털어서라도 비슷한 것을 하나 장만해야 맘이 편하다.  ‘너가 하는데 나라고 못하겠냐’ 라는 강한 자신감(?)과 묘한 경쟁심리가 사회 곳곳에 팽배해 있다.  사회면을 종종 장식하는 혼수 문제, 분에 넘치는 사치 문화 등이 이런 경쟁심리와 무관하지 않고,  회사에서도 입사동기가 나보다 먼저 승진하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려서부터 획일적인 환경에서 획일적인 교육, 획일적인 대우를 받는데 익숙해서 인지, 나와 내 또래가 아주 쉽게 자로 재듯 비교되고 본인 스스로도 자신을 남과 끊임없이 비교하는 습성이 만연해 있다.  물론 이런 동질성에 기반한 경쟁의식이 주는 좋은 점도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뜨거운 교육열이라든지 스마트폰 같은 제품의 엄청난 보급률등이다 — 동네 아이들이 다 과외를 받으니 우리아이도 과외/학원을 보내서 어떻게든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하고, 주위 사람들이 다 스마트폰 있으니 나도 하나 장만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인들을 보면 좀 나태하다 싶을정도로 자족하고 사는 사람이 많다.  회사에서 승진 같은 것에 큰 관심 없이 그저 주어진 일을 하면서 가족생활이나 취미생활에 더 신경쓰는 사람도 많으며, 자녀교육도 다들 중요하게는 생각하지만 집을 팔고 빚을 내서라도 일류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예를 들어 자녀가 하바드와 동네의 지방 주립대에 합격했는데 지방 주립대에서는 장학금이 있고 하바드에서는 없을 경우, 아마 한국 학부모면 100% 빚을 내서라도 하바드를 보내겠지만, 미국 중산층 학부모는 꼭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결정이 아이와 학부모의 장래에 좋으냐는 이 글의 논제가 아니므로 접어둔다) 나와 한동네서 자란 친구가 돈을 좀 벌어서 요트를 샀다 한들, 그런걸 가지고 크게 질투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일반화의 오류가 있겠지만, 그네들은 일류, 일등, 경쟁, 비교 이런것 보다는 자기 중심적 행복추구 (본인이 좋아하는 일, 취미생활, 가족, 친구등) 경향이 뚜렷하다.  쉽게 말해 사촌이 땅을 사면 그냥 쿨하게 축하해 주고 금방 잊어버리지, 그런게 무슨 “자극”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한국만큼 계급의식이 발달한 나라도 아마 드물 것이다.  상대방이 나와는 “급”이 다른 사람임이 암묵적으로 인식되면, 말과 행동 대우 등이 같은 급의 사람을 대할 때와는 정말 천지차이로 달라지게 된다. 연장자를 존대하는 유교적 전통, 존대말이 발달한 언어등의 영향인지, 대부분의 인간 관계에서 또래 친구를 제외하면 상/하 관계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회사에서도 이런 현상은 뚜렷한데 계급의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기업 회장이나 사장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종종 미국에 법인을 두고 있는 한국 회사 사장들이 미국으로 출장을 나오는데, 그 밑에서 수행 (그들은 ‘의전’이란 말을 쓴다) 하는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참 가관이다.  공항에 나가서 가방들어주고 차로 모셔오는 것은 아주 기본이고, 수행원중 일부가 식사 약속 장소에 가서 미리 자리 맡아 놓기, 건물안 엘레베이터 잡아 놓고 기다리기, 심지어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음식의 온도까지 미리 첵크를 한다고 한다.  이쯤 되면 거의 ‘왕’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대조적으로, 미국의 대기업 CEO중에는 손수 운전하는 사람도 많고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도 평직원이랑 같이 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내가 인텔에 근무할때 CEO와 나와 우연히 단둘이만 엘레베이터를 탄 적이 있어서 순간 쓸데없이 난감했던 적도 있었으며, 같은 층 화장실에서 마주친 적은 여러번이다. (한국에서 평직원이 대기업 회장을 화장실에서 마주칠 수 있을까?) 스티브 잡스도 번호판 없는 차를 혼자 몰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으며, 레스토랑에가서 자리가 없을때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때도 많았다고 한다 (임정욱님의 블로그 참조). 한국에선 참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미국에서도 대기업 CEO정도면 많은 이의 선망과 존경을 받고, 바쁜 사람이니 주위에서 많이 편의를 봐주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을 왕처럼 모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사람도 집에가면 한 가정의 아빠 혹은 엄마일테고, 동네에서는 주말에 아들 축구 경기 구경오는 학부모일 뿐이다. (특히 실리콘 밸리를 비롯한 서부에서는 이런 수수함, 평범함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분위기가 많다) 쉽게 말해 상대가 사장이든 회장이든 그사람도 다 나와 같은 “인간”일 뿐이니 고개 똑바로 들고 first name불러가며 대화해도 이상할게 없다.

평등의식 그리고 계급의식 — 상반되는 개념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는 두 의식이 사회 전반에 아주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