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Airbnb 사용기

에어비앤비(Airbnb)라는 회사를 오래전부터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건 작년 가을 Big Basin Capital을 창업할 즈음이였다. 이전 회사에 재직중에야 출장 갈 때마다 오성급 호텔로 예약해주니 다른 솔루션을 찾을 필요가 없었는데, 창업을 하고나니 비용절감에 대한 의지가 아주 강력해졌다 ^^. 하루에 30만원씩 하는 강남의 호텔들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를 몇번 사용해 봤고 그 이후 완전히 팬이 되어버렸다. 한국에 매달 출장 갈때마다 강남의 에어비앤비 방을 사용했고, 가족과 즐기는 여가여행에도 적극 사용하게 되었다. 사용하기 시작한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 현재까지 열번도 더 썼고, 특히 최근 가족과 떠난 유럽여행에서는 3개도시 14박을 모두 에어비앤비로 해결했다. (이정도면 에어비앤비가 나에게 우수고객 포인트라도 줘야하는게 아닐까? ^^)

에어비앤비의 장점은 단순히 호텔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물론 내가 뻔질나게 가는 서울 출장이야 가격과 접근성이 가장 큰 요소이지만, 낯선 곳에 ‘여행’으로 떠나는 때 에어비앤비를 쓰면 그곳 사람들의 생활을 좀 더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다. 아무래도 호텔보다 현지인이 사는 아파트에 숙소를 정하면 그 동네 사람의 생활 양식을 쉽게 엿 볼 수 있고, 주위의 시장이나 음식점을 산책삼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이번 유럽 여행에서 그런걸 많이 느꼈다).  또 대부분 에어비앤비 방은 취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원하면 동네 식품점에서 재료를 사다가 요리를 해 먹을 수도 있다. 즉, 며칠간 ‘현지인 코스프레’를 해보는거다.

또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점의 하나는 가격 대비 넓은 공간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 이틀 혼자 출장가는 경우야 보통 숙소에서 잠만 자기 때문에 넓은 방이 큰 의미가 없지만, 1주일 이상 출장가는 경우나, 가족과 같이 여행가는 경우에는 넓은 방이 확실히 쾌적하다. 우리는 아이들이 벌써 청소년기에 돌입해서 이 아이들을 데리고 4명이 좁은 호텔방에 갇혀 있으려면 썩 좋은 경험이 아닐 뿐더러, 경우에 따라 어떤 호텔은 방 2개를 예약할 것을 강요(?)하기도 한다. 최근 여행에서 호텔 방 하나보다 저렴한 가격에 2 bed 아파트를 에어비앤비에서 빌릴 수 있었다. 아이들도 좁은 호텔보다 이게 훨씬 낫다고 입을 모은다 (다음엔 각방을 쓸 수 있게 3 bed 아파트를 빌려달란다 ^^)

에어비앤비를 처음 쓸 때는 예약이 쉽지 않았다. 나에 대한 기록이나 리뷰가 전혀 없어서인지 예약 신청을 했는데 두번이나 리젝트를 먹었다. 그리고 나서 프로필 사진을 바꾸고 (이전 것은 선그라스를 쓴 것이였음), 신분증을 스캔해서 올리고 등등의 작업을 거치고 나서야 간신히 어떤이가 예약을 받아주었다. 호텔같은 데서는 내가 누구건간에 거절당하는 적이 없으니 좀 황당했지만, 에어비앤비는 그만큼 상호 작용, 상호 신뢰가 중요하다는걸 체험한 셈이다. 나에 대한 긍정적 리뷰가 몇개 생긴 후부터는 예약신청이 리젝트 되는 경우는 없었다.

에어비앤비의 단점이 있다면 방의 퀄리티를 미리 알기 어려워 일종의 ‘복불복’이라는 것일테다 (물론 그게 스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도착해서 보니 위치가 생각보다 안좋거나 방이 너저분 하다면 낭패인 셈이다. 나도 한번은 강남의 한 원룸을 빌린적이 있는데 반 지하여서 생각보다 방이 너무 침침했고 침대옆에서 엄지손가락만한 벌레가 나와서 황당했던 적도 있다.  그래서 이런 ‘복불복’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는 것이 다른 고객들의 리뷰이고, 호스트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리뷰를 얻는 것이 성패를 좌우한다. 그런데 에어비앤비의 리뷰 시스템에도 맹점은 있다. 나같은 경우 긍정적인 경험은 충분히 리뷰로 남겨주지만, 유쾌하지 못했던 경험 (침대가 불편했다든지, 벌레가 나왔다든지 등)을 한 때는 주인하고 싸우자는 것처럼 보일까봐 아예 리뷰를 남기지 않았다. 아마 다른 사람도 나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방을 고를때 별점도 중요하게 보지만 리뷰가 총 몇개 달렸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

