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느끼는 피로감

한국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요새 스타트업이 생기는 분야중 가장 활발한데는 social networking 쪽이 아닌가 싶다.  Facebook과 Twitter등이 초대박을 냈으니 많은 이들이 그 가능성을 보고 뛰어드는 건 이해할만하다.  그래도 이 분야에서 생겨나는 스타트업 숫자는 좀 너무 많은 것 같고 Facebook 이후에 과연 그만한 기회가 또 생길 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래서 한사람의 사용자로서, 또 한편으론 투자자로서 느끼는 점들을 공유할까 한다.

그럼 먼저 왜 social networking에 창업자들이 몰리는 것일까? 내가 짐작하는 이유는

– 여러모로 골치아픈 하드웨어 만드는 회사보다는 훨씬 이해하기 쉽고 우선 재미가 있다.

– 적은 자본으로 일단 시작해서 론칭할 수 있다.

– 인터넷, 스마트폰이 완전히 대중화 되었으니 잘만하면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 Facebook의 초대박을 보고나니 저만큼은 안되어도 잘만하면 꽤 큰돈을 벌 수 있을것 같다.

– 창업을 위해서 공동창업자를 구해야 하는데, 요샌 다들 이런쪽만 창업하니 어쩔수 없다.

뭐 이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암튼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수의 SNS 관련 회사들이 생기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Twitter, Facebook, Linkedin을 비교적 자주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SNS가 필요 없다거나 하는 주장을 할 생각은 없다. 단지 SNS가 가져다주는 fundamental 가치에 비해서 사회적 자산과 유능한 인재들이 너무 몰리는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요새 나오는 SNS 특징중 하나가 좀더 “소수정예”에 입각한 sharing을 필두로 내걸고 있다. 모든 SNS의 벤치마킹은 일단 Facebook이니, 페북의 가장 큰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전체공유의 문제점을 고치려 드는 것이다.  모두 알다시피 페북에선 글하나, 사진하나 올리면 나의 친구로 등록된 수백명이 다 볼수 있게 되어있으니 경우에 따라 사람들이 별로 내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페북도 이걸 고치려고 그룹 기능도 제공하고 해봤는데 별로 호응이 없었다. (성공 못한 이유는 “귀차니즘”일 것이다. 친구들을 일일이 그룹으로 나누고 privacy setting정하고 하는것이 한마디로 귀찮다 이거다)  페북의 이런 약점을 발판(?)으로 구글 플러스 같은것도 나왔고, 소수정예 sharing을 지향하는 Path라는 app도 있으며, 오늘 기사에 보니 아예 두사람만 서로 공유하는 Ourspot이라는 서비스도 있다.  그리고 뒤져보면 비슷한 개념의 SNS 나 app들이 많다는 걸 알수 있다. 여기다가 location 개념까지 동원한 SNS, 아직 론칭되지 않은 준비중인 서비스는 또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까지 해본다. 이런 새로운 시도들이 기존의 절대강자인 Facebook의 한계점을 극복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고, 특히 수려하고 사용하기 쉬운 UI등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회사들에 내가 약간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를 정리하면,

– 사용자로서 피로감이 막 몰려온다. (페이스북도 이젠 좀 지겨워서 잘 안가는데, 다른데를 또 Sign-up해서 일일이 친구 맺기 하라고? No thanks)

– (친구맺기가 자동으로 설정 된다 하더라도) 더이상 별로 특별히 sharing 할게 없다. Path같은 앱에서는 내가 몇시에 자고 일어나는지까지 sharing이 가능한데 필요가 있을까? 어떤이는 내가 몇시에 화장실에가서 응가를 하고 왔는지까지 sharing을 하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물론 농담이겠지만), 이젠 거의 의미있는 sharing이 고갈되어가니 의미없는 것들까지 sharing하려는 느낌이다.

– SNS가 유용하려면 많은 사람들이 그 서비스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소수정예 그룹을 지향하는 SNS는 많은 사람을 끌어 모으기에는 확실히 태생적 한계가 있다.

SNS는 분명 유용하고 재미있는 tool이다. 나도 오랫동안 써왔고 앞으로도 계속 쓸 것 같다. 근데 요즘의 스타트업들이 이쪽이 너무 편향되는 현상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과연 이 많은 똑똑한 젊은이들이 달겨들어서 풀어야 할만큼 SNS에 큰 문제가 남아  있느냐 하는 것이다.  마치 초딩때 환경미화 심사가 있는데 반에서 제일 똑똑한 친구 20명이 교실 뒤쪽 게시판 하나 장식하는데 매달려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교실은 넓고 구석구석 청소해야 할 곳은 많은데 말이다.  마찬가지로 세상에 innovation을 요구하는 부분은 일일이 열거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방대하다. IT쪽에만 국한해서 보더라도 SNS보다 훨씬 근원적인 문제를 가진 분야는 많고 이런 문제를 풀어내는 회사는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큰 성공을 할 것이 자명하다.  앞서 말했듯이 SNS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SNS 가 사람들에게 주는 value에 비해 지금의 쏠림현상은 과도기적 기현상일 것이다.  SNS도 분명 사용자에게 주는 value가 있지만 인류가 발명하고 일구어낸 다른 근원적인 것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쉽게 생각해서 페이스북이 일주일간 지구상에서 사라진다고 가정하면 어떨까? 좀 아우성이 있겠지만 세상은 잘 돌아 갈 것 같다.  애플제품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아까보다 더 큰 혼란과 아우성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웬만큼 돌아갈 것 같다). 인텔제품이 1주일간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세상의 컴퓨터 대부분이 먹통일테니 그 혼란은 거의 상상하기 싫어진다. 전기가 1주일간 없어진다면? 이젠 거의 생존의 문제로 연결된다.

요새 세계 곳곳에서 부는 창업 바람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하지만, 뚜겅을 열어보면 너무 SNS와 app개발등에 치중된 경향이 있다.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근원적인 value를 선사하는 회사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에서 두서없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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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Phil Yoon

Founding Partner at Big Basin Ca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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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to SNS에서 느끼는 피로감

  1. Phil, 전적으로 동감해요. Sharing할것이 고갈되어진다는 것. 좋은 지적입니다. 기존의 sharing 할수 있도록 준비되어져 있는 것들 (사진, 음악, 비디오…) 등에서 이제 경험, 노하우, 지식, 메모, 아이디어 등으로 sharing 할 아이템이 발전되어갈지, 분산되어 서서히 지쳐갈지, 아니면, 뒤늦게 발동걸린 후발 사용자들의 sharing experience때문에 지속적으로 현재 sharing practice (moment share) 에 갇혀갈지 재미있게 봐야 하겠습니다.

    • 송대표님, 해피뉴이어 ^^
      요새 넘쳐나는 SNS를 보면 부페식당에 가서 배불리 먹고 이제 별로 더 먹고 싶은게 없는데 종업원들이 자꾸 새로운 요리를 해와서 식탁에 들이미는 느낌이예요. 어차피 공짜니까 맛은 보겠지만 많이 먹진 않겠죠.
      말나온김에 조만간 팔로알토에서 식사라도 한번 하시죠. :)

  2. Jinhyuk Im says: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무분별하게 junk web이 탄생되고 있는 시점에서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개선 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많이 탄생하면 좋겠습니다.

    •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사실 주장하고 싶었던 것은 사용자의 불편을 개선하는 SNS도 어느정도 value가 있겠지만 그것보다 더 큰 혁신에 많은 사람이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램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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