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음식 배달앱 DoorDash 사용기

오늘 미국에서 처음으로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시켜 먹어봤다.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잊어버리고 있다가, 오늘 드디어 테스트. 한국에서 몇번 시도해 봤던 배달앱과 비교도 해보고 싶었고. 배달 인프라가 한국에 비해 낙후된 미국에서 얼만큼 때맞춰 음식이 올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름은 DoorDash. 번역하자면 ‘문으로 달려’ 쯤 될래나? 이 회사는 세코야 캐피탈이 초기 투자했고, 얼마전엔 KPCB도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양쪽 명가 VC에서 모두 투자 받은 몇 안되는 회사가 되었다 (구글도 그 중 하나). Y-Combinator 출신이기도 하고 게다가 창업자들은 죄다 스탠포드 학생들 (MBA 학생들과 몇몇 학부생들 조합)이니 스펙으로는 최고급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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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rDash 초기화면. 근처 레스토랑들과 각각의 배달예상시간을 보여준다

어디 스펙만큼 제값을 하는지 보자. 앱부터 다운 받고, 싸인업하니, 동네 레스토랑들이 쭉 뜬다. DoorDash는 원래 배달 안해주는 음식점들도 자기네 배달맨이 픽업해서 가져다 주는 모델을 택하고 있다. 일단 배달음식의 기본인 치킨부터 해보기로. 평소 좋아하던 Wingstop이라는 집을 골라 메뉴판을 보니, 가서 주문하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가격도 똑같다. 빨간색 톤의 UI도 쌈박하고 쓰기 쉽다. 오호~ 잘만들었는데. 저녁시간에 맞춰 배달되도록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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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화면. 애플페이가 연동되어 있어서 아무런 번호를 입력할 필요가 없고, 이 화면에서 오더버튼 누르고 지문 인증하면 끝!

 

무엇보다 대박은 결제 순간 이였는데, 애플 페이가 연동이 되어 있어서, 카드 번호를 넣을 필요도 없이 엄지손가락 지문만 홈버튼에 갖다대니 결제 끝. 헐. 공인인증서에 피폐된 삶을 살아야 했던 한국인은 이장면에서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결제하고 나니 주문이 완료되었고, 향후 진행상황을 푸시알림으로 받겠냐고 해서 OK. 좀 지나니 레스토랑이 오더 받았다는 확인 푸시 노티가 깔끔하게 온다.

 

 

 

 

 

 

 

내가 궁금했던건 이순간에 레스토랑에서 확인 전화가 올까 하는 거였다. “고갱니~임, 치킨 뭐뭐뭐 주문하신것 맞으시죠?” 뭐 이런 전화말이다. 한국에서 배달앱 써 볼때 살짝 거슬렸던게, 주문하고 나면 전화가 오고, 방금 앱으로 다 입력한 내용을 전화통에다가 다시 설명해야 하는 거였다. 어떤 점주는 배달 못한다고 취소하라 그러기도 하고. 우쒸. 암튼 다시 DoorDash로 돌아가서.. 여긴 전화가 안온다. 그러췌.. 전화를 할거면 왜 앱을 쓰니?

좀 더 시간이 지나자 DoorDash 배달맨이 음식을 치킨집에서 픽업했다는 노티가 온다. 음.. 예약한 시간보다 좀 더 빨리 오겠군. 아니나 다를까 이젠 전화가 온다. 예정보다 30분쯤 빨리 도착하는데 그래도 되냐고 묻는다. 그러셔~. 15분정도 지나자 배달맨이 집근처로 approaching 하고 있다고 푸시 노티가 온다 (우버 같이 GPS 연동기능인듯). 왔구나. 집앞에 배달맨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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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3불을 건네주며 막간을 이용해서 질문.

“차에 로고 없네? 이거 니 차니?”

“응. 내 개인 차야. DoorDash에서 나한데 주는건 음식담는 보온 가방과 빨간색 티셔츠밖에 없어”

배달된 치킨윙 40조각을 맛있게 나눠 먹으며 별점 5개 주었다 ^^

 

장점 요약:

  • 애플페이 간편 결제. 대박.
  • 확인전화 안와서 좋다
  • 깔끔하고 수려한 UI (앱만드시는 분들 벤치마킹 하셔도 좋을듯)

숙제:

  • 아직 레스토랑이 그닥 많지는 않다
  • 처음이라 그런지 배달비 $6을 면제해줌. 내야한다면 부담일수도?

