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셜네트워크에서 관계를 맺는 법칙

1) 트위터 (@philkooyoon) – 퍼블릭하게 쓰고 있다. 즉 아무나 나를 팔로우 할 수 있고, 나도 내가 팔로 하고 싶은 사람만 팔로우 하고 있다. 거의 모든 트윗은 한국말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내 팔로워는 (많지는 않지만) 대부분 한국분들이다. 예전에 은근 맞팔 압력을 넣는 분들이 있었는데 전혀 응하지 않았다. 요새는 맞팔 요구하는 분들이 많이 없어진것 같다. 아니, 요새는 트위터 하는 한국 분들이 참 많이 줄은 것 같다. 팔로워가 지금 한 7천명쯤 되는데, 이중에 실제 트위터를 보시는 분이 그 중 반이나 될까 궁금하다. 트위터의 인기가 시들해지니 트윗을 할 맛이 좀 떨어지기도 하는데, 팔로워가 너무 많아도 사실 부담이 될것 같다. 트위터가 요새 자꾸 페이스북을 따라하면서 좀 삽질이 많은것 같은데 그래도 영어권 뉴스나 관심분야 (예: 테크)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기에는 트위터 만한게 없다.

2)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philkooyoon) – 개인적인 용도로 쓰고 있다. 내가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과만 친구를 맺고 있다. 페이스북을 처음 시작한때는 2007년쯤 MBA 다닐때여서 초창기에는 MBA 친구들로만 수백명이 맺어졌고, 한국사람은 교포외에는 거의 없었는데, 요새는 한국 사람 친구가 많이 늘었고 특히 뉴스피드는 거의 한국 사람들이 올리는 콘텐츠로 가득차고 있다. 한국에서는 페북을 트위터처럼 쓰는 분도 많은 것 같다. 즉, 모든 포스트를 다 퍼블릭하게 공개하고, 모르는 사람과도 부담없이 친구맺고 등등. 그래서 그런지 나에게도 모르는 분의 친구 신청이 꽤 들어온다 (죄다 한국분). 그런데 아직 페이스북은 내가 어느정도 알고 지낸다고 생각하는 분들 하고만 친구를 맺고 있어서 친구신청을 못 받아드리고 있다 (이점 양해해주시길). 페이스북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트위터처럼 쓸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것까지 관리할 엄두가 나지 않아 못하고 있다. 요새 페북을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약간 고민이긴 하다. 포스트를 한글로 쓸지 영어로 쓸지부터 고민하다가 보통 안올리고 마는 경우가 많다 ^^

3) 링크드인(www.linkedin.com/in/philyoon/) – 프로페셔널 용도로 쓰고 있다. 사적인 친구들과도 많이 연결 되어있지만, 비지니스중 한번이라도 직접 만나뵌 분은 내가 연결 신청을 하거나, 연결 신청을 받는다. 예전엔 하루 일과 정리하면서 그날 처음 만난 사람을 다 링크드인에서 찾아 연결한 적도 있다. 지금은 그렇게까진 못하지만, 적어도 한번은 만나서 인사하고 짧은 이야기라도 나눈 사람이 생각나거나 하면 연결하고 있다. 잘 알지는 못해도 ‘만난적은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나의 링크드인 연결 미니멈 기준이다. 여기도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의 연결신청이 심심찮게 들어오는데 (미국이 많고, 한국도 가끔), 전혀 모르는 사람은 연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다. 링크드인은 개인적으로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이력을 조회해볼때도 참 편하고, 모르는 사람 컨택할때 그 사람과 내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알아보는데도 유용하다 (그래서 나의 일촌을 깨끗하게 유지하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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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질되어가는 용어 (2): 플랫폼

“저희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회삽니다”

“오프라인 주문 및 배달 플랫폼을 론칭합니다”

“온라인 비디오 콘텐츠 관리 플랫폼을 만들고 있어요”

요새 스타트업들 만나면 ‘플랫폼’처럼 자주 듣는 단어도 드물다. 뭐를 만들고 있건간에 웬만한 회사는 모두 플랫폼이라고 주장한다. 뉴스 같은데서도 적당한 용어가 없으면 그냥 ‘머시기 플랫폼’ 회사라고 쉽게 불러버린다. 그냥 ‘앱 만드는 회사’나 ‘인터넷 서비스 회사’라는 말 보다는 ‘플랫폼 회사’라 하면 좀 있어보여서 그런가?

