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로 이해해보는 스타트업

골프와 스타트업 — 별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두 topic인데 두가지를 다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 공통점과 평행선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골프는 한국에선 아직 “부자 스포츠”로 각인되어 있는 면이 많아서 공무원등이나 사업하는 사람들이 어디서 골프치고 왔다고 하면 “접대”내지는 “뒷거래”가 있었다고 짐작하는등 사회적으로 안좋게 보는 시선이 강하지만, 미국에서는 아주 대중적이고 친근한 취미활동/스포츠로 누구나 쉽게 저렴한 가격에 골프를 즐길수 있다.  예를들어, 실리콘 밸리지역에서 public course중에 제일 괜찮은 곳중 하나인  Cinnabar라는 골프장의 주말 오후 twilight session은 카트포함 60불이니 큰 부담없이 즐겁게 반나절을 친구들과 보낼수 있다.  예약도 1주일전에만 전화걸어서 하면 충분하고, public이니 수억원대의 membership fee도 전혀 없을 뿐더러 캐디도 없으니 캐디 fee도 없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도 골프를 치기 가장 좋은 곳중에 하나인데, Pebble beach등 좋은 골프장이 많은 것도 있지만 1년내내 골프를 칠수 있는 기후가 형성되어 있어서이다. 얼마전 12월달 중순 이후에 좀 한가한 틈을 타서 골프를 많이 쳤는데 크리스마스 전전날도 영상 13도 정도의 쾌적한(!) 날씨에서 골프를 쳤다. ㅎㅎㅎ

이야기가 좀 딴데로 새고 있는데, 암튼 오늘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골프의 비유로 이해해보는 스타트업의 성공 전략이다. 골프를 접해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하면 골프에서의 shot은 아주 간단하게 보면 (대부분의 Par 4 홀 기준) 처음 tee box에서 치는 driver shot, 페어웨이에서 그린을 공략하는 iron shot, 그린위에서 홀 컵을 노리는 putting으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있다. 물론 fairway wood shot, approach shot, chip shot, hazard shot, bunker shot, 등등 다 나열하면 끝도 없겠지만, 일단 논외로 하겠다.

1. Driver shot = 스타트업의 기반 technology 또는 idea

골프를 치는 사람은 다 알지만 드라이버를 잘 치면 기분이 되게 좋다. 같이 치는 친구들 앞에서 내가 친 드라이버가 짱~ 소리를 내며 페어웨이를 향해 직진하면 입가에는 미소가, 어깨에는 은근 힘도 들어간다. ㅋㅋ 하지만 드라이버가 점수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 드라이버는 다음 second shot을 유리하게 칠 수 있는 곳에 공을 안착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로서, 다음 샷을 위한 포석 (positioning)이라고 생각하면 맞다.  드라이버를 잘 친다고 바로 파, 버디 같은 좋은 점수로 이어지는게 아니고 파, 버디를 할 가능성이 높은 지점에 가는 것이다.  이걸 혼동하면 안 된다.  간혹 스타트업을 시작하시는 분 중에 “우린 정말 쥑여주는 technology를 가지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그 기술력 만으로 사업이 대박 날 것처럼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 technology는 앞으로 좋은 사업을 펼쳐나갈 토대가 되는 것이지, 좋은 기술 자체가 사업 성공은 아니라는 말이다. 아이디어도 마찬가지다. 남이 생각하지 못한 멋진 아이디어가 있다면 분명 좋은 것이고, 뭔가를 시작해볼 만한 기반이 되는 것이지 아이디어만으로 사업이 성공하지는 않는다.  물론 드라이버를 똑바로 멀리치면 그만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듯, 좋은 기술,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분명 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실제 좋은 점수를 내려면 뒤따르는 아이언샷과 퍼팅이 받쳐줘야 된다.  사실 골프에서 대부분의 경우 아이언샷과 퍼팅이 점수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2. Iron shot = 스타트업의 제품 개발

