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초창기 일화들

우버(Uber)와 에어비앤비(AirBnB)의 일대기를 그린 업스타트(The Upstarts)라는 책을 읽고 있다. 에어비앤비 초창기 일화들은 실리콘밸리에서 워낙 유명해서 여러 기사나 풍문으로 토막토막 접했는데, 책으로 보니 쭉 스토리로 연결되는게 마치 무협지를 보는 듯한 매력에 빠져든다.

upstarts

이 책은 우버 이야기를 하는 챕터와 에어비앤비를 다룬 챕터로 양분되어 있고, 우선 에어비앤비 부분을 골라서 쭉 읽었다. 에어비앤비의 일대기중 사실 나에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아주 초창기에 창업자들이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결정들을 내렸으며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관한 부분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각종 규제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들도 있는데, 난 직업탓인지 초창기에 있었던 삽질이나 어려움 극복해 간 이야기가 제일 재밌다. 아래는 이 책 내용중 인상 깊었던 장면들을 중심으로 발췌및 요약하고 내 설명을 더한 것이다.

<오바마 씨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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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이 초창기 춥고 배고프던 시절 궁여지책으로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오바마 씨리얼’을 만들어 팔았다는 유명한 전설이 있다. 그만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일화로, 이 창업자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바퀴벌레’라는 별명도 얻게 된다. 이 책에 의하면 처음엔 창업자들이 씨리얼 만드는 식품회사 (켈로그, General Mills)들과 협업을 통해 공식적인 제품을 만들려고 했었다. 그쪽에 전화해서 열심히 설명했지만, 담당자들은 조금 듣다가 그냥 말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난 이 장면이 상상되서 얼마나 웃기던지 ㅎㅎ 아마 그 담당자들은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이 완전 똘아이들이라고 생각했을거다.) 결국 이들은 수퍼마켓에가서 씨리얼을 왕창 사다가 오바마 그림을 프린트한 박스에 재포장을 하는 노가다를 택한다. 심지어 아주 흥겨운 가락의 씨리얼 로고송 같은것도 작사 작곡해서 유튜브에 올렸다고 한다 (유튜브 뒤져보니 이게 정말 있다! 링크). 당시는 Y Combinator (액셀러레이터) 들어가기도 전인 극초기로써, 이들을 믿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한명 있었다면 엔젤 투자자이자 멘토역할을 했던 마이클 싸이벌(Michael Seibel)이라는 사람이었다. 근데 싸이벌 아저씨마저도 이 씨리얼 이야기와 로고송 이야기를 듣고 황당해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ㅋㅋㅋ.  역시 일반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는 일 (= 미친짓)이나 그 초석을 닦는 일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건 아니다.

<Y Combinator>

줄여서 YC라고도 불리는 이 액셀러레이터는 폴 그램이라는 사람이 시작했고 에어비앤비, 드랍박스 같은 걸출한 스타트업을 양성해내서 유명해지게 되었다. YC가 잘되면서 폴 그램도 ‘실리콘밸리의 요다 (스타워즈 캐릭터)‘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명성을 얻었는데, 사실 그도 상식적인 사람이라 모르는 사람에게 내 집한켠을 내주는 사업아이디어에 상당히 회의적이였다. 그럼에도 그들을 배치팀으로 뽑아준건 순전히 그 씨리얼 이야기를 듣고 감명 받아서였는데, YC에 들이고 나서도 계속 그 비지니스 모델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다 한다. 당시에 에어비앤비 싸이트가 론칭되고 뉴욕에서 40명 정도 호스트가 반신반의 하면서 방을 올린 시점이였는데, 체스키를 비롯한 창업자들은 폴 그램에게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기회가 될때마다 끊임없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폴 그램은 질문을 듣다가 “여기 왜 이러고 앉아있냐. 뉴욕에 호스트들이 있다면 당장가서 만나보라”라고 주문했다. 그 이후로 체스키와 게비아는 주말마다 뉴욕으로 가서 호스트들 챙기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갔다. 실리콘밸리에서 비행기로 편도 5-6시간 걸리는 거리라서 주말마다 동부로 간다는게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였을거다. 현장에서 그들은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려면 멋진 방 사진이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호스트들에게 전문 사진사를 보내게 된다. 언제나 그렇듯이 컴퓨터 화면 앞에서 짜는 전략은 개뿔. 정답은 현장에, 고객에 있다.

<써코야 캐피탈의 투자>

써코야 캐피탈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명성의 벤처캐피탈 회사인데, 그 회사의 McAdoo라는 파트너가 에어비앤비에 기관투자자로서 첫 투자를 하게된다. $585,000 (약 6억원 상당)을 투자하고 지분 20%를 획득했다. 이 지분가치가 2016년 기준으로 $4.5billion (약 5조원)이 되면서 써코야 역사상 최고 수익률을 냈다고 한다 (구글에 투자한 실적보다도 높다니 말 다했다).  지금은 2016년보다도 기업가치가 더 올랐으니 지금까지 들고 있다면 아마 1천배 이상 벌었을것 같다. 부럽다 ㅎㅎ. 써코야가 간단히 손쉽게 돈을 꽂아 대박낸 것은 아니고, 투자 전부터 McAdoo가 어떻게 창업자들과 관계를 쌓았고 투자후에도 이런저런 활동을 통해 지원했는지 나오는데, 읽어보면 괜히 써코야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투자쪽에 있는 사람이면 찾아서 읽어볼만 하다.

<절약정신>

씨리얼 일화에서도 알수 있듯이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의 절약정신은 남달랐다. 창업자 3명중 한명인 Nathan Blecharczyk(당시 24세)라는  해커 기질의 개발자가 전체 싸이트를 혼자서 모두 코딩해내서 초기에 한동안 개발 인력을 따로 뽑지 않았다. 심지어 고객지원 담당인력도 안뽑아서, 고객문의 전화는 언제나 창업자 게비아의 핸드폰으로 연결되었다. 투자후 6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첫 풀타임 엔지니어를 1명 고용했다고 하니 얼마나 고르고 골라서 택한 사람이였을지 상상이 간다.  추후에 직원이 늘어 10명이 되었지만, 사무실 없이 창업자들의 아파트가 사무공간이였고 한켠에는 매트리스가 있었다. 채용인터뷰는 보안을 위해 아파트 층계에서 해야했고, 중요 전화는 화장실에서 받았다.  팔고남은 씨리얼로 연명했던 시절도 있던 창업자들이니 이정도는 어찌보면 놀랍지도 않다. 암튼 돈을 벌기 전까지는 다소 극한체험에 가까운 절약정신으로 회사의 생존 가능성을 높였다.

이외에도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일어난 사고들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로켓인터넷 같은 카피캣 회사들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전세계 도시의 각종 규제에 어떻게 맞섰는지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정말 배울게 많은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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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창업자들: Joe Gebbia, Nathan Blecharczyk, and Brian Chesky.

 

 

 

About Phil Yoon

Founding Partner at Big Basin Ca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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