플랫폼이란 말자체가 나쁘다는건 절대 아니다. 사람마다 플랫폼이란 단어에 대한 정의가 좀 다를 수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플랫폼은 이렇다. 내가 만든 그 무엇 (하드웨어든 소프트웨어든)에 다른 회사들이나 외부 사용자가 잔뜩 몰려와서 유용한 무언가를 만들어서 올리고 거기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며 그안에서 크고 작은 생태계가 이루어지는거다. 너무 추상적인 말 같은데 아주 쉽게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아이폰은 거대한 플랫폼이다.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결합체에 수많은 앱과 주변기기들이 새로운 유용성과 가치를 창출해내고 그 안에 생태계가 조성되었다. 카카오톡은 메신저로 가장 유명하지만 이제는 게임 플랫폼이기도 하다.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에 수많은 게임들이 얹혀져서 친구와 함께 즐기는 게임이라는 가치를 창출한다. 지금은 저물고 있지만 PC도 플랫폼이다. 몇십년간 수많은 사람들이 PC에서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나 주변기기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창출했다.

그럼 플랫폼이 아닌건 뭘까? 지금 내옆에 내가 아주 애용하는 스캐너가 하나 있는데, 이놈은 플랫폼이 아니다. 스캐너는 자체로 유용한 것이지 그 위에 뭘 얹고 붙여서 하는게 없다. 그런데 요새 스타트업 유행을 따르면 스캐너를 꼭 ‘문서 카피 플랫폼’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

사실 자신을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스타트업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다. 아까 맨위에서 가상의 예를 든 ‘모바일 결제 플랫폼’이라고 하는 회사는 그냥 ‘모바일 결제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 ‘콘텐츠 관리 플랫폼’ 회사도 뚜껑을 열면 아마 ‘콘텐츠 관리 솔루션’ 회사일거다. 그리고 그게 전혀 나쁜게 아니다. 나는 사실 엉성하게 플랫폼이라고 주장하는 회사보다는, 시장의 니즈와 문제를 정확하게 해결해주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가 더 맘에 든다.  즉, 플랫폼보다는 ‘문제해결’ 혹은 ‘미션’이 앞서야 한다고 본다.

현재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회사들이 어떻게 성장했는가를 보면, 그들은 초기에 플랫폼보다는 문제해결이나 미션을 달성하는데 더 초점을 맞추었다. 사람들이 열광하며 그 제품에 몰려들었고, 추가적인 기능과 API들이 붙고 앱개발자들이 생겨나며 자연스럽게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페이스북의 예를 들어보자. 지금의 페이스북은 게임, 미디어 공유, 로그인등과 같은 플랫폼을 구축했지만, 처음엔 그저 실제 생활에서의 친구를 온라인에서 잘 연결시켜주고 사진공유를 쉽게 해주는 핵심적인 미션에 집중했고, 사용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써드파티 앱 개발자들도 몰려들었고 여러가지 연동기능 확장을 거듭하며 여기까지 왔다.