그동안 사용하면서 몇가지 에피소드들도 생각난다. 난 주로 한국에 갈때는 원룸 독채를 빌리는데 한번은 한 노부부가 사는 아파트의 빈방을 빌린적이 있다. 워낙 친절하게 잘 대해 주셔서 감사했는데, 주인 아저씨가 저녁마다 와인한잔 하자고 하셔서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에 있는 동안은 보통 일정이 아주 빡빡하고 밤에 들어오면 씻고 자는 것 외에는 아무 생각이 안드는게 보통이라 와인 한잔 제의는 꽤 부담이였다. 호의를 베푸시는 것이니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또, 아침 식사 준비 안 해주셔도 된다고 거듭 말씀드렸지만 일주일 내내 똑같은 쏘세지 볶음과 계란 후라이를 해주셔서 어쩔수 없이(?) 먹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당시에는 ‘내가 돈내고 묵으면서 왜 이걸 억지로 먹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그래서 다음부터는 호스트의 간섭이 없는 독채만 빌리고 있다.

얼마전에는 이런일도 있었다.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일주일 묵고 난뒤 며칠 있다가 주인에게서 이메일이 왔는데 다짜고짜 “왜 옷장 문을 망가뜨려 놓고 나에게 말을 하지 않았냐?”는 황당한 내용이였다. 난 그 옷장을 별로 쓰지도 않았고 망가뜨린 적 없기 때문에 정말 황당했다. 더군다나 사실관계를 확인도 하지 않은채 아예 나를 범인으로 단정짓고 말하는 어투에 화가났다. 최대한 화를 가라앉히고 나는 망가뜨린 적 없고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중인 내가 이런 일로 거짓말 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호스트가 “바로 전 손님이 그런것 같다”라며 얼버무리며 일단락 되었지만, 그녀는 사과도 안했고 내 마음속에 불쾌한 기분은 여전히 남았다. 그렇다고 나의 결백을 증명할 뚜렷한 방법도 없었다. 문득 에어비앤비에 이런 사소한 시비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대부분의 호스트들은 꽤 서비스가 좋은 편이였다. 이메일이나 문자등을 보내면 바로바로 답이 왔고, 질문이나 요구사항등에 세심하게 답변을 해줬다. 공항버스 정류소에 친절히 자가용을 가지고 마중나온 한국 청년도 있었고, 마당에서 기르는 닭이 낳은 계란으로 아침을 해준 친절한 미국 시골 부부도 기억난다.

암튼 아직 에어비앤비를 써 보지 않은 분들은 적어도 한번은 경험해 보는 걸 추천한다. 이 회사는 이미 기업가치가 10조원에 달하는 ‘공룡 스타트업’이 되었다. 아직 규제문제 등으로 일부지역에서 논란이 있지만, 사람들이 여행하는 방식을 크게 바꾸고 있는 회사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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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Phil Yoon

Founding Partner at Big Basin Ca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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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esponses to 나의 Airbnb 사용기

  1. novawoo says:

    에어비앤비 써본 얘기만 듣고 아직 한번도 안써봤는데 흥미가 생기네요. 잘 보고 갑니다~

  2. 저도 제 호스트 경험을 한번 써봐야 겠군요. :)

  3. 에어비앤비 이용시 예약할 곳을 확인하기 위해 제가 사용하는 방식은, 리뷰를 남긴 유저에게 쪽지로 실제 어떠했는지를 묻는 것 입니다.
    활발히 이용하는, 혹은 같은 한국인인 경우에는 꼼꼼하게 잘 응답을 해줄 때가 있어서 더욱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 )

  4. Anonymous says:

    조심하셔야 합니다. 사기를 당했어요. 뉴욕의 Robyn이라는 여자는 콘도를 자기집인양 사진을 올려 놓고 에어비앤비에 가입을 하고선 일단 손님이 오면 콘도 예약을 하고 차익금을 취하는 듯 합니다. 3일 숙박비 45만원을 완납하고 현장에 도착하니 곧 온다는 사람이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오길래 확인을 해보니 그나마 콘도도 예약도 안해놓고 아무리 전화해도 받지도 않고, 문자로 에어비엔비 사람들에겐 말하지 말어 달라고. . . 어떻게 이런일이. . . 절대로 에어비엔비를 이용하지 마세요. 이런 억울한 경우가 생겨도 홈페이지에 고발하는 코너도 없고…. 비앤비 측에서는 수수료는 확실하게 떼어먹고. . ., 아주 부도덕하고 책임감없는 나쁜 사이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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