드라이버로 친공이 괜찮은 거리를 내고 페어웨이에 안착되면 이젠 그린을 공략해야 된다.  아이언 샷은 남아있는 거리, 바람의 방향, 주위의 지형/장애물에 따라 여러 클럽중에 선택할수 있는 묘미가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각 아이언 클럽에 대한 평균거리를 알고 있어야 하고, 바람이 심하게 분다든지 오르막/내리막 경사가 있다던지 하는 상황에 따라 한두 클럽씩 높게 잡거나 낮게 잡기도 하는등 여러가지 전략이 가능하다.  스윙도 풀스윙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 3/4 스윙을 하기도 하고 왼쪽으로 휘어치기(draw) 오른쪽으로 휘어치기(fade)등 고난이도의 shot들도 있다.  아무튼 중요한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공을 그린에 올려 놓는게, 그것도 최대한 깃대에 가깝게 올려 놓는 것이 아이언 샷의 지상과제다.  스타트업의 제품이나 써비스 개발도 비슷하다. 기본 기술이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서 실제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성패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떤 방법으로 어떤 형태의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할지에 대해서는 보통 choice가 많다.  자신이 꾸려가고 있는 팀의 기본 능력을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주변의 시장상황에 따라 적절히 제품 전략을 수정해야하는 유연함도 필요하다.  암튼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선 스타트업으로서 가능한 수단과 resource를 총동원해 어떻게 해서든 사람들이 좋아하고 가치를 느낄만한 제품을 내놓아야 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CEO의 판단력이 정말 critical 하다.  개인적으로 사업에서 product가 전부는 아니지만, 거의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럼, 좋은 product만 내놓으면 사업이 성공이냐? 그건 또 아니다.  좋은 제품이 나오면 성공적인 사업에 근접하게 되나, 어디 그린에 공만 올려 놓는다고 버디가 되던가? ㅎㅎ

3. Putting = 스타트업의 세일즈 & 마케팅

PGA 중계를 보다보면 프로 골퍼들도 종종 퍼팅에서 많은 실수를 범하는걸 알수 있다. 그림같은 아이언 샷을 날려 놓고도 퍼팅에서 망해 보기를 적어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럴때 보통 골프 중계하는 사람들이 “cashing in”을 못했다고 안타까워 한다.  즉, 300야드 드라이버 샷, 그림같은 궤적의 아이언 샷을 쳐놓고도 마지막 마무리를 못해서 돈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는 말이다.  PGA 선수들은 어마어마한 상금이 걸려 있으니 정말 cashing in이라는 표현이 문자그대로 맞는 것 같다.  언젠가 친구가 그러는데 “드라이버는 show고, 퍼팅은 돈이다”라고 하더라 — 이 말이 퍼팅의 중요성을 한마디로 압축한다고 볼 수 있다.  ㅎㅎ 암튼 사업에서도 좋은제품으로 돈을 벌려면 세일즈 마케팅 능력이 뒤따라 줘야 한다.  CEO가 직접하든 VP Sales 가 하든 누군가 나가서 홀컵에 공이 떨어질때까지, 은행 구좌에 돈이 입금될때까지 sales execution을 해야 한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날개돗힌듯 팔리는 제품이면 얼마나 좋겠냐만, 그런 제품은 애플밖에 없다 :) 심지어 “great product”를 그렇게 강조하는 스티브 잡스도 제품설명회 같은데 나와서 말하는것 들어보면 엄청난 salesman인걸 알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골프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초기 기업으로서 앞으로 같이 갈 VC를 선택할때, 갓 입문 프로 골프선수가 자신의 스폰서를 고른다는 생각보담은 캐디를 고르는 생각으로 하면 좀 더 올바른 선택이 될 것이다.

해병대 사태를 보면서

(첨언: 2011년 7월에 해병대 사건이 터졌을때 착찹한 마음으로 페이스북에 썼던 글인데 여기 블로그로 옮깁니다. 얼마전 동급생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생 소년의 이야기는 참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단순히 아이들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왕따 문제로 끝날게 아니고, 좀더 깊이 들어가보면 우리나라 사회 곳곳에 만연한 ‘획일주의’라는 저질문화가 초래하는 크나큰 병폐입니다.  사회 발전의 엄청난 장애요소이기도 하지요.  외국에 나와서 소수민족으로 몇년만 살아보면 다양성 존중이 얼마나 중요한지 바로 피부로 느낍니다.  저도 한국에서 자랄때는 제가 획일주의에 길들여져가고 있다는걸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집단괴롭힘 이거 아주 큰 문제 입니다. 특히 제가 아래서도 지적했듯이 군대나 학교 같이 폐쇄된 조직에서의 집단괴롭힘은 아주 위험하고 일련의 사건에서 나타나듯이 준 살인행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터진 해병대 사건을 보며 마음이 착찹하다.

