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와 초 집중

얼마전 빌 게이츠가 명상에 관한 책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그 책의 도움을 받아 명상에 입문했고 삶이 더 윤택해졌다는 내용인데, 나에게 인상 깊게 꽂힌 대목은 명상에 관한게 아니라 그가 젊은 시절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어떻게 일했는지에 관한 몇몇 대목이였다.

I stopped listening to music and watching TV in my 20s. (20대때 음악듣는 것과 TV 보는 것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I was monomaniacally focused. (광적으로 한가지에 집중했습니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시절 인 20대때 TV도 안보고 심지어 음악도 듣지 않으며 한가지 일에 몰두했다고 회고한다. 요즘엔 TV를 거의 안보는 사람이 나를 포함해 주변에 많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넷플릭스, 유투브, 페이스북 같은 오락거리가 있기 때문인거고, 1980년대에 TV를 보지 않는다는 것은 아마 지금으로 치면 인터넷 없이 살겠다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아무튼 20대 청년의 빌 게이츠는 TV 시청이나 음악 감상이 소프트웨어를 생각하는 일에 distraction (주의를 분산시키는 일)이라고 단정짓고 5년간 자신의 삶에서 잘라내었다 (이와는 달리,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만드는 동안에도 밥 딜런과 비틀즈의 음악에 심취해 있었다. 그래서 애플의 제품들이 마이크로소프트 보다는 좀 더 감성적인지도 모르겠다 ㅎㅎ)

사실 이뿐만이 아니다. 빌 게이츠는 인터뷰등에 나와서 젊은 시절을 회고하며 이런 말도 여러번 했다.

“I was quite fanatical about work. I worked weekends. I didn’t really believe in vacations”
(저는 일에 대해서 광적으로 매달렸습니다. 주말에도 일했죠. 휴가라는걸 모르고 살았습니다)

휴가 제도라는게 왜 있는지 모르겠다는 뉘앙스의 말인데, 본인이 휴가를 안간거는 물론이고 아마 직원들이 휴가가는 것도 엄청 눈총을 줬을것 같다. 직원들이 휴가 쓰는데 눈치주는게 바람직한 경영자의 모습은 아니겠지만, 빌 게이츠가 이렇게 광적으로 몰두한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초기 성장에 원동력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거다.*

얼마전 일론 머스크도 세상을 바꿀 만한 일을 하려면 주당 80시간은 쏟아야 하고, 필요하다면 때때로 100시간도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트윗을 한적이 있다. 52시간이 법으로 정해진 나라에서 이런 발언은 논란의 소지가 많겠지만, 그래도 뭔가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창업가는 일반 노동자와는 달라야 할테다.

집중해서 오래 일한다고 다 성공하는건 아니지만, 근무시간에만 일하고 주말과 개인시간을 다 즐기면서 성공한 창업가는 없다. 적어도 내가 아는 사람중에는 없다. 하다못해 대학교에서 A+를 받기 위해서도 수업시간 이외에 남다른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사업 성공은 과목에서 A+ 받는거 보다 100배는 어렵다.

빌 게이츠가 위에서 말한것 처럼 한가지 일 (그의 경우에는 소프트웨어)에 푹 빠져서 몰입한 상태를 평생 지속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울것 같다. 하지만 개인의 커리어에서 한두번쯤 그런 기간을 몇년이라도 가져보는 경험은 아주 소중하지 않을까? 또, 큰 뜻을 품고 시작한 창업가라면 당연히 그렇게 할 각오와 실천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남의 시선 따위에는 신경 안쓰고 밥만먹고 한가지만 생각하는 사람, 심지어 밥먹으면서도 그 생각만 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존경심이 든다. 그렇게 몰입한 가운데서 혁신이 나오고 예술도 탄생하는 것 같다. 이 글 읽는 분 중에 그런 창업자 계시면 잠깐 쉬실때 저에게 연락 주시면 좋겠다. 투자를 떠나서 꼭 만나보고 싶다. 배우고 싶고 영감을 얻고 싶다.

*사족: 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에 비해 빌 게이츠는 좀 온화한 범생이 스타일 창업자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은 듯 하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초창기 일화들을 읽어보면 빌 게이츠는 절대 얌전한 성품의 사람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도 굉장히 intense 했다고 말하고, 쉴새없이 회사 사람들을 몰아부쳤다. 예를 들어 직원들의 차 번호판을 다 외우고 있었고, 창 밖 주차장을 내다보며 누가 언제 출퇴근 하는지 다 체크할 정도였다.

About Phil Yoon

Founding Partner at Big Basin Ca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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