플랫폼이 플랫폼으로서의 가치가 있으려면 일단 사용하는 사람이 무조건 많아야 한다. 사람이 없는 플랫폼에 API가 있다한들 어느 개발자나 회사가 와서 새로운걸 만들겠는가? 사람을 많이 모으려면 차별화된 ‘킬러 프로덕트’가 있어야 하고, 초기 스타트업은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게 없이 우리는 플랫폼 회사라고 백날 외쳐봐야 아무도 없는 썰렁한 플랫폼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그럼 스타트업들은 왜 자꾸 플랫폼 회사를 꿈꾸고 심지어 시작부터 플랫폼 회사라고 우길까? (먼저 말하지만 플랫폼 회사로 성장하는게 나쁘다는게 아니다) 아마 플랫폼이 구축되면 내가 힘들이지 않고도 지속적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일종의 요행심리(?)가 작용하고 있지는 않을까? 즉, 내가 판만 만들어주고 다른 사람들이 여기와서 뭔가 만들고, 놀고, 지지고 볶고 그러면 나에게 지속적인 수입이 떨어질것 같은 그런 상상말이다. 물론 이런게 전혀 불가능한건 아니다. 실제로 앱스토어 예만 봐도 전체 매출의 30%를 플랫폼회사가 가져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런 예는 정말 드물다. 앱스토어 플랫폼 이전에 스마트폰이라는 킬러 프로덕트가 있었음을 잊어선 안된다 (물론 앱스토어덕에 스마트폰의 가치가 몇배 상승하기도 했다).  ‘내 판’을 자꾸 플랫폼화 하기 이전에, 사람들이 왜 내 판에 와야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확실했으면 좋겠다.

역시 오늘도 짧게 쓰려다 글이 길어졌다. 요는 (일반화의 오류가 있겠지만) 회사초기에 플랫폼 구축보다는 ‘핵심가치(core value)’나 ‘문제해결(solution)’이 우선이라는거다. 플랫폼은 남이 와주고 남이 인정해 주는 것이지 내가 외쳐봐야 허망한 메아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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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Airbnb 사용기

에어비앤비(Airbnb)라는 회사를 오래전부터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건 작년 가을 Big Basin Capital을 창업할 즈음이였다. 이전 회사에 재직중에야 출장 갈 때마다 오성급 호텔로 예약해주니 다른 솔루션을 찾을 필요가 없었는데, 창업을 하고나니 비용절감에 대한 의지가 아주 강력해졌다 ^^. 하루에 30만원씩 하는 강남의 호텔들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를 몇번 사용해 봤고 그 이후 완전히 팬이 되어버렸다. 한국에 매달 출장 갈때마다 강남의 에어비앤비 방을 사용했고, 가족과 즐기는 여가여행에도 적극 사용하게 되었다. 사용하기 시작한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 현재까지 열번도 더 썼고, 특히 최근 가족과 떠난 유럽여행에서는 3개도시 14박을 모두 에어비앤비로 해결했다. (이정도면 에어비앤비가 나에게 우수고객 포인트라도 줘야하는게 아닐까? ^^)

에어비앤비의 장점은 단순히 호텔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물론 내가 뻔질나게 가는 서울 출장이야 가격과 접근성이 가장 큰 요소이지만, 낯선 곳에 ‘여행’으로 떠나는 때 에어비앤비를 쓰면 그곳 사람들의 생활을 좀 더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다. 아무래도 호텔보다 현지인이 사는 아파트에 숙소를 정하면 그 동네 사람의 생활 양식을 쉽게 엿 볼 수 있고, 주위의 시장이나 음식점을 산책삼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이번 유럽 여행에서 그런걸 많이 느꼈다).  또 대부분 에어비앤비 방은 취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원하면 동네 식품점에서 재료를 사다가 요리를 해 먹을 수도 있다. 즉, 며칠간 ‘현지인 코스프레’를 해보는거다.