궁금한점:

  • 배달맨 입장에선 동선이 꽤 길텐데, 수지가 맞을런지?
  • 레스토랑에서는 수수료를 얼만큼 떼어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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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보루(Plan Z)는 만들어 놓고 창업하자

창업이라는 것은 창업자 개개인의 모든 것 (시간, 열정, 돈 등)을 요구하게 마련이다. 창업이란게 원체 힘든 일이다보니 소위 말해 ‘올인’하지 않고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내가 스타트업을 평가할때도 창업팀이 이 사업에 얼만큼 commitment를 가지고 있는지 중요하게 본다.

그렇다고 창업을 했다가 실패했을때 팀이 모두 길바닥에 나앉아야 한다는건 절대 아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하려한다. 누구나 성공을 하려고 창업을 하지만, 만약 성공하지 못했을때는 어떻게 길바닥에 나앉지 않고 살아남을지 개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

내가 존경하는 창업자이자 VC인 리드 호프만은 이걸 ‘Plan Z’ 라고 했다. 즉, 원래 생각대로 시도하는 창업을 Plan A 라고 하고, 그게 잘 안되었을때 다른 방향으로 피봇하는 걸 Plan B라고 한다면, Plan Z는 이도 저도 안되고 망했을때 살아남기 위한 ‘구명보트 플랜’ 같은 것이다. 그는 젊은 시절 첫 창업때 그의 아버지로부터 ‘창업하다가 망하거나 하면 우리집 빈방에 와서 살아라’ 라는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미국에서 다 큰 성인이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것이 썩 매력적인 일은 아닐테지만, 그는 이걸 Plan Z로 삼았다. 언제든 망하더라도 부모님집에 가서 당분간 공짜로 살 수 있고, 거기서 취직자리는 알아볼 수 있다는 심산이였다.

우리말로 하자면 ‘최후의 보루’쯤으로 번역할 수 있는 Plan Z는 정신 건강 면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마치 실제 구명보트를 쓰게 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구명보트가 있어야 마음이 편한 것처럼 말이다. 창업자의 관점에서도 Plan Z가 있어야 사업을 할때 좋은 기회가 있으면 적정한 risk taking을 할 수 있다. 이 사업을 하다가 망할 경우 정말 길바닥으로 쫓겨날 신세가 된다면 누구나 아주 보수적인 발걸음만 하게 마련이다.

나는 창업의 케이스는 아니였지만, MBA 하던 시절 Plan Z에 해당하는 오퍼를 받고 큰 위안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나로서는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쳤고, 가지고 있던 집을 팔아서 학비와 4인가족 생활비를 대고 있던 시절이였다. 그래서 MBA 하는동안 좋은 직장을 잡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였다. 인턴쉽 인터뷰에서 줄줄이 낙방하며 좌절하고 있던 시절, 옛 보스가 이메일을 하나 보내왔다. 연말 안부를 물으면서, MBA 성공적으로 잘 하기 바라고, 만약 일이 잘 안풀려 다시 오고 싶으면 바로 hire 해준다는 말이였다. 옛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당시 그가 보낸 메시지는 정말 큰 위안이였다. ‘그래… 하는데 까지 함 해보고 정 안되면 되돌아가는 옵션이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며 좀 더 취업과 MBA 생활에 대해 공격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있었다.

가끔 보면 창업에 너무 올인한 나머지 개인의 모든 재산을 쏟아붓고, 심지어 거주하는 아파트까지 담보로 걸고 사업하는 분들도 본다. 그 열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최소한 홈리스가 되거나 신용불량자가 되는 길은 막아야 한다. 각자 처한 상황은 다 다르겠지만 창업자 모두 Plan Z 하나쯤은 마련해 두고 창업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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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아버지는 뭐하시니?

 

“너네 아버지는 뭐하시니?”

생각해보니 어렸을때 이 질문을 참 많이 받았다. 그냥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 부모님들이 으례 물어보셨던것 같다. 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그냥 ‘모 대학교 교수님이예요’ 라고 공손히 답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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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중학생이 되니 슬슬 가끔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저 나이 또래 미국 아이들에게 지금 내가 하는 벤처캐피탈은 이해하기도 모호하고 썩 매력있는 직종이 아니다. 아마 소방수나 경찰관, 혹은 게임회사 CEO 정도되야 ‘영웅’급에 속할테고, 그 정도는 아니라도 주위 친구들 아버지가 애플이나 구글 같이 쿨한 회사에 다니는 분들이 있는데 살짝 부러워 하는 눈치다. 어쩌랴 이 애비의 길은 다른 것을…

아들과 가끔 내가 하는 투자일에 관해 이야기 하기도 한다. 여러번 설명해서 이제 아빠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일을 한다는 정도는 이해하는 것 같다. 아들이 관심을 보일때마다 이런 저런 회사에 투자했다고 설명해주기도 하는데, 어떤 투자건은 필요에 의해서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아까 대화 말미에 살짝 주의를 주었다.

