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노선 비행기를 탈때 좋은 점은 방해 받지 않고 찬찬히 책을 읽을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몸은 피곤하다 ㅜㅜ) 이번 출장 돌아오는 길에 “행운이 항상 따르는 사람들의 7가지 비밀이라는” 번역서를 읽었다. 코엑스 지하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원서는 How to Make Luck 이라는 제목이고 원저자는 Marc Myers로 1998년에 발간되었으니 꽤 시간이 된 책인데 아마도 최근에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된 듯하다.
원 제목을 다시 잘 살펴보자. How to make luck을 직역하면 “행운 만드는법”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How to get lucky (운 좋아지는 방법)라고 하지 않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행운은 그저 가만히 있으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저자는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생활에 일어난 행운을 돌아보면 그 행운이 있기까지 우리 스스로 많은 공헌을 한 걸 알 수 있다. 책에 소개된 예로 어떤 모임에 나가 좋은 사람을 소개 받아 기막힌 기회를 잡게 되었다면, 적어도 그 모임에 나갔다는 노력을 한 것이다. 물론 모임에 나갈때 마다 기막힌 기회를 얻어낼 수는 없지만, 자신에게 좋은 일이 일어날 확률이 많은 환경에 자신을 노출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마치 맹자의 어머니가 서당근처로 이사갔던 이야기 처럼.
책 전반부에 주옥 같은 격언이 많이 있는데, 한가지 현실적이면서도 공감이 많이 갔던 내용을 공유하려 한다. 소제목은 “점심식사 한번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비결”인데 간추린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당신 자신말고 상대에 대해 이야기 하라 — 내 문제에 관해 떠들기 보다는 대화의 초점을 상대로 하고 그러기 위해서 적절한 질문을 많이 하라는 것
- 까다로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물어보라 — 누구든 조언 부탁을 받으면 전문가가 된 듯한 기분이 들며 당신을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많아진다
- 어떻게 지내냐고 물으면 그때 도움을 청하라 — 누군가에게 뭔가를 부탁할때 자칫 구걸이나 애원조로 들리기도 쉬운데, 대화의 주제가 자신으로 옮겨졌을때 자연스럽게 도움을 청하면 좋다
얼마전 네트워킹에 관한 블로그 글을 쓴적이 있는데, 그 글을 쓰며 정리한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아서 더욱 공감이 갔던 책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라는 말처럼 행운을 만들어내기 까지는 그 과정에서 많은 노력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Job을 얻으려면 도움이 될만한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고, 영업 실적을 올리려면 잠재적 고객이 많은 곳으로 뛰어들어야 하며, 좋은 배우자를 찾고 있다면 소개팅을 게을리할 수 없다. 결정적인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운”의 영역일지 몰라도 그 확률을 최대한 높일수 있는 일은 찾아보면 많다. 사실 상식적인 이야기인데 많은 사람들이 행운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지 않는 것은, 본인의 노력이나 행위가 주위의 환경이나 행운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지레 짐작하고 포기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참 맞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소개된 일화중에 재미있는 것이 있어 짧게 소개하려 한다. 뉴욕의 한 지하철 차장은 열차를 타려고 달려오는 승객이 있으면 문을 닫기 전에 언제나 몇 초 기다려 주는 반면, 승객이 걸어오고 있으면 가차 없이 문을 닫아버린다고 한다. 지하철을 잡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보면 도와주고 싶지만, 지하철 잡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배려하지는 않는다고 저자에게 말한다. 세상에 이 지하철 차장과 비슷한 사람이 많다는 걸 생각하며 두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첫째, 무언가를 원하는게 있으면 내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 둘째,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에게 적극 알려야 한다는 것.
정말 소위 말하는 “천운”이라는 것을 타고 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는 극히 일부고.. 대부분의 성공스토리 뒤에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노력들이 있는것 같습니다. 단지, 성공스토리로 포장이 될 때는 그 뒤의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은 상대적으로 짧게 압축이 되어 사람들이 종종 이를 “운”으로 착각할 뿐이지요.
그렇지요. 책에서도 지적하신 부분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남의 성공을 잘 이해하기 어려울때 그저 “운”이였겠거니 하고 생각해 버리는 거죠. 그리고 나의 성공도 인터뷰 할때는 겸손함을 위해서 “운이 좋았다”라고 말하는 경향도 있고요.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에게 적극 알려야 한다는 것.” 이 부분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 방법도 100명에게 1만큼씩이 아니라 10명한테 10만큼씩 진정성을 담아야한다고 생각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