조직내 왕따, 집단 괴롭히기, 기수 열외 이런 문제가 해병대에만 있는게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에 만연한건 모두 잘 아는 사실일거다.  단지 군이라는 특수성과 맞물려 총기 사건으로 이어져 크게 일이 터졌을 뿐, 근본적인 문제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조직적 괴롭힘’은 우리나라 온갖 조직에 널려 있다.  상대적으로 덜 폐쇄 되어있고 선택의 여지가 있는 조직 (예를 들면 대학교의 동아리등)에서도 왕따는 만연해 있지만 이런경우 당사자는 그나마 선택의 여지가 있으므로 (동아리 탈퇴등) 좀 나은 경우라 할 수 있다.  선택의 경우가 없는 때는 정말 위험한 것이다.  폐쇄되어있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조직 (예를 들면 중고등 학교나 군대)에서 사회적 약자가 이런 괴롭힘을 당한다면 곧 인간의 한계 상황에 몰리게 되고 극한 행동에 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이런말 하면 욕 먹겠지만, 난 우리나라가 엄청난 경제 성장을 하고 예전에 비하면 민주화도 많이 이루었지만, 아직 선진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한참 멀었다고 생각한다. 왜냐, 답은 간단하다. 사회적 약자, 사회적 소수가 제대로 보호되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할때, 어떤 사회가 얼마나 성숙하고 ‘선진화’ 되었냐의 척도는 이러하다.  조직내에서 약자나 소수로 여겨지는 사람들이 제도적으로 또는 문화적으로 어떻게 보호되며 더 나아가서는 그들이 그 사회에서 얼마나 쉽게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걸 다른 방식으로 말하면 얼마만큼 다양성 (diversity)이 인정되고 장려되는가 하는 문제다.  그림이 그려지나?  우리나라 만큼 획일주의가 만연해 있는 나라가 드물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지?  아주 작은 예로, 가끔 우리나라에선 성인 남자가 수염만 길러도 쉽사리 핀잔을 듣는다. 우리나라에선 조직의 강자/다수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기준하여 ‘획일’이 성립되고 그에 어긋나는 것들은 가차없이 잘려나간다는 것을.  여기에는 사람도 포함된다.  이번에 불거져 나온 기수열외가 뭔가? 누군가에 정해진 획일 (술마시기, 고문에 가까운 기합 견디기) 에 못 따라가는 인간들을 벼랑끝으로 몰아내고자 만든 것 아닌가?  이러한 방법으로 사회적 강자는 자신의 입지를 더 공고히 한다고 생각하고 고통받는 약자를 보며 동정은 커녕 희열을 느낀다.  이런 추악스러움이 인간 본성에 내재한다면 정말 슬픈일이다.

그럼 외국, 소위 선진국에선 약자나 소수가 진짜 잘 보호되는가라고 묻는 이도 있을 게다.  미국 같은 나라에서도 학교에서 왕따 (보통 bullying이라 함)는 심각한 문제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차이점은 간단하다.  미국에선 이런걸 쉬쉬하고 덮으려 하지 않고 철저한 정책 (흔히 말하는 zero tolerance for bullies)을 세워놓고 많이들 노력한다.  선생, 학부모들의 관심도나 감시체계도 한국에서 느끼는 것 보다 훨씬 그 강도가 높다. 더 나아가서 다양성에 대한 존중, 장려는 이제 미국의 문화로 많이 자리 잡았다.  이건 하루 아침에 되는 건 아닌 것 같고 미국에서 보니 어렸을때 부터 그렇게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  “모든이는 다르다”는 것을.  대학교나 동네 community, 회사 등에 보면 사회적 약자와 소수를 위한 각종 장치와 제도가 많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보게 된다. 직장내 여성들을 위한 모임, 장애인을 위한 특수 시설들, 성적 소수자를 위한 모임, 소수민족 사람들을 채용하는 제도 등등.  어떤때는 그들에 대한 배려가 배려를 넘어 “특혜”로 보일만큼 좋은 경우도 있다.  여기서 입아프게 미국 찬양하자는게 아니다.  미국도 아직 어떻게 보면 갈길이 멀다. (정부, 회사 요직들은 대부분 백인 남자가 차지하는 등) 하지만 배울건 많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장려.  이건 그들의 힘의 원천일 수도 있다.