“아들아, 아빠가 어디에 투자했다고는 친구들에게 말하지 말아라”

“네 아빠. 어차피 내 친구중에 아빠가 뭐하는지 아는 애 없어요”

“$#^%&*”

읔.. 아빠 존재감의 대미지 게이지 상승중. 근데 그보다도 옛날의 내경험과 너무 다르다는게 신기하다.

“너에게 ‘아버지 뭐하시냐’ 라고 물어보는 사람 없니?”

“아무도 안물어 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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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아이가 있으면 아이를 바라보면 될 것이지 그 아이의 부모 직업을 알아서 뭐하겠나. 한국은 참 이래저래 많이 스펙을 중시한다. 생각해 보니 어렸을때 선생님이나 친구 부모님들이 나에게 아버지 직업을 물어본건 일종의 ‘스펙 체크’ 였으리라. 아이들에게까지 이정도니 어른들이 스펙에서 느끼는 부담과 스트레스는 말해 뭣하랴. 서양이라고 스펙이 완전 무시되는 세상은 아니지만, 정도의 차이는 꽤 커보인다.

내 생각에 어떤 조직이나 간부가 사람을 채용할때 스펙에 매달리는 것은 ‘우리는 사람의 능력이나 태도를 평가할 능력이 없어요’ 라고 대놓고 인정하는 거나 다름없다고 본다. 자신의 판단에 자신이 없으니 학벌과 같은 스펙을 믿고 간다는 생각 아닐까? 좋은 스펙의 인재만 후보로 받는다고 자랑할게 아니라, 자신이 해야하는 판단을 대학 입학 사정관에게 맡긴 꼴인거다.

틀려도 좋으니 나름의 판단기준, 나름의 평가기준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아마 스펙이 좀 덜 중요한 사회가 올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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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베이슨 캐피탈’ 이름의 기원

작년 가을쯤 회사 이름 짓느라고 일주일 동안 낑낑 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럴싸한 이름을 생각해 내는 것도 고역이였지만, 웬만큼 좋다고 생각한 이름의 웹사이트 도메인은 다 누군가 차지하고 있었다. 아마 모든 스타트업이 비슷한 고충을 겪었을것 같다.

그러다가 누군가 집 근처 길 이름을 생각해 보라고 해서 Big Basin Way 가 생각났다. 내가 살고 있는 Saratoga시의 다운타운에서 시작해 산속으로 들어가는 꼬불꼬불한 길이다.

내가 찍은 Saratoga 다운타운 사진. Big Basin Way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사실 Big Basin은 이동네서 아마 공원이름으로 가장 유명할 것이다. 집에서 자동차로 Big Basin Way 길을 따라 약 50분정도 가면 Big Basin Redwoods State Park라는 주립공원에 다다르는데, 아주 큰 키의 삼나무(redwood) 숲이 울창하고 사람들이 캠핑 장소로도 많이 찾는 곳이다. 그래서 Big Basin 이라는 이름이 한국에서는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이동네 사람들에게 그렇게 낯선 이름은 아니다.

올해 여름 Big Basin 공원에서 아들과 단둘이 캠핑하던때

Big Basin을 굳이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커다란 분지’ 혹은 ‘큰 그릇’ 정도가 된다. 나에게는 집 앞길 이름이라 친숙하기도 했지만, 한국어로도 ‘큰 그릇’이라는 어감이 참 좋았다. ‘큰 그릇에 좋은 사람, 좋은 회사를 많이 담자’는 상상을 막 하기에 이르렀다 ^^. 그리고 결정적으로 bigbasincapital.com 도메인이 아직 남아있다! 회사 이름을 확정짓기도 전에 바로 GoDaddy에서 도메인부터 일단 찜. 다행히 이 이름으로 펀드와 회사를 등록하는데도 아무 문제 없다는 변호사의 의견을 듣고 이것으로 확정했다.