또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점의 하나는 가격 대비 넓은 공간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 이틀 혼자 출장가는 경우야 보통 숙소에서 잠만 자기 때문에 넓은 방이 큰 의미가 없지만, 1주일 이상 출장가는 경우나, 가족과 같이 여행가는 경우에는 넓은 방이 확실히 쾌적하다. 우리는 아이들이 벌써 청소년기에 돌입해서 이 아이들을 데리고 4명이 좁은 호텔방에 갇혀 있으려면 썩 좋은 경험이 아닐 뿐더러, 경우에 따라 어떤 호텔은 방 2개를 예약할 것을 강요(?)하기도 한다. 최근 여행에서 호텔 방 하나보다 저렴한 가격에 2 bed 아파트를 에어비앤비에서 빌릴 수 있었다. 아이들도 좁은 호텔보다 이게 훨씬 낫다고 입을 모은다 (다음엔 각방을 쓸 수 있게 3 bed 아파트를 빌려달란다 ^^)

에어비앤비를 처음 쓸 때는 예약이 쉽지 않았다. 나에 대한 기록이나 리뷰가 전혀 없어서인지 예약 신청을 했는데 두번이나 리젝트를 먹었다. 그리고 나서 프로필 사진을 바꾸고 (이전 것은 선그라스를 쓴 것이였음), 신분증을 스캔해서 올리고 등등의 작업을 거치고 나서야 간신히 어떤이가 예약을 받아주었다. 호텔같은 데서는 내가 누구건간에 거절당하는 적이 없으니 좀 황당했지만, 에어비앤비는 그만큼 상호 작용, 상호 신뢰가 중요하다는걸 체험한 셈이다. 나에 대한 긍정적 리뷰가 몇개 생긴 후부터는 예약신청이 리젝트 되는 경우는 없었다.

에어비앤비의 단점이 있다면 방의 퀄리티를 미리 알기 어려워 일종의 ‘복불복’이라는 것일테다 (물론 그게 스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도착해서 보니 위치가 생각보다 안좋거나 방이 너저분 하다면 낭패인 셈이다. 나도 한번은 강남의 한 원룸을 빌린적이 있는데 반 지하여서 생각보다 방이 너무 침침했고 침대옆에서 엄지손가락만한 벌레가 나와서 황당했던 적도 있다.  그래서 이런 ‘복불복’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는 것이 다른 고객들의 리뷰이고, 호스트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리뷰를 얻는 것이 성패를 좌우한다. 그런데 에어비앤비의 리뷰 시스템에도 맹점은 있다. 나같은 경우 긍정적인 경험은 충분히 리뷰로 남겨주지만, 유쾌하지 못했던 경험 (침대가 불편했다든지, 벌레가 나왔다든지 등)을 한 때는 주인하고 싸우자는 것처럼 보일까봐 아예 리뷰를 남기지 않았다. 아마 다른 사람도 나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방을 고를때 별점도 중요하게 보지만 리뷰가 총 몇개 달렸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

그동안 사용하면서 몇가지 에피소드들도 생각난다. 난 주로 한국에 갈때는 원룸 독채를 빌리는데 한번은 한 노부부가 사는 아파트의 빈방을 빌린적이 있다. 워낙 친절하게 잘 대해 주셔서 감사했는데, 주인 아저씨가 저녁마다 와인한잔 하자고 하셔서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에 있는 동안은 보통 일정이 아주 빡빡하고 밤에 들어오면 씻고 자는 것 외에는 아무 생각이 안드는게 보통이라 와인 한잔 제의는 꽤 부담이였다. 호의를 베푸시는 것이니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또, 아침 식사 준비 안 해주셔도 된다고 거듭 말씀드렸지만 일주일 내내 똑같은 쏘세지 볶음과 계란 후라이를 해주셔서 어쩔수 없이(?) 먹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당시에는 ‘내가 돈내고 묵으면서 왜 이걸 억지로 먹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그래서 다음부터는 호스트의 간섭이 없는 독채만 빌리고 있다.