“톨레랑스” — 이게 옛날 윤리 과목 시간엔가 첨에 봤을땐 신기한(?) 단어다라고만 생각하고 쉽게 넘어 갔는데 이제와 지나고 보니 이게 엄청 중요한거다.

SNS에서 느끼는 피로감

한국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요새 스타트업이 생기는 분야중 가장 활발한데는 social networking 쪽이 아닌가 싶다.  Facebook과 Twitter등이 초대박을 냈으니 많은 이들이 그 가능성을 보고 뛰어드는 건 이해할만하다.  그래도 이 분야에서 생겨나는 스타트업 숫자는 좀 너무 많은 것 같고 Facebook 이후에 과연 그만한 기회가 또 생길 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래서 한사람의 사용자로서, 또 한편으론 투자자로서 느끼는 점들을 공유할까 한다.

그럼 먼저 왜 social networking에 창업자들이 몰리는 것일까? 내가 짐작하는 이유는

– 여러모로 골치아픈 하드웨어 만드는 회사보다는 훨씬 이해하기 쉽고 우선 재미가 있다.

– 적은 자본으로 일단 시작해서 론칭할 수 있다.

– 인터넷, 스마트폰이 완전히 대중화 되었으니 잘만하면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 Facebook의 초대박을 보고나니 저만큼은 안되어도 잘만하면 꽤 큰돈을 벌 수 있을것 같다.

– 창업을 위해서 공동창업자를 구해야 하는데, 요샌 다들 이런쪽만 창업하니 어쩔수 없다.

뭐 이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암튼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수의 SNS 관련 회사들이 생기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Twitter, Facebook, Linkedin을 비교적 자주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SNS가 필요 없다거나 하는 주장을 할 생각은 없다. 단지 SNS가 가져다주는 fundamental 가치에 비해서 사회적 자산과 유능한 인재들이 너무 몰리는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요새 나오는 SNS 특징중 하나가 좀더 “소수정예”에 입각한 sharing을 필두로 내걸고 있다. 모든 SNS의 벤치마킹은 일단 Facebook이니, 페북의 가장 큰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전체공유의 문제점을 고치려 드는 것이다.  모두 알다시피 페북에선 글하나, 사진하나 올리면 나의 친구로 등록된 수백명이 다 볼수 있게 되어있으니 경우에 따라 사람들이 별로 내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페북도 이걸 고치려고 그룹 기능도 제공하고 해봤는데 별로 호응이 없었다. (성공 못한 이유는 “귀차니즘”일 것이다. 친구들을 일일이 그룹으로 나누고 privacy setting정하고 하는것이 한마디로 귀찮다 이거다)  페북의 이런 약점을 발판(?)으로 구글 플러스 같은것도 나왔고, 소수정예 sharing을 지향하는 Path라는 app도 있으며, 오늘 기사에 보니 아예 두사람만 서로 공유하는 Ourspot이라는 서비스도 있다.  그리고 뒤져보면 비슷한 개념의 SNS 나 app들이 많다는 걸 알수 있다. 여기다가 location 개념까지 동원한 SNS, 아직 론칭되지 않은 준비중인 서비스는 또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까지 해본다. 이런 새로운 시도들이 기존의 절대강자인 Facebook의 한계점을 극복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고, 특히 수려하고 사용하기 쉬운 UI등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회사들에 내가 약간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를 정리하면,

– 사용자로서 피로감이 막 몰려온다. (페이스북도 이젠 좀 지겨워서 잘 안가는데, 다른데를 또 Sign-up해서 일일이 친구 맺기 하라고? No thanks)

– (친구맺기가 자동으로 설정 된다 하더라도) 더이상 별로 특별히 sharing 할게 없다. Path같은 앱에서는 내가 몇시에 자고 일어나는지까지 sharing이 가능한데 필요가 있을까? 어떤이는 내가 몇시에 화장실에가서 응가를 하고 왔는지까지 sharing을 하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물론 농담이겠지만), 이젠 거의 의미있는 sharing이 고갈되어가니 의미없는 것들까지 sharing하려는 느낌이다.