Basin이란 단어에 대해 약간 부연 설명하자면, 세면대야 같이 물 등을 담는 커다란 그릇을 뜻하기도 하고, 지리학적으로는 호수같이 물이 차 있는 분지를 뜻하기도 한다. 발음은 두번째 음절의 i 가 묵음에 가까워 ‘베이슨’ 정도로 들린다. (원어민 발음은 네이버 사전을 참조)

그래서 회사이름의 한글 표기는 ‘빅베이슨’ 혹은 ‘빅베이슨 캐피탈’로 통일하기로 했고, 보도자료 등에도 그렇게 썼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도 통일된 표기에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빅베이슨 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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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에게 감흥을 주는 말, 그렇지 못한 말

직업상 회사소개서, IR자료, 사업계획서 등과 같은 문서를 아주 많이 접하게 되는데, 거의 매번 느끼는 것이 투자자 관점에서 필요없는 정보들이 참 많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창업자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해서 회사를 돋보이게 하고 싶겠지만,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데 별로 도움이 안되는 내용이 90%이다 보면 자료를 읽는것 자체가 고역이 되고 중요한 포인트마저 건성으로 지나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아래는 회사소개서나 투자자와의 미팅때 별로 도움이 안되는 말이나 데이터들의 예이다. 물론 VC들마다 견해가 다를 것이므로 아래는 개인적인 견해임을 미리 밝혀둔다.

  • “저희 회사는 무슨무슨 창업경진대회 우승등, 다양한 수상 경력이 있습니다”

각종대회에서 많은 수상을 한 팀에게는 좀 섭섭한 이야기 일 수 있으나, VC들은 경진대회 결과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길어야 10분 남짓의 피칭을 듣고 두어개의 질문과 대답으로 그 회사나 창업자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기는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경진대회를 너무 많이 나가는 팀은 VC가 좀 이상하게 볼 수도 있다 (그 시간에 제품을 만들거나 파는게 더 나을수 있으므로). VC에게 감흥을 주는 데이터는 경진대회 수상경력이 아니라 고객이나 사용자에 관한 것이다. 어떤 고객이 어떤 이유로 얼마만큼의 돈을 내고 우리 제품을 쓰고 있는지가 VC입장에서는 어떤 트로피 보다도 중요하다.

  • “아래 리스트는 저희 회사의 화려한 어드바이저 분들입니다.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분들이죠”

주위에 좋은 어드바이저가 있으면 좋은 조언을 듣고 배울수 있으니 좋지만, 역시 어드바이저는 어드바이저일뿐 그 사람이 사업을 하는게 아니다. 즉, 좋은 어드바이저는 창업자 자신에게 benefit이 있는 것이지, 유명한 어드바이저의 존재가 VC를 설득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어드바이저가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가보다는 창업자와 그 팀의 능력이 100만배 중요하기 때문에, 한정된 지면과 시간이면 창업팀의 백그라운드와 능력을 부각하는게 낫다.

  • “저희 회사에 투자하시면 몇년내로 몇배 이상의 수익은 내실 수 있을겁니다”

투자자의 돈을 책임지고(!) 벌어주겠다는 마음은 고맙지만, 이런말을 곧이 곧대로 들을 VC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벤처투자는 기본적으로 high risk 이기 때문에 이런 말은 의미도 없을 뿐더러, 괜히 말하는 사람의 신용만 갉아먹는다. 이 투자가 얼만큼의 리스크가 있고 얼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것은 투자자의 몫이다. 사업가가 고민해야 할 것은 회사가 어떤 가치를 창출해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그것에 집중하면 사업가가 걱정 안해줘도 투자자들은 당연히 수익을 낸다.

  • 회사 연혁

회사가 언제 어디로 이사했고, 몇년도 몇월에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고, 언제 국책과제 업체로 선정되었고 등등, 이런 자잘한 회사 발자취는 나쁠건 없지만 투자자입장에선 그냥 필요 없는 것들이다. 이런 회사 연혁은 특히 국내 회사들의 IR자료나 웹사이트에 꼭 등장하는 것 같다. VC에게 중요한 것은 회사 연혁이 아니라 마일스톤이다. 즉, 언제부터 만들기 시작해서 언제 론칭했고, 언제까지 몇명의 고객/사용자를 모았으며, 향후 로드맵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이다.

  • 향후 5년 P&L

IT업종에서 5년은 거의 영원과 같은 시간이다. 한달 앞도 내다보기 힘든 스타트업이 향후 5년간 매출과 비용, 이익규모를 만원단위 까지 projection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3년~5년 후의 상황에 대해 어떤 숫자를 제시해도 그건 ‘소설’임을 알기에 이런것에 큰 의미를 두는 투자자는 별로 없다. 단, 현재 매출이 있는 회사라면 내년 예상 매출 정도는 정확하진 않겠지만 ‘목표’ 차원에서 좀 의미가 있을까? 그 외에는 나는 거의 보지 않는다. 2년후도 예상하기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사실 더 많이 있는데, 글도 길어지고 밤도 깊어지니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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