얼마전에는 이런일도 있었다.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일주일 묵고 난뒤 며칠 있다가 주인에게서 이메일이 왔는데 다짜고짜 “왜 옷장 문을 망가뜨려 놓고 나에게 말을 하지 않았냐?”는 황당한 내용이였다. 난 그 옷장을 별로 쓰지도 않았고 망가뜨린 적 없기 때문에 정말 황당했다. 더군다나 사실관계를 확인도 하지 않은채 아예 나를 범인으로 단정짓고 말하는 어투에 화가났다. 최대한 화를 가라앉히고 나는 망가뜨린 적 없고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중인 내가 이런 일로 거짓말 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호스트가 “바로 전 손님이 그런것 같다”라며 얼버무리며 일단락 되었지만, 그녀는 사과도 안했고 내 마음속에 불쾌한 기분은 여전히 남았다. 그렇다고 나의 결백을 증명할 뚜렷한 방법도 없었다. 문득 에어비앤비에 이런 사소한 시비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대부분의 호스트들은 꽤 서비스가 좋은 편이였다. 이메일이나 문자등을 보내면 바로바로 답이 왔고, 질문이나 요구사항등에 세심하게 답변을 해줬다. 공항버스 정류소에 친절히 자가용을 가지고 마중나온 한국 청년도 있었고, 마당에서 기르는 닭이 낳은 계란으로 아침을 해준 친절한 미국 시골 부부도 기억난다.

암튼 아직 에어비앤비를 써 보지 않은 분들은 적어도 한번은 경험해 보는 걸 추천한다. 이 회사는 이미 기업가치가 10조원에 달하는 ‘공룡 스타트업’이 되었다. 아직 규제문제 등으로 일부지역에서 논란이 있지만, 사람들이 여행하는 방식을 크게 바꾸고 있는 회사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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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질 되어가는 용어 (1): 멘토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 졸업식 연설에서 자신이 애플에서 쫓겨난 후 허망한 마음에 평소 자신의 멘토 역할을 해주던 David Packard (HP 창업자)와 Bob Noyce (인텔 창업자)를 찾아간 일을 언급했다. 그들을 만나서 (다른 이야기도 했겠지만) 애플이란 회사를 완전히 망쳐버리게 된 걸 사과했다고 한다. 그의 자서전을 보면 잡스는 젊은 시절에 특히 Bob Noyce의 집에 연락도 없이 수시로 들락 거리며 밥도 얻어먹고 조언을 구했던걸 알 수 있다. 잡스를 Noyce에게 연결시켜 준 인물은 Noyce의 아내인 Ann Bowers 였다. Ann은 인텔의 인사담당으로 있다가 Noyce와 결혼한 후 인텔을 나와 애플로 옮겨간 인물로, 당시 혈기 넘치던 잡스에게는 차분한 어머니상과 같은 존재였다. 그녀의 증언에 따르면 Noyce와 잡스는 정말 온갖 주제에 관해 밤 늦게까지 이야기 나누기를 즐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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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 창업붐이 일면서 각종 스타트업 관련 행사도 많고, 이런 저런 곳으로부터 ‘멘토’로 초청받는 일이 있다. 보통 임무는 참가하는 몇몇 팀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거나 업계의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연결시켜 달라는 것등이다. 보통 단기간 행사이기 때문에 오피스 아워처럼 한번만 만나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끽해봐야 두번정도 만나게 되는것 같다.

멘토는 원래 이런 ‘단발성 코칭’의 의미가 아니다. 멘토-멘티는 오랜 기간동안 두 사람간의 교류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인간적으로 잘 알 뿐더러, 깊은 신뢰가 전제 되며 그 관계가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직업적인 문맥에서의 멘토라면 꼭 같은 회사나 같은 업종일 필요는 없겠지만, 관련업에 경험많은 사람일 경우가 많다. 멘토는 멘티의 전후 사정은 물론 개인적인 성향까지 파악하고 있어서 상황에 맞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멘토’라는 말의 본래 의미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잘 모르는 사람을 찾아가서 ‘나의 멘토가 되어주세요’라고 부탁하는 것도 좀 이상한 일이고, 한번으로 끝나고 마는 ‘멘토링 세션’이라는 말도 좀 이상하게 들린다. 그래서 난 보통 ‘멘토님’라는 직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행사 등에서는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어느덧 모두들 나를 ‘멘토니~임’ 으로 부르고 있는걸 본다.