– SNS가 유용하려면 많은 사람들이 그 서비스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소수정예 그룹을 지향하는 SNS는 많은 사람을 끌어 모으기에는 확실히 태생적 한계가 있다.

SNS는 분명 유용하고 재미있는 tool이다. 나도 오랫동안 써왔고 앞으로도 계속 쓸 것 같다. 근데 요즘의 스타트업들이 이쪽이 너무 편향되는 현상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과연 이 많은 똑똑한 젊은이들이 달겨들어서 풀어야 할만큼 SNS에 큰 문제가 남아  있느냐 하는 것이다.  마치 초딩때 환경미화 심사가 있는데 반에서 제일 똑똑한 친구 20명이 교실 뒤쪽 게시판 하나 장식하는데 매달려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교실은 넓고 구석구석 청소해야 할 곳은 많은데 말이다.  마찬가지로 세상에 innovation을 요구하는 부분은 일일이 열거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방대하다. IT쪽에만 국한해서 보더라도 SNS보다 훨씬 근원적인 문제를 가진 분야는 많고 이런 문제를 풀어내는 회사는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큰 성공을 할 것이 자명하다.  앞서 말했듯이 SNS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SNS 가 사람들에게 주는 value에 비해 지금의 쏠림현상은 과도기적 기현상일 것이다.  SNS도 분명 사용자에게 주는 value가 있지만 인류가 발명하고 일구어낸 다른 근원적인 것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쉽게 생각해서 페이스북이 일주일간 지구상에서 사라진다고 가정하면 어떨까? 좀 아우성이 있겠지만 세상은 잘 돌아 갈 것 같다.  애플제품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아까보다 더 큰 혼란과 아우성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웬만큼 돌아갈 것 같다). 인텔제품이 1주일간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세상의 컴퓨터 대부분이 먹통일테니 그 혼란은 거의 상상하기 싫어진다. 전기가 1주일간 없어진다면? 이젠 거의 생존의 문제로 연결된다.

요새 세계 곳곳에서 부는 창업 바람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하지만, 뚜겅을 열어보면 너무 SNS와 app개발등에 치중된 경향이 있다.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근원적인 value를 선사하는 회사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에서 두서없이 적었다.

스타트업과 자회사에 대한 나의 생각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많은 스타트업 회사들을 만나다 보니 한국 스타트업 회사들이 특히 자회사 구조가 복잡한 경우가 많다는 걸 느낀다.

비교적 신생회사로 매출규모도 얼마 안되고 직원도 몇십명 안되지만 자회사를 설립한 회사들을 많이 보게 된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스타트업 회사가 자회사를 차리는 건 흔치 않은 일이고 그리 권장할 만한 일도 아닌데, 유독 한국 (중국도 좀 그러함)에서는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투자자로서 이런 경우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 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이유는

1) 모회사의 규모도 그리 크지 않은데 구지 자회사를 만들었어야 하는 이유가 궁금하고

2) 자회사와 본회사의 얽혀있는 지분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는데 외부인으로서 숨겨진 관계까지 다 속속들이 파헤치기 좀 귀찮기도 하고

3) 자회사의 CEO가 정말 그 회사의 결정권을 가진 CEO인지 아니면 소위 말해서 모회사의 명령에 따르는  ‘바지사장’인지도 의문이고

4) 투자된 금액이 모회사로 흘러들어가는지 자회사로 가는지 애매할 수도 있는등이 있다.  (특히 두 회사가 salesforce 등의 resource를 공유하는 경우)

아무튼 이러한 등등의 이유로 투자자 관점에서는 지분구조가 깨끗한 회사보다는 훨씬 매력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동일한 조건일 경우)

