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조언을 가려듣는 법

창업가는 하루에도 크고 작은 여러 결정을 내려야 한다. 사무실 집기 구매같은 소소한 것에서부터 제품 전략이나 핵심 임원 채용 같은 중대한 문제까지 말이다. 이런 사안들에 대해 혼자 고민하기 버거우면 주위의 자문을 구하게 되고,  또 창업가들은 가만히 있어도 주위에서 이런 저런 훈수 두는 사람이 많기 마련이다. 친구나 지인들은 물론, 어쩌다 명절때 만난 삼촌까지  “그 사업은 이렇게 이렇게 해야 잘 될것 같은데~” 라며 한마디씩 거두기 일쑤다. 나에게도 “요새는 바이오가 핫 하다는데 윤대표도 그쪽에 투자해야 하는것 아냐?” 라는 말하는 분이 몇몇 있었다. 다 좋은 뜻이지만 그걸 다 따를 수는 없다.

남의 말을 귀기울여 듣는 것은 귀를 막고 사는 것보다 훨씬 잘하는 거다. 문제는 넘쳐나는 조언과 훈수 속에 뭘 택하고 뭘 버려야 하는지 애매하다는 것 (누구 장단에 춤을 추란 말인가 참조). 남의 조언을 잘 듣고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린후, 그 내용을 내재화해서 내 행동과 결정에 적용하는 것은 결국 창업가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는다. 나도 많은 분야의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지혜를 구하려 애쓰는 편인데, 타인의 말을 가려 듣는 내 나름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말하는 분이 해당분야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인가? 

너무나 당연한 기준이다. 동네에서 자영업에 종사하시는 삼촌에게 우리 회사 해외진출 전략에 대해 조언을 들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나도 창업가에게 이사회 멤버로서 조언해줄 때 늘 조심하려 한다. 예를 들어, 회사가 새로 출시한 모바일 앱에 대해 내가 일반 사용자로서 사용해보고 느낌이나 피드백을 줄 수는 있지만, 나는 UI/UX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을 경영진에게 미리 상기시켜 준다. 반대로 투자에 관해서는 거의 10년째 이 업을 하고 있어 경험도 많고 내 전문 분야라고 할 수 있으니 후속 투자 유치등에 관해 말할때는 좀 더 힘 주어서 목소리를 내곤한다. 암튼 해당분야에서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서 듣는 말이 제대로 된 조언일 가능성이 높다. (어떤 사람이 정말 해당 분야에서 믿을만한 전문가이냐를 판단하는 것은 또 창업가의 몫으로 남는다)

2. 말하는 분이 어떤 bias (편견, 편향)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옛말이 있다. 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본인이 속한 단체나 이익관계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어느 정도 bias 가 되어 있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 사장은 햄버거에 관해 세계적인 전문가 이겠지만, 그 사람에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햄버거가 뭐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맥도날드라고 할 것이다 (내 주관적인 견해론 Shake Shack 이나 Five Guys가 훨씬 맛있다).  어떤 조언을 들을 때 그 사안에 대해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사심없는’ 견해를 들을 수 있다면 참 좋다. 물론 전문가일수록 해당 분야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완전히 중립적인 스탠스를 가진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쓰고보니 상식적인 이야기처럼 보이긴 하지만, 리마인더 차원이라고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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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Phil Yoon

Founding Partner at Big Basin Ca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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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sponse to 쏟아지는 조언을 가려듣는 법

  1. hiramatu says:

    죄송합니다. 글을 어떻게 남기는지 몰라서 실수로 투고를 해버렸습니다. 최근에 창업을 염두하고 생기는 문제들때문에 어디다 상담할곳이없어서 인터넷을 찾아보다 이곳 까지오게되었네요. 저는 일본에서 6년정도 사회생활을하다 올해에 관련업종으로 창업을 준비중인 사람입니다. 초면에 이러한질문을 하는것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 올 4월정도를 목표로 일본쇼핑몰에 작은 소매점을 출점할 계획이였습니다. 실제로 회사생활은 이러한 사이트를 관리하는 직책을 가지고 2년간 소정의 결과를 내면서 그동안의 문제점을 보안해서 2년간의 사업계획서를 준비하고 이제 그 시작을 남겨두고 , 회사에 퇴직을 신청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간 개별적인 안건으로 몇번 일을 도와드린 회사의 투자자중에 한분께서 제가 일본에서 창업을 하려하면 이런저런 문제가 많을텐데 본인이 회사를 설립해서 저에게 준비해주고 제가 거기에서 일을 해보는것이 어떻겠냐고 하는데, 회사를 그만둔 입장이 아니라 제 생각을 전부 피력할수없어서 말씀만 고맙게 받고 한번 신중히 검토해보겠습니다. 하며 그자리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집에와서 곰곰히 생각하니 많은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제가 창업을 목표로할려는 사업은 약 6개월 초기비용과 목표매출에 따른 사입비용과 기타 부대비용을 제외하면 큰 리스크는 없지만 7개월을 전후로 현금흐름도 조금씩 개선이 될것으로 전망하고 작게, 준비를 하고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리스크나 회사 설립과 기타 대내외적인 업무를 백업을 해주신다고는 하나 , 제가 회사 창업과 관련해서 어떤 계약조건이 좋고 나쁘고 불필요한것인지를 몰라서 그 이야기를 고맙게 받아들이기만 할수없는 현실입니다. 실제로 투자관련해서는 처음부터 염두를 하지않고 사업계획을 한만큼 꼭 투자가 필요한것은 아니지만, 현재 투자를 제의하신분과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어떤식으로든 인연은 소중하게 가저가는것이 맞는것같고. 이것저것 복잡한 심정인것같습니다.

    아마도 제가 이렇게 전달하는것에대해서 제 생각이 정리안된것은 투자에대한 개념이나 그의미가 명확하지않고 해서 그런것같습니다만. 현 상황만을 정리해본다하면

    1현재투자를 받는것은 나쁘지않지만 목표매출로 계획을 잡은 비용들을 계산하면 꼭 필요한것은 아닙니다
    2그렇다고해서 제의에대해서 전부 거절하는것은 , 그 관계나 대내외적인 다양한 인적네트워크를 제가 제 독단으로 버리는것같아서 이부분에 대한 걱정이있습니다.
    3만약 위 두가지사항을 염두하여 투자를 받는다고하면 계약이나 수익에대한 분배등 어떤부분에 주의를 하면 좋을지..그 간략한 방향성이라도 듣고자 이렇게 글을 남겨보게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일을 배우며 모르는것은 어떻게든 혼자해보려고 했습니다만. 당장 눈앞에 닥친 상황에서 제가 책을 통해서 알수있는 정보가 아닌것같아서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답글을 남겨봅니다.

    혹시 대화내용이나 댓글이 개인적인 사정을통해서 메일로 연락을 해야된다하면.
    메일주소도 같이 남겨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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