‘멘토’라는 말이 한국에서 급 남용되면서 그 본질적인 의미가 퇴색하는 것 같아 몇 줄 적다가 말이 길어졌다. 아무튼 결론은 단 한두명이라도 좋으니 자신을 정말 잘 이해하고 좋은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멘토를 찾고 그와 지속적인 교분을 쌓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찾는 그 멘토는 아마 창업 경진 대회에서 처음 만난 심사위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PS – 다음에는 <변질 되어가는 용어> 2탄으로 ‘플랫폼’을 다뤄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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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사는 인생, 처음하는 벤처

12살난 아들마저 엄마 키를 넘어섰다. (지금 14살인 딸아이는 이미 몇년전에 엄마 키를 살짝 넘었는데 그 이후엔 별로 크지 않았다.) 지난 1년동안 아들은 10cm 폭풍성장을 해서 정말 ‘자고 일어나면 키가 커있더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몇년 후엔 내 키도 넘어설 태세다. 두명의 자식이 엄마 배속에서 나와서 이젠 모두 엄마 보다 육체적으로 커졌다니 내가 보기에도 정말 신기하지만 아내는 더 신기해 하는 눈치다. 아들놈은 키만 큰게 아니라 최근 변성기도 찾아와서 이젠 완전히 걸걸한 목소리를 내는데 나로선 영 적응이 안된다. 코밑에는 ‘솜털’이라고 불리는 콧수염의 징조까지 보이고 있다. 징그러우면서도 귀엽다고 해야할까? 하는 짓은 여전히 게임이나 좋아하고 아빠가 놀아주면 마냥 신나는 어린아이지만, 성인키에 육박하는 남자애가 걸걸한 목소리를 내며 집안을 돌아다니니 가끔 나도 흠칫 놀라는 때가 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쑥쑥 크고 있는 아이들이 마치 걸어다니는 커다란 시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시간이 이만큼 흘렀고 난 이만큼 컸어요’ 라고 말해주는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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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배우 윤여정씨가 아래와 같은 명언을 했다.

“60이 되어도 인생을 몰라요. 이게 내가 처음 살아보는 거잖아. 나 67살이 처음이야”

내 블로그 제목이 “Live and Venture”인데, 주로 벤처 혹은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할 것이라 그렇게 지었지만, 우리네 모두의 인생자체가 벤처라는 의미도 있다. 누구나 다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해보는 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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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는 직업은 정말 큰 축복이면서도 참 낯선 역할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했다. 갓난 아이로 울며 보채던 때, 아장아장 걸으며 온갖 집안 물건을 들쑤시고 다니던 때, 유치원에 다니며 재롱을 피우던 때, 리틀리그 야구에서 안타치고 기뻐하던 때, 학교 회장선거에서 떨어지고 안타까워 하던 때, 이런때마다 모두 부모의 역할은 달라야 했고 진화/발전해야 했다. 내가 마음의 준비가 되었건 안되었건 아이들의 성장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으니 말이다. 회사에서의 역할이야 자기가 마음먹기에 따라 변화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부분도 많겠지만, 부모의 역할은 그렇지 않다. 계속 ‘낯선 일’ 의 연속이다. 일예로 최근 딸네미의 남자친구를 졸업식에서 마주치는 일은 (대화도 안나눴지만) 정말 어색하고도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된 일이였다. 앞으로도 이런 준비안된 일이 정말 많겠지. 아이를 기른다는 것은 정말 잘 모르고 준비도 안되었지만 그냥 부딪혀 보는 벤처인것 같다. 누구나 다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해보는 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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