자회사를 설립하는 배경이 다 다르므로 스타트업이 자회사를 차리는건 무조건 나쁘다는 일반론은 어렵겠지만 내가 본 많은 경우에 자회사를 차리는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가 소위 말하는 ‘경영권 보호’ 차원이였다.  가상적인 예를 한번 들어보자.  온라인 게임으로 출발한 “수퍼펀”이라는 회사가 있다. 몇번의 투자를 받고 개발이 좀 지연되다가 보니 창업자의 지분이 51%이고 나머지 49%는 투자자들에게 속한 상황에서 새로운 모바일 게임 아이디어가 생겼다. 내부적으로 몇몇 사람을 동원해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는데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이 섰다. 모바일 게임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론칭하려면 20억이 들어갈 전망인데 현재 자금 사정이 거의 바닥난 상태이므로 외부투자 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다. 창업자의 지분이 51%이므로 이번에 외부투자를 받으면 창업자의 지분은 당연히 50% 아래로 내려갈 수 밖에 없다. 투자는 받아야 겠지만 자신의 지분이 과반수 아래로 내려가는건 굉장히 위험해 보인다. 경영실적이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최악의 경우 회사에서 쫓겨나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스티브 잡스같은 스타 CEO도 자기가 만든 애플에서 쫓겨난적이 있지 않던가? 이런저런 생각 끝에 “수퍼모바일” 이란 자회사를 차리기로 한다.  모회사 “수퍼펀”이 지분 60%를 소유하고 20억 외부자금을 끌어들여 그들에게 40%를 주는 형태로  “수퍼모바일”을 설립하면 해결이 되는 것 같다. 모회사, 자회사 모두 과반수 이상 소유하고 있으니 경영권도 “보호”되고 외부투자도 받을 수 있어서 모바일 게임사업을 할수 있게 된다.  “수퍼모바일”의 CEO는 프로토타입 개발 담당 팀장에게 일단 맡기기로 한다. 이렇게 몇번 하다보면 매출은 얼마 없는 회사가 자회사를 서너개 거느리고 그 자회사들의 해외 법인까지 생겨서 금방 서로 지분구조가 물고 물리는 구조가 형성된다. (우리나라 재벌들이 흔히 쓰는 수법인 순환출자라는게 별게 아니고 아주 간단히 말하면 위와 같은 출자구조가 회사 몇몇개를 통해 한바퀴 빙 돌면 형성이 되는 것이다)

물건너 실리콘밸리에서는 창업자의 지분이 과반수 아래로 내려가는 건 성장과정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고, 현실적으로 보통 Series B까지 하게 되면 대다수의 회사가 과반수 아래로 내려갈 수 밖에 없다. 그들의 생각은 “1억불 회사의 10%를 가지는 것이 백만불 회사의 50%를 가지는 것 보다 낫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미국 사람들이 원래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  물론 이들도 다 사람이니 회사 지분이 dilution되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있고 걱정도 있을테지만, 많은 entrepreneur들이 가지는 생각은 그러한 risk를 감수하고 회사를 1억불 회사로 만드는데 focus를 둔다. 즉, 아까 말했듯이 투자도 못받고 생각했던 사업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고 이도저도 안되는 회사의 50%들고 있느니, 차라리 한번 질러서 1억불 또는 10억불짜리 회사를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게 그들의 꿈이다.  그리고 여러차례 funding으로 dilution이 되더라도 실리콘 밸리의 많은 VC들이 employee option pool을 재생해서 CEO를 비롯한 직원들이 20%정도는 소유할 수 있게 한다.  Series B정도까지 하면 이미 경영권은 회사의 이사회에 있는 것이고 지분구조나 자회사등을 통해 경영권을 “보호”하겠다는 생각은 별로 popular한 아이디어가 아니다.  CEO가 자기 자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원칙적으로 performance밖에 없다고 보면 된다. (물론 이사회 멤버를 개인적인 친구로 앉히는등의 방법도 있지만 그건 꼼수다)

그럼 우리나라에선 왜 이렇게 경영권 보호에 집착하는 것일까? 뭐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신뢰부족이라고 본다. CEO는 투자자를 믿지 못하고 투자자는 CEO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모든 사업이 다 잘 되면 좋겠지만, 초창기 사업이란게 잘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럴 경우 성숙하지 못한 투자자는 패닉상태에 이르게 되고 감정적인 결정과 행동을 하게 되어 회사의 장기적 발전에 저해되는 일을 저지르기 쉽상이다. 쉽게 말하면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본전 찾기에 급급하게 되고, 그와중에 방해가 되는 CEO나 창업자를 밖으로 내모는 경우도 생긴다.  뉴스에도 이런 경우가 보도되기도 하니 아마 생소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언젠가 본 사건에서는 심지어 “용역”까지 동원되는 경우도 보았다.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이야기를 주위에서 듣거나 보게되면  “역시 믿을건 내 지분밖에 없어” 라고 결론 짓는게 어찌 보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이러한 인간적인 생각이 아주 나쁘다고는 보기는 좀 어렵지만 회사를 크게 키우는데 장애요소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그래서 똑같은 돈을 들고 온다고 다 똑같은 투자자가 아니라 믿을만한 투자자를 선택하는게 아주 중요하다. 반대로 투자자들도 CEO에 대한 background조사를 철저히 하는 이유가 믿을만한 사람에게 투자하고 싶기 때문이다.

신뢰 부족이란게 원래 엄청난 사회 비용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좀 다른 이야기 이지만 북한과 남한이 서로 공격하지 않을것을 믿지 못하니 엄청난 돈을 들여서 대치할 수 밖에 없는 거다. 우리나라가 군사비에 쓴 돈을 다른 사회 간접자본에 투자했다고 하면 우리나라는 어쩌면 지금 보다도 훨씬 큰 성장을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회사의 경우에 있어서도, 투자자를 믿을 수 없어 경영권 방어에 집착한 나머지 좋은 아이템을 support하지 못한다면 그또한 회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일 것이다.  그리고 자회사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정말 자회사가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서 존재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 (경영권 보호 같은 꼼수 말고) 가 없으면 만들지 않는게 좋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자회사 존재 이유가 있더라도, 웬만하면 모회사 스타트업의 규모가 연매출 수백억~수천억의 안정적인 궤도에 이르기 전까지는 아예 생각하지 마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VC office hour #2

(new edit: 자리가 다 차서 이제 신청 그만 받겠습니다. 아직 신청 못하신 분은 다음 기회를 기대해 주세요)

많은 분들의 격려에 힘입어 두번째 VC office hour를 진행하려 합니다.

진행 방식과 성격은 지난번과 비슷하고 시간과 장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날짜: 12월 10일 토요일 오전 9시에서 정오까지 (한분당 30분씩)

장소: 오시는 분에 한해서 추후 공지 (아마 강남 삼성동 근처일 것임)

지난번에 생각보다 많은 분이 신청하셔서 놀라기도 하고 많은 분들 못 뵈게 되서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배우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지난번에 참석하셨던분들 feedback있으면 기탄없이 아래 답글로 달아주셔도 좋습니다. 좋았던점, 아쉬웠던 점 모두)  한가지 힘들었던 점은 많은 분이 신청하시다 보니 생각보다 접수하고 시간표짜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그점을 좀 보완하기 위해서 아래와 같이 유의 사항을 공지하니  꼭 지켜 주세요.

– 이메일 (liveandventure@gmail.com)로만 신청접수를 받겠습니다. 트위터로는 받지 않겠습니다. (트위터로는 상호 연락이 쉽지 않아서 입니다)

– 연락 가능한 핸드폰 전화번호를 이메일에 남겨주세요

–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중에서 아무때라도 가능하신 분만 신청해 주세요.  가끔 시간을 바꿔 달라고 하시는 분도 계신데, 사정은 이해하지만 제가 시간표 짜기가 너무 힘듭니다.

– 구상중이거나 진행중인 사업 내용을 5줄 정도로 짧게 summary해서 보내주세요. (너무 길면 곤란합니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나 파워포인트 자료등은 없어도 전혀 상관 없습니다.

– 부동산쪽이나 바이오쪽 사업은 제가 아주 문외한이기 때문에 이 office hour가 도움이 안 될 것이므로 참조하세요.

열정이 넘치시는 분들과 좋은 만남을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